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60년 평양전통 냉면 맛을 이어가는 '평양냉면'

전통? 정통! 평양식 냉면 맛을 느낄 수 있는 평양냉면

이필혁 기자 / 2012년 08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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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주신문사
평양냉면은 지역민과 관광객이 모두 좋아하는 맛집으로 유명하다. 60년간 지켜온 정직한 재료에서 느낄 수 있는 이 집만의 고유한 맛 때문이다.

냉면은 계절적 요인이 많이 작용하는 대표적 별미 음식으로 꼽힌다. 겨울철에는 매출이 조금 줄어들지만 5월에서 8월엔 평일 평균 400그릇, 주말에는 700그릇씩 팔린다고 윤영선(43) 사장은 귀띔했다.

“여름철에만 손님이 많은 곳은 일정한 맛을 유지하기 어렵지요. 저희 가게는 여름뿐 만아니라 가을·겨울에도 손님이 많이 오십니다.

사계절 항상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같은 맛을 내고 있습니다. 60년 전통의 변하지 않는 맛으로 보답해 드리겠습니다”
↑↑ 평양물냉면 - 메밀로 면발을 만들고 냉면에 동치미가 더해져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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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를 이어온 평양냉면

평양냉면은 이름만 그럴싸한 평양냉면이 아니다.

지역에서 맛보기 어려운 제대로 된 평양식 냉면 맛집으로 유명하다. 평양 출신으로 작고한 1대 김정선 할머니가 직접 평양식 냉면의 맛을 선보였고, 2, 3대 사장이 그 맛을 그대로 전하는 곳이어서 그렇다.

김 할머니는 6·25 전쟁 당시 평양을 떠나 부산으로 피난 왔다고 한다. 손맛이 좋으신 할머니는 부산 당감동에서 평양식 냉면을 만들어 팔았다고 한다. 경주에는 70년 초에 현재 평양냉면 자리에 터를 잡고 장사를 했다.

평양냉면 건물은 원래 여관 자리였다고 한다. 여관을 고쳐 영업을 했고 지금까지 이 자리에서 냉면집을 운영하고 있다. 가게에 들어서면 입구가 좁고 길게 나 있는데 예전 여관건물의 특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평양냉면은 불고기와 냉면 전문식당으로 출발해 현재까지 3대 윤영선 사장이 운영하고 있다. 윤 사장은 애초 부산 국제시장에 있는 ‘제일면옥’에서 일하다가 김 할머니의 간청으로 지금으로부터 15년전에 평양냉면으로 옮겨 주방장으로 일했다.

김 할머니가 작고하고 2대를 거쳐 3대 사장이 된 것이다. 윤 사장은 “60년 전통의 평양냉면 본연의 맛을 변함없이 지켜나가고 있다”고 흐뭇해 했다.
↑↑ 점심특선 - 한우 불고기와 냉면이 함께 나오는 세트메뉴가 요즘 평양냉면의 인기메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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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평양냉면의 맛

‘평양냉면’은 평양식 물냉면과 함흥식 비빔냉면이 주메뉴다. 평양식 물냉면과 함흥식 비빔냉면은 각기 다른 면을 사용한다.

소위 평양식 물냉면은 메밀이 면의 주재료이다. 여기에다 쇠고기와 소뼈, 닭, 양지, 아롱사태 등을 우려내 육수를 만든다.

냉면에 우려낸 육수와 함께 동치미가 들어가 있는 것이 이 집만의 특징이다.
냉면에 동치미가 더해져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다른 냉면집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평양냉면만의 독특한 맛이 아닐까 고개가 자꾸만 끄덕여진다.

반면 함흥식 비빔냉면은 감자 전분을 이용해 면을 만든다.

전분을 많이 넣어 가늘게 뺀 면발을 매운 양념장에 비벼 먹는 비빔냉면에는 가오리회도 들어가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을 자아낸다.

시원하고 깔끔한 물냉면과 고소함과 매콤한 비빔냉면을 맛볼 수 있는 ‘평양냉면’은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별미 음식으로 미식가들에게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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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 교수의 맛터치

더운 여름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은 무엇보다 냉면이다.

냉면은 언제부터 유래가 되었는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 14세기 이후 민족음식으로 이어져 왔으며 ‘동국세시기’에는 메밀국수를 배추김치에 말아 무, 김치, 돼지고기, 소고기를 넣는 것이 소개되었는데 이것이 냉면에 대한 기록이다.

냉면은 조선 시대부터 즐겨 먹었으며 냉면의 특징과 분류상으로는 평양식 냉면과 함흥식 냉면으로 구분된다.

평양, 함흥이라는 지명이 언급되는 것은 당연히 냉면의 주재료인 전분과 메밀농사가 남한보다 북한지방에서 풍부하게 생산되기 때문이다.

평양지역은 메밀가루를 주재료로 사용하고 함흥지방은 감자전분이 냉면반죽에 주재료로 사용한다.

냉면의 역사성을 보면 조선 후기 빙허각 이씨가 부녀자를 위해 한글로 엮은 생활지침서 ‘규합총서’에 “동치밋국에 가는 국수를 넣고 무ㆍ오이ㆍ배ㆍ유자를 같이 저며 얹고, 돼지고기와 계란지단을 채쳐서 넣어 후추와 잣을 뿌리면 이른바 냉면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평양냉면은 메밀로 면발을 만들고 쇠고기, 닭고기, 꿩고기를 고명으로 사용하는 동시에 육수나 동치미로 국물 맛을 낸다.

식힌 면발에 뿌리면 면을 부드럽게 해 소화를 돕게 하고 겨자는 육수에 풀어 맛을 내어 먹는다.

-매운 비빔 양념장을 사용한 비빔냉면이 일품!

함흥냉면은 지역상 구황작물 고구마가 주로 재배되어 면의 재료로 녹말이 많이 사용된다. 그래서 면발이 가늘고 질겨 오돌오돌 씹히는 게 일품이며 함흥은 바다와 접해있어 수산물(가자미, 가오리 등)을 고명으로 사용한다.

왕위를 강제로 넘기고 덕수궁에 물러앉은 고종황제가 가장 즐겼던 음식이 냉면이었다고 하니 냉면은 궁중에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즐겨 먹는 음식이었다.


경주대 외식조리학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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