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채식 코스요리 전문점 ‘쑥부쟁이’

발길이 머물면 정성으로 담아내고
건강이 차면 미소로 떠나는 쑥부쟁이

이필혁 기자 / 2013년 0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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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현미 호박죽 2.계절 샐러드 3.삼색 부꾸미 4.무쌈 5.야채김밥말이
ⓒ (주)경주신문사

↑↑ 6.파프리카묵무침 7.버섯잡채 8.들깨야채찜 9.버섯탕수 10.모듬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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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콩고기양념치킨 12.월남쌈말이 13.잔치국수 14.잡곡밥과 된장찌개 15.직접만든 양갱케이크와 단호박 식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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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멋’에서 가장 많이 다녔던 곳이 한식집이다. 이중 채식, 건강을 주제로 하는 곳이 많았다. 음식이 곧 보약이라는 생각으로 좋은 보약을 많은 이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이번에 들른 곳은 지역에서 채식 코스 요리로 유명한 ‘쑥부쟁이’다. 사실 이곳에 들르기 전 채식 요리 전문점에 대한 의문점이 몇 가지 있었다.

조미료를 쓰지 않아 부족한 간은 어떻게 채울까? 채식으로 부족한 맛은 콩고기로 채워질까? 콩고기는 사서 쓰지 않고 직접 만들어 사용할까? 등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 궁금증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런 궁금증에 대한 정답은 없다.

가는 곳마다 그곳만의 방식, 개성으로 음식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쑥부쟁이에서는 정답이 아닌 해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정답에는 옳고 그름만 있지만 해답에는 최선책과 차선책도 있다. 쑥부쟁이의 자부심과 노력, 정성이 그 해답이었다.

쑥부쟁이 김경미(50) 대표는 1996년부터 이곳을 지켜왔다. 2008년 ‘건강한 밥상’이란 주제로 쑥부쟁이를 열기 전에도 10여년 이상 식당을 운영하며 요리에는 나름 ‘일가견’이 있었다. 하지만 요리에 대한 자부심은 부족했다고 한다. “그동안 해오던 요리가 맛은 괜찮았지만 손님에게 건강을 전한다는 자신감은 부족했습니다. 재료에서부터 양념 하나까지 부족한 것이 많았죠. 건강을 전하고 싶은 마음에 새로운 것에 도전했습니다”

김 대표는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전문서적과 강의 등을 통해 얻은 자연식, 효소, 약초 등 다양한 지식이 하나하나 쌓일 때마다 김 대표의 자부심이 커져만 갔다.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그동안 좋은 밥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성을 기본으로 맛과 영양, 거기다 보기에도 좋아야 한다는 그 만의 개성을 투영해 쑥부쟁이를 만들어가고 있다.

음식을 주문하면 15가지 이상의 요리가 나온다. 코스요리는 식지 않고 따뜻할 때, 식사의 흐름이 끊이지 않게 먹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현미 호박죽, 계절 샐러드, 삼색 부꾸미, 무쌈, 야채김밥말이, 파프리카묵무침, 버섯잡채, 들깨야채찜, 버섯탕수, 모듬튀김, 콩고기양념치킨, 월남쌈말이, 잔치국수, 잡곡밥과 된장찌개 등이 끊이지 않게 내온다.

↑↑ -주소 경주시 하동 585-5 -전화번호 054)748-8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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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요리 외에 후식까지 하나하나 손이 많이 가는, 아니 정성이 듬뿍 들어간 요리들이다. 코스요리의 마지막은 직접 만든 양갱케이크과 단호박 식혜로 채워진다. 후식하나까지 건강을 생각하는 김 대표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특히 양갱케익은 달지 않아 선물용으로도 인기있다.

음식에 조미료를 쓰지 않으면 간이 조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김 대표는 부족한 맛을 보완하기 위해 버섯 소금을 사용한다. 거기다 매실, 오미자, 약초, 사과 등 다양한 효소로 맛을 더한다. 인공재료가 아닌 자연재료를 사용해 먹기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요리를 선사한다. 궁금했던 콩고기 역시 이곳에서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사서 쓰는 콩고기는 글루텐을 많이 넣거나 반죽을 오래 해 조금 질긴 편인데 이곳 콩고기는 질기지 않으면서 비트를 넣어 색감까지 가미했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 요리 하나하나 손이 많이 가는 것들이라 힘은 들지만 손님에게 건강한 밥상을 전한다는 자부심에 오히려 힘이 납니다”는 김 대표의 상투적인 말이 오히려 진실하게 느껴졌다.

↑↑ 쑥부쟁이는 김치 하나도 소홀하지 않게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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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부쟁이에는 다양한 채식요리들이 오감을 만족하게 한다. 많은 코스요리를 내오는 곳은 메인요리 외에 곁들여 나오는 기본 찬에는 조금 소홀해지기도 한다.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작은 것 하나에도 소홀하지 않게 내온다는 것이다. 마지막 즈음에 내오는 김치는 둥글게 말아 정갈하게 담아 내온다. 우리는 가장 한국적인 김치를 소홀히 대하는 경우가 많다. 김 대표는 김치 하나도 색다른 메뉴처럼 정성을 다한다. 흔하디흔한 김치지만 이곳에서 만나는 김치는 하나의 요리로 완성된다.

쑥부쟁이는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건강한 재료와 음식에 맛을 더해주는 버섯소금, 김 대표의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건강한 밥상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이 더해져 특별함을 더해주는 곳이다. 보문에 들른다면 쑥부쟁이에 꼭 들려 채식요리의 해답을 얻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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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독자 김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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