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2대를 이어가는 한우 암뽕전문점 ‘소문난 암뽕·수육’

암뽕! 편안하게 다가와 특별함에 빠져들다

경주신문 기자 / 2013년 0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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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씹으면 씹을수록 맛이 더해지는 암뽕(오른쪽)과 신선한 간과 천엽(사진 왼쪽).
ⓒ (주)경주신문사

지역에는 특이한 음식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 있다.
그중에서 경북 한우 생산량 1위 지역답게 한우 특수 부위로 사랑받는 곳 또한 많다.
한우는 목심, 등심, 안심, 갈비, 우둔 등 다양한 부위가 있지만 이중 암뽕이라는 특수부위로 손님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 있다.

암뽕은 한우의 특수 부위인 새끼보를 지칭하는 용어로 아직 대중화된 요리는 아니다.
하지만 시래동에 위치한 ‘소문난 암뽕·수육’은 암뽕의 쫄깃한 맛을 대중화시켜 남녀노소 편하게 찾는 손님들로 붐빈다.

일반적으로 암뽕이라고 하면 돼지 암뽕을 떠올리기 쉽다. 가까운 대구 지역에만 돼지 암뽕 전문점이 여럿 있고 지역에서도 돼지 암뽕을 이용한 국밥집과 암뽕 순대 등을 취급하는 곳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만큼 돼지 암뽕 전문점은 전국적으로 많다.

하지만 한우 암뽕을 이용해 요리를 만드는 곳은 전국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귀한 곳이다. 지역에서는 불국사에서만 한우를 이용한 암뽕 전문점이 영업하고 있다. 이처럼 한우 암뽕 전문점이 귀한 것은 손질이 까다로워 맛을 내기가 쉽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한우의 암뽕을 구하기 쉽지 않아서다.


‘소문난 암뽕·수육’의 차윤선(59) 대표는 손질이 까다로운 한우 암뽕의 명맥을 잇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곳이 한우 암뽕으로 유명세를 타자 이곳저곳에서 분점을 내달라는 요구가 많았지만 암뽕을 구하기 쉽지 않아 분점을 내줄 수 없었다.

차 대표는 “한우 암뽕 전문점이 하나 둘 생겨났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대부분 문을 닫았어요. 맛을 내기도 어렵지만 암뽕 물량을 구하기 어려워서죠”라며 암뽕 전문점이 많아져 대중화가 되지 못한 것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 ↑↑ 불국사 공설시장에 한편에 깔끔한 외관이 인상적인 소문난 암뽕·수육.
ⓒ (주)경주신문사


‘소문난 암뽕·수육’이 손님들의 사랑받는 데는 손질방법, 차 대표만의 비법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이중에서 신선한 재료가 가장 눈에 띈다.

물량이 부족한 암뽕은 한우를 전문적으로 도축하는 곳에서 쓸 양만큼만 직접 가져온다. 일주일 두 번 암뽕과 함께 부산물(곱창, 막창, 간, 천엽)을 함께 받아오는데 많은 양의 암뽕을 받기 위해서는 부산물을 함께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곳이 암뽕 전문점이지만 간, 천엽, 곱창전골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암뽕이라는 조금은 접하기 어려운 음식에 곱창전골, 간천엽 등의 익숙한 메뉴로 손님 입맛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의 재료들은 하나하나 손이 많이 간다. 암뽕은 물론 간, 천엽, 곱창, 막창 등을 부위별로 일일이 선별하고 손질까지 하는 번거로움이 많은 재료다. 이런 번거로운 과정에서도 꼭 지키는 원칙이 있다. 신선한 재료만 사용하는 것이 그 것이다.

차 대표는 선별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신선하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버릴 만큼 깐깐하게 운영한다. “신선하지 않은 것을 삶고 조리하면 먹을 수는 있겠지만 손님에게 낼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지켜온 저만의 원칙이죠”

93년에 문을 연 이 곳은 처음 국수를 전문으로 했다. 그러다 15년 전 도축업을 하는 지인의 권유로 암뽕 전문점을 운영하게 된다. 새끼보인 암뽕은 수량이 그리 많지 않아 물량이 확보되지 않으면 장사를 할 수 없기에 지인의 도움으로 많은 양의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암뽕은 불포화 지방산이 적고 수육으로 삶아내기 때문에 기름이 거의 없다.

쫄깃함이 특징인 암뽕은 특유의 비린내가 많이 나는데 차 대표의 손질을 거친 ‘소문난 암뽕·수육’의 암뽕과 간, 천엽 등은 쫄깃하면서도 냄새가 거의 없고 구수하다.

차 대표만의 비법 손질이 궁금해 이것저것 물어보면 돌아오는 것은 눈총뿐이다. “비법을 알려주면 안 되죠. 하나만 알려 준다면 매일 하루에 쓸 양만 손질해 삶아내고 여러 번의 손질을 거치는 것이 비법 중 하나”라며 말을 아낀다.

↑↑ ↑↑ 이곳의 별미인 곱창전골. 기름기가 적어 그 맛이 깔끔하다.
ⓒ (주)경주신문사


암뽕 수육과 함께 곱창전골 또한 인기 메뉴다. 소 곱창과 막창을 잘 손질해 40여분 끓여낸 전골은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일반 전골은 기름기가 많은 것에 비해 이곳 전골은 기름기가 적다. 40여 분 끓여 내면서 기름기를 일일이 제거하는 수고스러움이 칼칼한 맛의 비법이라 할 수 있다.

곱창전골과 함께 간, 천엽 또한 이곳의 별미다.
손질이 잘 되지 않으면 간과 천엽은 특유의 냄새가 많이 난다. 그래서 특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향신료를 쓰는 곳이 많다.

이곳은 여러 번의 손질로 냄새를 잡아 향신료를 거의 쓰지 않는다. 젓갈에 산초가 들어 간 것 외에는 향신료가 거의 없어 천엽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차 대표의 손맛으로 완성된 간 또한 씹으면 씹을수록 맛이 더해진다.

20년 가까이 불국사 장터에서 장사를 해오던 이곳은 1년 전 새롭게 가게를 확장했다. 오래된 곳이면 으레 허름한 외관을 연상하기 마련이다. ‘소문난 암뽕·수육’은 가게를 새롭게 단장하면서 현대적인 외관과 함께 손님이 재료 손질을 직접 볼 수 있게 주방을 공개했다.

주방을 공개해 손님의 신뢰를 얻는 것은 물론 젊은 층이 암뽕 요리를 편하게 접하는 계기로 만들었다. 특히 차 대표의 두 아들이 가업을 이어가면서 좀 더 친숙한 요리로 거듭나고 있다. 서비스업을 하던 큰아들이 전반적인 서비스 질을 높였고 12년 경력의 조리사였던 둘째 아들은 암뽕 전문점에 부족한 맛을 더해 접하기 어려운 요리라는 이미지에 갇혀있던 암뽕을 세련되고 현대적인 맛으로 새롭게 재탄생시키고 있다.

신선함이 제대로 살아있는 암뽕과 간, 천엽. 차 대표의 비법으로 완성된 요리들을 맛본다면 그 맛에 이끌려 다시 찾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굳이 색다른 음식을 맛보고 싶을 때가 아니라도 언제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소문난 암뽕·수육’에서 신선한 암뽕 요리를 맛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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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경주시 시래동 363-1번지
-전화 054)745-9611
-동행 독자 김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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