체코 원전 수주 최종 계약까지 고삐죄야

경주신문 기자 / 2024년 0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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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본사를 둔 한국수력원자력이 24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5·6호 신규 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건설을 위해 발주사와 단독으로 협상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했다는 의미다.

체코 정부는 지난 17일 한수원을 주축으로 한 ‘팀코리아’가 프랑스 전력공사(EDF) 컨소시엄을 누르고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변이 없는 한 수주가 확실시된다. 한국이 대규모 원전사업을 수주하는 것은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4기 수주 이후 15년 만의 쾌거다. 특히 이번 체코 원전 수주는 유럽 전역에 대한 원전 수출의 첫 교두보를 확보한 것으로, 향후 수출 확대의 중요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체코가 향후 테멜린 지역에 추가로 발주하게 될 2기(3·4호기) 원전을 추가로 수주하면 사업 규모는 더 커진다.

한수원이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과 함께 체코에 건설할 원전은 1000MW급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다. APR1000 노형은 2023년 3월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을 취득해 유럽에서 인허가성과 안전성을 이미 입증받았다.

체코 정부가 팀코리아를 선정한 이유로는 안전성은 물론이고, ‘한정된 예산으로 기한 내에 짓는 능력’을 손꼽았다. 공기 단축을 통해 한국은 프랑스의 절반에 못 미치는 비용으로 원전을 지을 수 있어 가격 경쟁력도 우위를 점한 것이다.

체코 원전이 상업 운전을 시작하는 2036년까지 안정적 일자리를 확보함에 따라 고사 위기까지 내몰렸던 원전산업을 정상화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또 경주에 2025년 말 완공 예정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선도국으로 도약할 발판도 마련하게 됐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획득한 한수원은 향후 체코 원전 발주사와 세부 협상을 거쳐 2025년 3월까지 최종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한수원은 이를 위해 지난 22일 ‘협상대응 TF’를 발족하고, ‘체코건설준비센터’ 조직도 신설하는 등 대비태세를 갖췄다. 최종 계약까지 성사시켜 ‘K-원전’이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유럽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번 체코 원전 수주가 경주시, 경북을 넘어 우리나라 원전산업의 장기성장 모멘텀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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