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재선충 확산 방제 다양한 대책 마련 시급

경주신문 기자 / 2024년 0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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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의 소나무를 초토화시키고 있는 소나무재선충이 경주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경주에서 소나무재선충병으로 고사하거나 피해를 입은 소나무가 5배 이상 증가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감염목이 2만1848본에서 2022년 8만2820본, 지난해는 12만3819본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2002년 양남면 수렴리에서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이 첫 발견된 이후 현재는 20개 읍면동, 169개 리·동으로까지 피해 면적이 확산된 상태다.

재선충 방제를 위해 매년 150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소나무재선충 방제를 위해 수종전환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경주시의회 김동해 의원은 지난 2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소나무 재선충 방제를 위한 혼효림 육성 및 대체수종 전환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경주시가 방제계획을 재수립하고 수종전환 사업을 계획하고 있지만, 예산과 산주와의 협의 등의 난관이 있다”면서 “적극적인 소나무 솎아베기와 혼효림 조성, 우량 소나무 수종 식재 등 방안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재선충은 0.6~1㎜로 작지만 강력한 번식력을 갖고 있다. 북방수염하늘소, 솔수염하늘소를 매개로 소나무에 침투해 줄기부터 가지, 뿌리까지 파고들면서 수분과 양분의 이동통로를 막아 소나무를 고사시킨다. 한번 감염되면 1년 안에 말라 죽기 때문에 소나무가 멸종될지도 모른다는 예측이 가능할 만큼 위험한 존재다.

재선충병의 확산은 기후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기온 상승에 따라 매개충의 활동 시기가 빨라지면서 감염지역도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무주사 등 예방대책이 먹혀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재선충병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감염목을 조기에 발견해 곧바로 제거하는 게 전부로 여겨진다.

문제는 소나무재선충병의 완전 방제는 지금으로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소나무류의 밀도가 높고 매년 반복적으로 재선충병이 발생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종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경주시도 재선충병의 효과적인 방제를 위해 피해 극심 지역을 중심으로 수종전환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해 귀추가 주목된다. 소나무재선충 방제체계가 사후 방제에서 사전 방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 및 경주시의 예산 확보와 수종전환 등 다양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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