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민물매운탕 전문점 ‘동화매운탕’

산초향과 들깨맛의 조화···단골들 입맛 사로잡아

이필혁 기자 / 2012년 1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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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주신문사

찬바람이 몸을 움츠리게 하는 겨울이면 뜨끈한 국물이 생각난다. 고추장과 된장을 풀고 갖은 채소로 맛을 낸 매콤쌉살한 매운탕 한 그릇이면 움츠렸던 몸이 녹아내릴 것 같다.

월정교가 위용을 드러내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진 경주박물관 뒷편은 시내와 가까우면서도 특별한 일이 아니면 발길이 쉽게 가지 않는다. 하지만 매운탕 맛을 보려는 단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있다.

한정희(51), 최원건(49) 대표가 운영하는 동화 매운탕은 민물 매운탕 특유의 향과 맛으로 손님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입소문이 나면서 단골이 많다는 동화 매운탕. 주말에는 산행을 다녀오는 손님, 평일엔 단골들로 빈자리를 찾기 어렵다.

한 대표는 “손맛 그대로 눈속임 없이 과감히 재료를 넣어 끓여 손님에게 대접할 뿐”이라며 인기 비결은 없다고 말한다.
↑↑ 매운탕부터 반찬 하나하나 정성과 재료가 과감히 담겨 내어오는 동화 매운탕. 숭늉이 매운탕의 뒷맛을 깔끔하게 한다.
ⓒ (주)경주신문사

동화 매운탕은 97년 매운탕을 주메뉴로 닭백숙, 오리 등 여러 가지 메뉴로 가게를 시작했다. 많은 요리보다는 이곳을 대표하는 요리를 생각하다 여러 음식 중 제일 자신 있고 손님이 좋아하던 매운탕을 가지고 지금껏 고집을 부리고 있다.

민물 매운탕은 보통 비린내가 많이 난다. 전남 여수가 고향인 한 대표는 경주로 시집와 매운탕의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전라도 방식을 가미했다. 매운탕에 경상도는 산초를 넣고 전라도는 들깨를 넣는데 한 대표는 매운탕에 경상도식 산초와 전라도식 들깨를 함께 넣어 영호남 맛의 조화를 이루었다.

산초 특유의 향이 맞지 않는 손님을 위해 탕을 끓이기 전 산초를 빼고 끓여 나오기도 한다. 들깨만으로도 민물 매운탕의 비린내를 잡아준다.

동화 매운탕은 무와 새우로 육수를 내고 고사리, 파, 미나리, 부추, 버섯, 호박, 감자 등을 주인장 말대로 과감히 넣어 맛을 내고 있다. 과감히 넣은 채소는 매운탕의 맛을 진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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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새우, 메기, 버들치 등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잡어를 매운탕에 모조리 넣었다고 한다. 여기에다 고추장과 된장을 이용한 비법 양념을 3~4일간 숙성시켜 육수에 넣어 주면 동화 매운탕이 완성된다.

민물 새우로 간을 해 조미료는 쓰지 않는다. 민물새우로 맛을 내면 은은하고 얼큰한 맛을 낸다며 “민물새우가 탕 맛을 내기에 최고”라고 자부했다.

매운탕은 탕답게 건더기가 가득하다.
육수에서 채소, 잡어까지 재료를 과감히 넣었으니 국물이 진하고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다. 잡어 매운탕은 잡어가 통째로 들어가 뼈를 바르는 번거로움이 있다. 깔끔히 먹기를 원하는 손님에게 주인장은 메기 매운탕을 권한다. 뼈가 발라져 나오기 때문이다.

매운탕에 민물고기가 가득 들어가는데 어디서 구해오는 것일까? 궁금증이 들었다. 정답은 바로 보이지 않았던 최 사장이었다. 최 사장은 민물고기를 잡으러 전국을 돌아다닌다고 한다. 이날도 민물고기 잡으러 어디론가 떠나 보이지 않았다.

물론 손님이 많아 부족한 민물고기는 직접 잡는 영천에서 공수한단다. 일반 가정과 직접 연결해 가져온다고 귀띔했다.

이곳은 매운탕을 시키면 돌솔밥이 나온다. 산초의 향과 말 그대로 매운 매운탕으로 자극적이었던 입안을 숭늉이 깔끔히 정리해준다.

매운탕과 더불어 이곳의 인기메뉴는 도리뱅뱅이도 빠트릴수없다. 특이한 이름의 도리뱅뱅이는 빙어를 프라이팬에다 빙 둘러 한번 튀겨낸 다음 비법 고추장을 얹어 내온다. 이름도 독특한 도리뱅뱅이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이곳의 비결은 무엇이든 과감히 넣은 재료와 주인장의 손맛에 있다. 매일 새벽 장에 들러 채소를 골라 탕에서 김치 하나까지 손수 주인장이 장만하고 있다. 아침 장을 보고 밑반찬을 하며 10시부터 2시간 육수를 끓여 내는 수고가 진하고 변함없는 동화 매운탕 맛의 비결인 셈이다.

진한 국물에다 산초 향이 매력적인 동화 매운탕. 대를 이어 매운탕을 운영해보라는 권유를 하자 한 대표는 뭘 모르는 소리라며 손사래를 쳤다. “고된 음식점을 아이들에게 물려주기 싫다”며 “내가 힘이 되고 손님이 찾아오는 동안만 할 것”이라며 약속 아닌 약속을 했다.

산초의 향과 진한 매운탕에 끌린 손님이 많아져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오랫동안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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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필혁 기자 dlvlfgur@hanmail.net
사진=최병구 기자 okok09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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