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마음까지 보補해 주는 ‘경상도 추어탕’

자연산 토종 미꾸라지 전문점 경상도추어탕

이필혁 기자 / 2012년 08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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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주신문사
“사람을 지키려 장사를 합니다. 저희가 장사가 잘돼야 가계를 믿고 자연산 미꾸라지를 잡아주시는 분들을 지킬 수 있습니다”

“저희가 장사가 안 되면 전업으로 미꾸라지를 잡는 사람이 없어지게 되고 그러면 자연산 미꾸라지 가계도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외할머니, 어머니에 이어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경상도 추어탕 노도근(34) 점장은 가계의 손님 걱정에 앞서 자연산 미꾸라지 잡아주시는 분들의 걱정이 앞선다고 한다. 아무리 장사가 잘돼도 자연산 미꾸라지를 잡아 주는 분이 없다면 그날로 영업을 멈춰야 하기 때문이다.

경주에는 장사가 잘되는 일명 ‘대박집’이 제법 있다. 그런 가계들은 관광객들에게 맛집으로 소문나 주말이면 한 두 시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다.

많은 매출을 올리며 경주를 알리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여기 경상도 추어탕은 대박집이 아니다. 그러나 대박집 사장들도 인정하는, 경주사람들이 인정하는 맛집으로 유명하다.

추어탕은 호불호가 나뉘는 음식 중 하나다. 추어탕 특유의 맛과 시골음식이란 인식으로 쉽게 손이 가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추어탕이 허름한 시골 식당이 아니면 접하기도 쉽지 않다. 추어탕을 먹어본 이들은 추억에 젖어, 어머니의 손맛을 기억하며 경상도 추어탕을 찾곤 한다. 처음 추어탕을 접하는 손님들에겐 미꾸라지를 이용한 추어 튀김, 추어 탕수, 흑돼지철판구이 등 입맛에 맞게 다양한 요리를 제공하고 있다.

“추어탕 인식변화에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싶어요. 온 가족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추어 요리를 대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미꾸라지 찾아 삼만리

국내 미꾸라지 수요량의 96% 이상이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고 자연산 미꾸라지가 양식 미꾸라지보다 2배 정도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산 미꾸라지를 사용하는 추어탕식당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경상도 추어탕은 오직 자연산 미꾸라지만을 사용한다. 자연산 미꾸라지를 구하기 위해 경주 지역(양북, 양남, 기계, 내남, 산내, 현곡, 안강 등)은 물론 멀리 상주와 안동까지 직접 발품을 팔며 농민이 직접 잡은 자연산 미꾸라지 그 중 토종만을 구하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꾸라지는 8월에서 11월 사이에 채집할 수 있어 이 기간 동안 1년 쓸 양(4~5t)을 마련해야 한다. 각 지에서 모은 미꾸라지들은 며칠에 걸쳐 지하수로 해금작업과 소금으로 삼투압 작업을 마친 뒤 냉동 보관된다. 지금 경상도 추어탕을 가면 갓 잡아온 토종 미꾸라지가 상위에 오르기 위해 지하수로 목욕 재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상에 만원

추어 정식을 주문하면 추어탕과 함께 12가지의 밑반찬이 나온다. 계절에 따라 밑반찬의 종류가 조금씩 달라진다.

밑반찬은 종류만 많은 게 아니라 제철 음식을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아내 메인 메뉴로 내와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사실 토종 미꾸라지를 사용한 추어탕 하나의 단가도 만만치 않을 텐데 밑반찬까지 정갈하고 다양하게 담아내고 있다.

토종 미꾸라지는 양식 미꾸라지보다 구하기도 어렵고 비용과 인력이 2배 이상 필요하다. 그렇다보니 가격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까지 추어탕 정식 가격을 유지하다 7월에 만원으로 가격을 올렸다고 한다. “손님이 많아 돈을 많이 벌었을 거라 생각하시는 분이 많으세요. 하지만 아직 부모님은 가계에 딸린 방에서 사시고 저도 월세에 살고 있습니다.

돈을 벌려면 자연산 추어탕을 하지 않겠지요. 반찬도 김치와 깍두기 두 가지만 내어 놓으면 되겠지요. 지금까지 돈이 아닌 추어 요리가 정말 좋아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추어 요리를 알리고 대중화에 앞장서고 싶은 마음을 손님들이 이제 알아주시는 것 같아 기쁩니다”

“항상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저희를 믿고 자연산 미꾸라지를 잡아 주시는 분들에게, 저희를 믿고 찾아 주시는 손님들에게…. 그 믿음을 저버리지 않도록 최고의 추어 요리로 보답하겠습니다”

동천동에 위치한 경상도 추어탕은 초가지붕과 미꾸라지를 형상화한 간판이 매력적인 가게이다. 외관부터 소품 하나하나 주인장의 꼼꼼함이 잘 묻어난다.

메뉴는 추어정식 1만원(추어정식을 하루 150인분 한정판매), 추어정식+추어튀김 2만 6천원, 추어튀김(小 만원, 大 2만원), 추어탕수 2만 5천원, 흑돼지철판구이 2만원이다.

메인요리를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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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튀김-초벌로 튀겨낸 미꾸라지에 다시 반죽을 묻혀 튀겨내 더욱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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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수-두 번 튀긴 추어에 새콤달콤한 탕수 소스를 얹어낸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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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정식-손질된 미꾸라지를 푹 삶아 체에 받쳐서 살코기를 거른 후 숙주나물과 봄동을 넣고 4시간 정도 끓여 만든 추어탕과 12시 밑반찬이 어우러진 추어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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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 교수의 맛터치

3대를 이어, 한결같은 맛을 내고 있는 ‘경상도 추어탕’

15년 동안 3대를 이어, 한결같은 맛을 내고 있는 ‘경상도 추어탕 집’
무더운 장마철 지친 몸을 추스르는 보양식으로 추어탕을 찾는 사람들이 분비는 계절이다.
추어탕은 그 역사만큼이나 서민들의 보양식으로 늦여름부터 초가을에 하천, 도랑, 웅덩이에 서식하는 어종으로 삼복더위에 소진한 기(氣)를 보충하는 최고의 보양 음식이다.

미꾸라지는 칼슘함량이 장어보다 5배의 이상으로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의 뼈를 튼튼하게 해주며, 특히 노인들의 자양 음식으로 좋다. 한방에서는 미꾸라지가 특히 체질적으로 비위(脾胃)가 허약하고 냉한 소음인에게 적합한 식품으로 권장하고 있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덥고 맛이 달며 무독이다. 몸을 보하고 설사를 그치게 한다’고 했다. 추어탕은 숙취 해소, 식욕부진, 빈혈, 간 질환, 부종 등에도 좋다. 술을 즐기는 사람이 많은 태음인이나 체질적으로 간의 기능이 허약한 태양인에게 더욱 좋은 음식이다.

경상도 추어탕 집은 15년 전 경주시 남산 탑동에서 기사식당으로 출발했고, 특히 외할머니의 손맛이 좋아 택시 기사님들의 정식 메뉴에 추어탕을 서비스로 제공했는데 그 맛이 좋아 단골손님들이 할머니 추어탕을 못 잊어 자주 찾게 되어 추어 전문식당으로 확장해 현재 동천동 건물로 이전했다.

경상도 추어탕은 전통조리법을 고집합니다.
추어탕의 비린 맛을 제어하기 까다로운 음식이다. 미꾸라지는 손질 여하에 따라 가장 맛있는 탕의 재료일 수도 있고, 가장 기피하는 식재료일 수 있다.

전문식당이 3대를 이어온다는 것도 드물기도 하지만 맛이 변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 집의 자랑이다. 경상도추어탕 집 대표 메뉴는 추어탕이지만, 추어튀김, 추어탕수 등 추어요리의 다양한 조리법으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경상도 추어탕 맛은 다른지방과 달리 걸쭉 하기보다는 맑으면서도 담백하다. 넉넉히 들어간 시래기의 구수한 맛이 어우러져 단연 으뜸이다. 맛깔스러운 깍두기, 갈치구이, 나물 등 12가지의 밑반찬도 추어탕과 맛이 어우러져 이 집을 찾는 이유 중의 하나다. 객지에 나가 있다가 휴가나 명절 때 경주에 내려오는 사람들도 꼭, 경상도추어탕 집을 찾는다고 한다.

세월이 가도 변함없는 맛, 옛날 어린시절 추억을 되살리고 고향의 푸근함을 느껴가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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