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홍어 삼합 전문점 ‘전주비빔밥’

오감을 일깨우는 특별한 맛, 홍어 삼합!!

이필혁 기자 / 2013년 05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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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어 삼합과 비빔밥이 한 상 차려지면 코와 혀의 감각이 새로움에 요동친다.
ⓒ (주)경주신문사


많은 음식 가운데 지역별로 호불호가 갈리는 것들이 있다. 그중 홍어처럼 전라도 지역과 경상도 지역에서 호불호의 차이를 보이는 음식도 드물다. 전라도에서 잔치에 홍어가 빠지면 ‘잔치 안 한 것과 같다’는 말이 있을 만큼 특별한 음식으로 사랑받고 있지만 경상도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경상도 지역에서도 홍어의 특별한 향과 맛에 익숙해져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대중화되진 못했다. 홍어를 자주 접하지 못한 이들에겐 홍어 특유의 암모니아 냄새로 쉽게 젓가락이 가지 않는다.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볼 요량으로 홍어를 입안에 넣었다가 입안은 물론 코로 전해지는 암모니아 향에 얼얼해지기 일쑤다.

↑↑ 1 홍어 잘 삭힌 홍어. 특유의 향과 맛이 잘 느껴진다. 2 돼지 수육 홍어와 함께 빠질 수 없는 돼지 수육, 기름과 살이 적당히 섞여 고소하다. 3 홍어 무침 묵은 김치 외에 홍어 무침으로 삼합을 완성하면 더욱 강한 홍어 맛을 느낄 수 있다. 4 전주비빔밥 홍어 삼합이 특별한 메뉴라면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것은 전주비빔밥이다.
ⓒ (주)경주신문사
삭힌 홍어는 연골로 이뤄진 뼈가 오도독 씹는 맛과 특유의 암모니아 향이 진하게 난다.
‘맛과 멋’을 취재할 때마다 좋은 요리를 맛보고 소개한다는 설렘이 컸지만 홍어 전문점만큼은 조금 긴장했다. 홍어 특유의 암모니아 향에 한동안 얼얼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홍어를 좋아하는 이들은 ‘그 맛’에 먹는다고 하지만 처음 먹는 이들에겐 솔직히 고역일 수 있다.

홍어 삼합 전문점 ‘전주비빔밥’은 홍어에 대한 거부감과 긴장감을 해소시켜 주는 곳이다.
이곳 홍어는 잘 삭혀져 특유의 암모니아 향은 물론 연골로 이뤄진 뼈가 오도독 씹히는 식감까지 그대로 전해진다. 거기다 삶은 돼지고기, 묵은 김치가 제대로 어울려 홍어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2000년 문을 연 이곳은 처음 상호처럼 비빔밥 전문점으로 시작했다. 전라도에서 경주로 온 김영국(65), 김연희(64) 부부가 비빔밥을 전문으로 내오며 전라도에서 특별한 홍어 요리는 반찬으로 조금씩 손님에게 선보였다고 한다. 삭힌 홍어를 무침으로 내와 특유의 향을 순화해 지역민에게 거부감이 적었다고 한다.

이후 홍어를 찾는 손님이 많아져 홍어 삼합을 내놓기 시작했고 이젠 비빔밥과 함께 홍어 삼합 전문점으로 단골이 하나둘 늘었다. 지역에서 홍어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 드물기도 하지만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신뢰가 단골이 늘어난 이유기도 하다.

“맛있는 음식은 좋은 재료만 있으면 누구든 만들 수 있습니다. 좋은 재료가 특별한 이유라면 이유죠” 김 대표 부부의 뒤를 이어 이곳을 운영하는 딸 김미상(37), 허정훈(35)씨 부부의 말처럼 좋은 재료야말로 단골이 이곳을 찾는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이곳은 광주에서 공수해온 홍어를 20여 일 간 항아리에서 숙성시킨다. 홍어는 숙성기간이 길어지면 강한 향과 맛이 나지만 계속해서 강해지진 않는다고 한다. 숙성기간이 길어지면 홍어가 물러져 상품성이 떨어져 이곳은 20일 정도의 숙성기간을 유지하고 있다.

홍어 삼합은 삭힌 홍어와 삶은 돼지 수육, 그리고 묵은 김치가 어울려 맛을 낸다. 20일 간 삭힌 홍어 특유의 맛, 기름과 살이 적당히 섞여 고소함과 부드러운 돼지 수육, 적당히 묵은 김치가 어우러져 삼합이 완성된다. 거기다 이곳은 김 여사의 비법으로 맛을 낸다는 홍어 무침이 더해져 홍어 사합이 한 상 나온다. 홍어 무침은 홍어 특유의 맛은 살리면서 무침이 강한 홍어의 맛을 조금 줄여줘 처음 접하는 이들에겐 쉽게 접할 수 있게 배려했다.

처음 홍어 향에 코가 실룩했지만 적당한 크기로 썰어온 홍어, 수육, 김치를 한입에 넣으면 금방 익숙해진다.

ⓒ (주)경주신문사


홍어의 매력에 빠진 이들은 좀 더 강한 향, 맛을 찾게 된다고 한다. 이곳은 강력한 홍어 맛을 원하는 손님을 위해 특별한 요리를 제공한다. 홍어는 열을 가하면 더 강한 암모니아가 나온다고 한다. 삭힌 홍어에 열을 가한 홍어 전과 홍어찜이 더해진 ‘스페셜 메뉴’는 강력한 맛을 보여준다고 하니 꼭 한번 도전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

이곳은 홍어 삼합과 함께 상호처럼 비빔밥도 인기 메뉴다. 커다란 놋그릇에 꼬들꼬들한 밥을 얹고 그 위에 콩나물, 취나물, 도라지, 오이, 고사리 등의 나물로 수북이 덮는다. 그 위에 볶은 소고기와 반숙한 계란을 얹은 비빔밥은 간단하면서도 든든하게 속을 채울 수 있다.

홍어 삼합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전주비빔밥’에서 새로운 음식에 도전해보고 홍어의 매력에 빠져보길 바란다.

-주소 경주시 북군동 194-12
-전화번호 054)745-0279
-동행독자 김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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