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 느는데 전문시설과 인력은 부족

작년 경주 65세 이상 치매환자 ‘10명 중 1명’

이상욱 기자 / 2024년 1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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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역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급격하게 늘면서 치매 노인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내 중증도 이상의 치매 노인을 맡길 치매전담병원 없어 향후 대책 마련이 시급해보인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경주지역 65세 이상 치매노인수는 최근 5년간 늘어나는 노인인구와 함께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5836명에서 2020년 6120명, 2021년 6374명, 2022년 6641명, 2023년 6910명으로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매노인수가 늘면서 보호자의 상시적인 돌봄이 필요한 중증환자 역시 증가하고 있다.

지역 내 중증 치매환자는 지난 2019년 905명에서 2023년 1071명으로 5년 사이 18.3% 늘어났다.

2023년말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 6만2969명 중 치매환자는 6910명으로 약 11.0%를 차지했다. 65세 노인 10명 중 약 1명이 치매환자인 셈이다. 그중 중증도 환자는 1776명, 중증환자는 1071명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65세~74세 가운데 치매환자는 871명으로 그 비중이 2.4%인데 비해 75세 이상의 치매환자 비중은 22.1%(6039명)에 달했다.

특히 85세 이상 고령인구 7317명 중 치매환자수는 2809명으로 38.4%를 차지했다. 85세 이상 고령자 10명 중 약 4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령화 사회 걸맞는 치매 돌봄 체계 구축 시급

문제는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치매환자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반면, 치매 환자에게 입원 치료 등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치매전담 병원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6월말 기준 치매안심병원을 전국 20곳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경북도내에는 안동, 김천, 경산 등 3곳이 지정돼있고, 경주와 인접한 지자체인 울산에서 한 곳이 운영 중이다.

치매안심병원은 치매 환자 전용 병동에 치매 환자 특성을 고려한 시설 및 장비를 갖춘 곳이다. 특히 신경과 등 전문의 및 전담 간호 인력을 배치해 치매 관련 의료서비스를 전문적·체계적으로 제공한다.

치매안심병원에서 치매 환자 특성을 고려해 마련한 주요 시설은 △행동심리증상 집중치료를 위한 1인용 입원병실 △행동심리증상 완화를 위해 조명·색채 등을 이용한 환경 △모든 병상·목욕실·화장실에 통신 및 호출 장치 등이다.

이 같은 치매 전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증가하는 치매환자수에 비해 병상은 턱없이 부족한게 현실이다.

또 정부가 지난 2017년부터 ‘치매국가책임제’를 시행하고 각 지자체별로 치매안심마을·치매안심센터 등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가장 중요한 돌봄 분야에서 한계점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환자별 돌봄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방문 요양 및 주간보호센터 등도 이용 시간이 제한돼 있어서다.

지역 내 요양병원 역시 마찬가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11월 현재 지역 내 요양병원 10곳에 1870여 병상을 운영 중이지만 치매 전담 요양원은 없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초고령사회 진입에 걸맞게 국가와 지자체 차원의 돌봄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치매환자가 있는 가구는 소득의 상당 부분을 환자 간병에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경제적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고, 간병에 드는 가족들의 신체·심리적 부담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의료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고령화는 1인 가구, 혹은 고령 부부 세대 등으로 가구 내 부양 주체의 역할이 없거나 미약한 구조로 진행되고 있어 사회적 돌봄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고령 인구의 의료·요양·돌봄 욕구에 대응할 수 있는 일상적 생활과 함께하는 지역 기반의 통합적 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체계 구축을 위한 중장기적 계획으로 관련 시설과 인력 확보 등 재정 방안을 마련해야 증가하는 치매 환자에 대응하고 가족들의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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