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30년 전통 갈빗살 전문점 ‘송원숯불갈비’

순박한 인심과 맛은 그대로, 추억을 간직한 ‘송원’

이필혁 기자 / 2013년 0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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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원’의 까다로움으로 엄선된 갈빗살은 한번 온 손님을 단골로 만들어버린다.
ⓒ (주)경주신문사


지역별로 자랑할 만한 맛집 선정에 가장 고심했던 곳이 외동읍지역이다. 기자의 고향이라 좀 더 신경 썼던 부분도 있지만 특별한 요리가 그리 많지 않은 이유도 컸다. 특별한 요리가 아닌 추억이 서린, 지역민에게 항상 가까이 있었던 곳을 생각하니 해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외동읍을 대표할 만한 곳을 고르고 골라 찾은 곳이 30년 전통의 ‘송원숯불갈비’다.

↑↑ 새롭게 단장한 ‘송원’이 새로운 명소로 자리하고 있다.
ⓒ (주)경주신문사


1982년에 이태우(59), 김혜숙(59) 부부가 문을 연 송원숯불갈비는 외동지역에서 제대로 된 갈빗살 맛을 느끼게 해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농장을 운영했던 이 대표가 신선하고 질 좋은 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기 위해 송원숯불갈비를 시작했다. ‘송원’은 식육점과 식당을 함께 운영하며 30년간 학생들에겐 괴로움의 대상이었다. 이곳은 30년 동안 외동지역민이 가장 많이 오르고 내리는 버스 정류장 코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버스를 타고 내릴 때 마다 고기 굽는 내음에 배고픈 학생들은 자의 반 타의 반 고역이었다. 지금이야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지만 그 당시엔 특별한 날이 아니면 그저 선망의 대상이었다. 지금도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곳을 찾는 장성한 단골이 많다.

외동 지역민들의 후각을 30년간 자극했던 ‘송원’은 2011년 이전했다.
식당을 운영하던 이 대표 부부가 그만두려 고민하던 차에 중국 유학 중이던 아들 이승용(34) 씨가 가업을 잇기로 해 바로 인근에 식당을 새롭게 단장한 것이다. 이승용 씨는 “부모님이 힘들게 일하시는 모습을 보며 자랐습니다. 부모님의 땀과 열정, 추억이 깃든 장소가 없어진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 김혜숙 대표(사진 오른쪽)와 아들 이승용(왼쪽)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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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한우 갈빗살 전문점이다.
직접 키우던 한우를 인근의 도축장에서 직접 잡아 신선한 고기를 내놓았다. 그러나 지역 도축장이 사라지면서 현재는 대구에서 한우 갈빗살만 취급하는 곳에서 좋은 것들만 골라 쓰고 있다.

“30년 정도 해 온 게 고기 장사다 보니 척 보면 고기가 좋은지 나쁜지 알죠” 그의 까다로운 눈썰미 탓에 고기를 제공하는 곳은 불평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갈빗살을 주는 대로 쓰지 않고 좋은 것만 고르다 보니 불만이 많죠. 하지만 까다로운 대신 많이 써주기 때문에 큰 불평은 안해요”

↑↑ 정직과 정성의 송원숯불 한 상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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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의 까다로움은 고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우 전문점은 고기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에서 이곳을 찾았다면 큰 오산이다. 신선하고 마블링 좋은 갈빗살은 물론 찬으로 나오는 된장, 고추장, 김치 등을 직접 담아 내온다. 거기다 3~5년 동안 간수한 소금을 사용하는 등 김혜숙 대표의 부지런함이 ‘송원’의 맛을 더해준다.

↑↑ 된장국수를 주문하면 면과 된장이 따로 나온다. 시래기가 든 된장을 넣으면 된장국수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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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된장국수
‘송원’의 인기는 질 좋은 고기, 직접 담은 된장에서 그치면 부족해 보일 수 있다. 고기를 먹고 나면 깔끔한 뒷맛을 채워주는 국수가 나와야 제대로 고기를 즐겼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 국수는 좀 특이하다. 면에다 육수를 부어 내오는 국수가 아닌 된장으로 맛을 낸 된장국수. 먼저 멸치, 다시마, 무 등을 넣고 끓여 육수를 내고 거기다 집 된장과 시래기를 넣고 5시간 정도를 끓여 된장국수 육수를 완성한다.

뚝배기에 된장처럼 담겨 나오는 육수를 소면에 넣고 쓱쓱 비비면 완성. 집 된장으로 맛을 내 깊은 맛이 더한 된장국수는 구수하고 진해 자칫 느끼할 수 있는 고기의 뒷맛을 깔끔히 마무리해 준다. 이곳 된장국수의 깊은 맛에 끌려 국수만 찾는 손님이 종종 있다고 한다.

“팔지 않는 국수를 어떻게 돈을 받겠어요. 바쁘지 않은 날에 오시면 그냥 드려요” 세월은 흘렀지만 태어나고 자란 시골의 순박함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 송원숯불갈비다.

시골의 순박함을 간직한 ‘송원’. 좋은 고기를 정직과 정성으로 내오는 이곳에서 추억을 나눠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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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외동읍 구어리 332-1번지
-전화번호 054)744-6464
-동행 독자 김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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