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참가자미 전문점 감포중매인 참가자미횟집

감포바다 참가자미… 맛의 진수로 밀려오다.

이필혁 기자 / 2012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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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주신문사

경주는 다양한 문화와 자연이 공존하는 곳이다. 천 년의 문화와 함께 산과 들, 강 등이 사방에 펼쳐져 있다. 경주를 벗어나지 않아도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사치도 부릴 수 있다. 경주에서 가장 가까운 감포와 양남의 바닷가는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가까이 바다가 있어 신선한 해산물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경주엔 많은 횟집이 자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다. 많은 횟집 가운데 회를 즐기고 싶을 때마다 들리는 참가자미 전문점 ‘감포중매인 참가자미 횟집’은 신선한 자연산 참가자미로 단골들의 입맛을 자극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하용순(54) 대표가 운영하는 ‘감포중매인 참가자미 횟집’은 빌딩 숲과 현란한 네온사인이 일색인 동천동에 작은 수족관처럼 자리하고 있다. 다른 ‘맛집’들처럼 근사한 외관은 아니지만 착한 가격과 정직한 재료로 지역민과 전국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 잡고 있다. 참가자미 하나로 경주를 전국에 알리고 있는 셈이다.

하 대표는 경주야말로 참가자미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주산지라고 한다. “양식이 전혀 안 되는 것이 참가자미입니다. 참가자미 맛이 가장 좋다는 감포 지역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맛을 맛볼 수 있는 곳이 경주이죠. 참가자미회에 입맛이 들게 되면 다른 회는 못 먹게 될 거예요”

감포중매인 참가자미 횟집은 1998년에 문을 열었다. 하 대표의 남편인 최무식(59) 씨가 감포에서 중매인으로 일하다 IMF로 사업이 흔들리면서 경주로 이사해 횟집을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엔 단순히 가정식 횟집을 표방해 운영했다.

이후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고 참가자미만의 비법을 터득해 지금의 참가자미 횟집이 완성되었다. “식당이 처음이라 쉽진 않았죠. 하지만 저희 남편이 제일 잘하는 것이 좋은 고기를 저렴하게 가져오는 것이예요. 지금도 그것만은 변하지 않고 지켜가고 있습니다”

하 대표는 신선하고 질 좋은 고기를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1동명호’ 배를 직접 계약해 잡은 고기를 직송해 오는 것도 가격을 낮추기 위한 일환이다. 참가자미는 양식이 전혀 되지 않아 배송거리가 멀어지면 맛이 떨어진다고 한다. 어획한 참가자미를 한 시간 안에 맛볼 수 있어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이 집의 가장 큰 장점이다.

참가자미는 이 시기가 가장 맛이 좋다. 연중 참가자미가 잡히지만 10월부터 참가자미에 알이 차면서 살이 오르고 살에 기름기가 많이 포함돼 고소한 맛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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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를 지키다
이 곳은 영업하지 않을 때도 있다. 참가자미가 잡히지 않으면 장사를 하지 않아서다. 최근에도 태풍으로 참가자미를 잡지 못해 며칠을 쉬었다고 한다. 다른 곳은 양식 횟감을 섞어 장사하지만 이곳은 참가자미가 없으면 손님을 돌려보낸다. 하 대표의 정도를 지키는 고지식한 면이 손님의 신뢰를 얻고 있다.

맛집으로 소문나 손님이 끊이지 않지만 아직도 작은 가게에서 영업하고 있다. 정직하게 장사를 하다 보니 남는 것이 없어서다. 하 대표는 “좋은 고기를 가지고 양심 있게 영업하는 곳이란 말이 가장 듣기 좋다”며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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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대표의 참가자미는 일단 재료가 정직하다. 감포에서 잡아 올린 참가자미와 미역, 국산 콩가루 등 좋은 재료가 맛을 결정한다고 하 대표는 전한다.

신선함도 신선함이지만 일단 양에서 손님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다가 가깝고 주인이 직접 공수해 온 걸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마진을 작게 해 손님에게 돌려주고 있는 것이다.

재료에다 신선한 야채를 곁들어 먹으면 고소하면서 구수한 맛을 낸다. 여기에다 액젓만을 사용해 맛을 낸 가자미 미역국이 허전한 속을 든든하게 채워준다.

15년의 세월 동안 하 대표는 변함없이 매운탕과 미역국을 직접 요리하고 있다. 손맛과 조리법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얼큰하면서 시원한 매운탕은 된장으로 맛을 낸다.

된장의 비율이 맛을 결정하는 포인트라며 비법은 며느리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한다.
감포중매인 참가자미 횟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내는 물회가 바로 그것이다. 대를 이은 아들과 함께 개발한 물회는 참가자미와 현곡 배를 얇게 썰어 목 넘김이 매우 부드럽다. 가자미의 고소함과 배의 잔향이 그대로 전달된다.

볼 것 많은 경주에 참가자미로 먹을 것 또한 풍성하게 해주는 감포 중매인 참가자미횟집. 여기저기 경주의 특산품을 자처하는 음식들이 많이 있지만 참가자미가 경주를 대표하는 음식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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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필혁 기자사진=최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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