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3대를 이어가는 매운탕 전문점 ‘딱실 매운탕’

두툼한 잉어와 얼큰한 잡어매운탕으로 기력을 채우다

이필혁 기자 / 2013년 0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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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주신문사


예전 딱실못이라 불리던 하곡저수지는 다양한 어종이 잡힌다. 다양한 어종 중에서 40㎝급 잉어가 붕어보다 많다는 소문이 나 전국의 낚시꾼들이 몰리는 곳이다. 고기가 많이 잡히는 곳 주변에는 으레 매운탕 전문점이 여럿 있다. 이 중에서 딱실못의 터줏대감격인 ‘딱실 매운탕’은 잉어찜과 민물 매운탕을 대중화 시킨 곳이다. ‘딱실 매운탕’은 이종수(68) 대표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운영하고 있으며 이제는 그의 아들 이정우(42) 씨가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딱실 매운탕’은 인근 ‘딱실못’에서 낚시 해 잡아온 민물고기로 매운탕을 내오던 곳이었다. 맛과는 상관없이 허름한 외관으로 손님이라곤 낚시꾼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이 대표가 자리하면서 이곳은 맛과 멋에서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1994년 먼저 허름한 기와집을 걷어내고 황토를 이용해 버섯 모양의 집을 지었다. 20년 가까이 된 건물이지만 황토로 지어 아직도 아늑한 기운이 감돈다.

“지금이야 현대적인 건물이 많아 그저 그런 식당일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가장 현대적인 건물이었지요”라며 자랑스러워했다.

황토를 이용해 식당을 새로 꾸몄지만 메뉴는 매운탕 하나뿐이었다. 메뉴를 이것저것 늘리면 맛도 부족해지고 제대로 된 요리를 개발, 완성하기 전까지 단일 메뉴를 고집한 것이다. 이후 이 대표는 딱실못에서 많이 잡히는 잉어를 이용한 찜 요리로 1997년 ‘제1회 경주시 향토 전통음식 발굴 품평회’에 잉어찜을 출품해 입상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 잉어찜은 매운탕과 함께 ‘딱실 매운탕’의 대표 메뉴로 사랑받고 있다.

↑↑ (좌)잡어 매운탕 메기, 버들치, 붕어가 통째로 들어간 잡어 매운탕. 향신료를 거의 쓰지 않고 된장과 고추장으로 비린내를 잡았다.
(우)잉어찜 두툼한 잉어에 한약재로 맛을 낸 양념이 잘 배어있는 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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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어찜은 임산부나 당뇨가 있는 손님이 많이 찾는다. 물론 잉어찜을 맛보려는 단골들도 많지만 특별한 잉어찜을 특별한 이에게 맛보이려고 찾는 손님이 많다.

특별한 잉어찜은 이 대표의 비법 양념으로 완성된다. 잉어찜의 양념은 솔잎, 감초, 계피, 당귀, 뽕뿌리, 엄나무 등 12가지의 한약 재료로 맛을 낸다. 잉어를 솥에 넣고 30분간 쪄 낸 다음 이곳만의 비법 양념과 야채를 넣은 후 10여 분간 더 쪄서 내놓는다. 주문과 동시에 잉어를 쪄 내오기 때문에 맛을 보려면 조금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하다.

잉어찜에는 12가지 정도의 한약재가 들어간다. 한약재를 많이 쓰면 자칫 쓴맛이 날 수 있지만 당귀와 감초 등의 한약재가 쓴맛 대신 느끼하지 않은 단맛을 낸다. 일반적으로 찜 요리를 주문하면 콩나물, 미더덕 등에 둘러싸여 메인 찜을 좀처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곳 잉어찜은 메인을 찾는 수고스러움은 필요 없다. 두툼한 잉어 한 마리를 통째로 내오기 때문이다. 두툼한 살점에 잘 배인 양념, 한입에 입안이 호사로움으로 채워진다.

입안이 호사스러웠다면 이젠 허기진 배를 채워야 한다. ‘딱실 매운탕’의 얼큰한 매운탕이면 허기진 배를 채우기엔 충분하다.

잡어 매운탕은 특유의 비린내가 많이 나 산초 등의 향신료를 많이 쓰는 매운탕 전문점이 많다. 산초가 많이 들어간 매운탕을 먹고 나면 한동안 산초에 입안이 얼얼하기 일쑤다.

이곳은 산초를 거의 쓰지 않고 민물 매운탕의 비린내를 잡아냈다. 육수는 멸치, 다시다, 뽕나무, 엄나무 등을 우려낸 후 직접 담은 된장과 고추장을 넣는다. 여기에 메기, 버들치, 붕어 3가지 민물고기를 넣어 비린내가 적은 매운탕이 완성된다. 향신료를 거의 쓰지 않고도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내를 잡은 데는 된장과 고추장에 비법이 숨어있다. “사서 쓰는 된장은 단맛이 많이 나 비린내를 못 잡아줍니다. 2~3년 숙성된 진한 된장이 비린내를 잡는 비결 아닌 비결이지요”

↑↑ 잉어찜과 잡어 매운탕으로 한 상을 대접받으면 금세 기운이 도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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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어찜 특유의 양념엔 한약재가 있다면 매운탕의 비린내를 잡은 일등 공신은 바로 직접 담근 된장과 고추장에 있다고 이 대표는 전한다. “여름은 고추 말리느라 겨울은 된장 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여름과 겨울 고추와 된장을 직접 말리고 담그는 수고스러움이 더해져 ‘딱실 매운탕’만의 맛이 완성된 것이다.

겨울이 달아나고 봄이 다가오는 3월!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두툼한 잉어와 얼큰한 잡어 매운탕으로 달래보는 건 어떨까?

tip매운탕은 먹기 편하게 뼈를 추려서 내오지만 원하는 손님에겐 뼈를 바르지 않고 그대로 내오기도 한다. 대신 곶감과 설탕을 준비해 둔다. “통째로 내오면 고기를 먹다 간혹 뼈가 목에 걸리는 손님이 있습니다. 그땐 곶감과 설탕이 효약 그만이죠” 비상약도 준비돼 있으니 매운탕을 맘껏 즐겨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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