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복어요리 전문점 ‘대광복집’

치명적인 맛의 유혹… 복어 매력에 빠지다.

이필혁 기자 / 2013년 05월 13일
공유 / URL복사
↑↑ 살이 가득 찬 복어로 맛을 낸 요리들이 한 상 차려지면 눈이 번쩍 뜨인다.
ⓒ (주)경주신문사


치명적(致命的)인 맛은 어떤 맛일까?
맛을 표현할 때 치명적이란 단어를 쓰곤 한다. 최고의 맛이나 거부할 수 없는 맛을 표현할 때 ‘치명적’이란 단어를 꺼내 드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뜻 그대로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라 한다면 빠질 수 없는 요리가 있다. 바로 복어.

↑↑ ‘손님이 있어야 주인 놈이 있다’며 여전히 앞치마를 둘러멘 박영태(65·오른쪽), 조경순(62) 부부. 행복한 일을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는 그들의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 (주)경주신문사


‘목숨과도 바꿀 만한 맛’
복어요리를 소개할 때 자주 쓰이는 문구다. 일찍이 중국 북송 시기 제일가는 시인인 소동파는 복어를 일컬어 이렇게 표현했다. 그만큼 치명적인 맛을 지녔다는 것이다.

복어 요리를 찾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독 때문이다. 전문 요리사의 손질을 거쳐 맹독은 제거되지만 뼛속과 살에 미량으로 남아있는 독이 알콜을 분해, 중화해 주는 역할을 해줘 음주 후 복어만한 해장 요리가 없다고 한다.

지역에서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복어 전문점은 여럿 있다. 이 가운데 대광복집은 신선한 복어를 저렴한 가격으로 단골을 중독시키는 곳이다.

7번 국도를 따라 울산 방향으로 가다 보면 느닷없는 위치에, 뜬금없는 복어 전문점 대광복집을 발견할 수 있다. 느닷없고 뜬금없지만 북어 요리에 끌린 단골들로 대광복집은 연신 북적인다.

↑↑ 1복 껍질 무침. 2콩나물 무침(기본으로 내오는 콩나물 무침 하나만으로도 단품으로 가치 있다 3복어 수육. 4복어 지리(맑은 탕), 이외에도 복 튀김과 찜, 매운탕 등 다양한 복요리를 즐길 수 있다.
ⓒ (주)경주신문사
박영태(65) 대표가 95년 문을 연 대광복집은 갈망에서 시작됐다. 지역의 회사에서 영업 관련 직무를 맡으며 특별한 이들에게 특별한 요리를 대접하고 싶었다고 한다. 많은 요리 가운데 복어를 가까이서 대접하고 싶은 마음에 느닷없고 뜬금없는 곳에서 문을 열었다고. “이 지역에서 복어 요리를 먹으려면 경주 시내로 가거나 감포 지역으로 산을 넘어가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특별한 요리를 손님들에게 대접하고 싶었습니다”

부산에서 30년간 복어 전문점을 운영하시던 어머니 도움으로 영업을 시작했고 이후에 본격적으로 복어에 관한 자격증과 전문 지식을 쌓았다. 취재 중에도 전문지식으로 무장된 그에게서 복어에 대한 애정이 끊이지 않고 흘러나왔다. 30년 복어 전문점을 운영한 어머니 고(故) 이성원 여사의 노하우와 박 대표의 전문 지식이 쌓여 이곳만의 경쟁력이 된 것이다.

이곳의 경쟁력은 화려한 멋 보다는 알찬 맛과 가격에 있다.
박 대표가 직접 복어를 손질해 인건비를 줄였고 직접 재배한 재료를 사용해 가격을 낮췄다. 남의 손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음식을 내오는 수고와 정성이 이곳이 다른 곳에 비해 우위를 점하는 이유다.

‘박리다매’로 가격 우위를 점하면서도 주재료인 복어 요리에서도 이곳만의 강점을 살렸다.
박 대표는 부산 자갈치 시장 등지에 일주일 한 번 이상 직접 찾아 직접 고른 놈들만 주문한다. 19년 이상 꼭 지키는 그만의 철칙이다.

부산에서 공수해온 복어는 냉동시키지 않고 냉장으로 보관해 육질의 부드러움을 살렸다. 이곳 메뉴는 참복과 밀복, 은복으로 수육, 매운탕, 지리(맑은 탕), 찜에다 특미로 껍질 무침과 복 튀김 등이다. 시원한 맛이 일품인 ‘복 지리(맑은 탕)’는 시원한 맛을 내기 위해 조미료 대신 다시마, 맛 다랑어, 무, 파뿌리, 양파 등으로 육수를 냈다.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 등 특별한 것 없어 보이지만 청량감이 느껴지는 시원한 육수는 매력적이다. 육수와 더불어 살이 제대로 오른 복어는 얼리지 않아 탱탱한 식감이 제대로 느껴진다.

“손님이 있어야 주인 놈도 있어”
대광복집은 2012년 11월 가격을 올렸다. 개업 이후 19년 만에 10% 인상한 것. 원가가 너무 올라 어쩔 수 없었다는 박 대표는 가격을 올리기 전 5개월 전부터 손님에게 일일이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손님이 있어야 주인 놈이 있는 겁니다. 이 일이 얼마나 행복한 것이지 모르실 거에요. 제가 아직도 할 일이 있고 찾아주는 손님이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합니다”
치명적인 매력을 간직한 복어. 그 치명적인 매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광복집에서 손님 대접 제대로 받아보기 바란다.

↑↑ 대광복집 전경.
ⓒ (주)경주신문사


-주소 경주시 외동읍 개곡2리 1328-7번지
-전화번호 054)776-3090
-동행독자 김정환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