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연 요리 전문점 ‘月精하연지’

경주와 어울리는 연蓮 요리 건강까지 담아내다

이필혁 기자 / 2012년 10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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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월정하연지는 가장 경주다운 음식점으로 전국의 미식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 (주)경주신문사

신라 천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경주는 그 세월만큼이나 많은 문화가 살아 쉼 쉬는 곳이다.

그 중에서 불교문화는 경주를 가장 잘 대변하는 문화유산 중에 하나다. 신라가 불교를 국교로 정한 후 불교문화를 꽃피웠고 유·무형의

유산이 잘 보존 돼 그 색채를 이어오고 있다. 연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월정하연지’는 불교의 상징인 연꽃이 남긴 연을 주제로 다양한

요리를 담아내고 있는 곳이다. 김경화(48) 대표는 연 요리가 경주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이라 강조했다.

“불교문화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경주에 가장 잘 어울리는 요리가 연 요리입니다. 경주다운 음식, 경주문화를 알릴 수 있는 음식이 바로 연이죠”

월정하연지는 경주시 역사문화음식업소로 선정된 경주를 대표하는 연 요리 전문점으로 전국의 미식가들이 찾아와 음식을 음미하는 곳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김 대표는 “멀리에서 찾아온 손님이 귀한음식,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대접받고 잘 먹고 갑니다”는 말을 할 때 가장 기쁩다고 했다.
↑↑ 연 특유의 맛과 향을 살린 요리 하나하나에 정성과 건강이 정갈하게 담겨 나온다.
ⓒ (주)경주신문사

월정하연지는 경주 최초의 연 요리 전문점답게 연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담아내고 있다. 연의 모든 부분을 사용해 요리를 만들고 있다는 김 대표는 연은 하나도 버릴 것이 없고 건강을 지켜주는 요리라고 자부한다.

“연의 뿌리부터 연자, 연잎, 연꽃 등을 이용해 30여 가지의 요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부위별로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가, 혈을 맑게 해주는 효능 등이 뛰어나 뿌리부터 잎까지 하나도 버릴 게 없습니다”

김 대표는 연 요리를 위해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쳤다. 전국의 연 요리 집을 모두 찾아다니며 요리연구를 하고 연이 많이 생산되는 전라도에 머물면서 요리 비법과 방법 등을 배웠다고 한다. 여러 사람에게 전수받고 터득한 요리법을 통해 월정하연지만의 음식으로 재탄생시켰다.

“연을 이용한 요리를 선보이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연 요리 전문점은 아니지요. 월정하연지는 연을 이용한 요리로 전국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색다른 맛을 추구합니다”

월정하연지의 요리는 연을 테마로 다양한 요리를 선사하고 있다. 경주지역에서 자란 연은 연 특유의 맛과 향이 부족해 전남 무안에서 직접 공수해 사용한다고 한다.

연과 두부, 각종 채소가 들어가 부드럽고 상큼한 맛을 내는 연 스테이크, 연근 사이에 연을 갈아만든 연고기를 넣고 겨자소스로 색과 맛을 더해 부드럽고 쫄깃한 맛을 내는 연근갈비, 연꽃말이, 연 까나페, 연근 잡채 등 다양한 연 요리가 식욕을 자극한다.

연잎밥은 찹쌀과 잡곡, 팥, 조, 아몬드, 해바라기 씨, 연자 씨 등 12가지 곡물에다 다양한 한약재를 넣은 물에 밥을 지어 강한 연잎 향보다는 약재 향이 은은히 퍼진다.

이곳의 음식을 정의하자면 수수하면서도 순수하다. 순수한 재료의 맛을 살려내 역시 심심하면서 담백하다. 요리 하나하나가 자연 그대로의 맛, 정성 어린 맛을 자아낸다. 누구나 먹고 나면 건강해진다는 느낌을 받는 그런 한 상이다. 많이 먹어도 속이 편하고 후식으로 나오는 연잎차를 마시면 마음마저 평온해 진다.
↑↑ 양파로 연꽃 모양을 만들어 멋을 부린 요리. 하연지의 마스코트라 할 수 있다.
ⓒ (주)경주신문사

정성이 들어간 음식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양파 연꽃이다. 양파로 연꽃 모양을 낸 요리는 모양과 색에서 단연 이곳의 마스코트로 불릴만하다. 월정하연지의 요리들이 하나씩 나오면 먼저 눈으로 즐겁고 그 다음엔 손이 가고 마지막으로 맛으로 즐거운 곳이다.

월정하연지의 요리들은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맛이 없어서가 아니다.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담아낸 요리라 선뜻 먹기가 아까울 정도의 정성과 건강이 가득 담겨있기 때문이다.

연요리를 먹고나면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든다. 연이 혈을 맑게 해주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수행하는 고승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바쁜 일상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연 요리를 통해 정화되는 조그마한 사치를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주소_탑동 11-3번지 전화_054)777-5432


글=이필혁 기자 / 사진=최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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