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채식푸드 ‘힐링키친’

간편히 즐기는 채식요리, ‘힐링키친’에서 양식 요리와 조우하다

이필혁 기자 / 2013년 06월 03일
공유 / URL복사
↑↑ 정갈하게 차려진 채식 푸드. 채식의 색다른 변신을 맛볼수 있다.
ⓒ (주)경주신문사


채식하는 이들은 다양하다. 단순히 채소만 먹는다고 모두 채식주의자는 아니다. 채식을 하지만 가끔 육식을 먹는 사람, 유제품과 달걀, 닭고기는 즐기는 채식주의자, 채식 위주로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비건(Vegan)등 채식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채식주의는 우리나라와 외국이 조금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가 건강을 위해 채식 한다면 외국은 건강보다는 비(非) 살육의 형태로 채식을 받아들이고 실천하고 있다.
이유야 어찌 되었던 이런저런 이유로 채식을 시작했다면 이를 유지하는데 가장 어려운 것은 바로 육식의 유혹이다.

아무리 채식을 통해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동맥경화, 고혈압 등의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지만 채식만으로는 부족하다. 영양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현대의 식생활은 영양부족이 아닌 영양 과잉이다. 채식을 통해서도 영양은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 부족한 것은 바로 맛.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광고 CM송처럼 서구화된 식생활에서 먹는 즐거움은 빠질 수 없다. 또한 채식이라면 식단을 짜서 지켜야 하는 등 이만저만 귀찮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채식이 어려웠다면 ‘힐링키친’을 만나보자.

보문 물천에 새로이 자리한 ‘힐링키친’은 채식을 주재료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선보인다. 지역에서 채식요리를 접하려면 한 상 요리 위주의 거한 밥상을 받아들기 일쑤다. 부담스러울 수 있는 채식요리를 힐링 키친은 누구나 편하게 접할 수 있게 한다.

ⓒ (주)경주신문사


이곳의 메뉴는 채식 요리를 양식에 접목한 요리가 주를 이룬다. 버섯 스테이크, 인도 커리, 콩불 버섯 덮밥, 스파게티, 스프, 또띠아 등 단조로울 수 있는 채식에 맛과 멋을 더한다.

표고버섯과 콩단백을 햄버거의 패티(patty)처럼 구워낸 버섯 스테이크 요리로 콩고기보다 더 강한 고기 질감이 느껴진다. 복분자 효소로 만든 소스로 상큼함을 얹어 내오면 오리지날 스테이크와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진다.

감자와 치크피(병아리 콩), 렌즈 콩 등 다양한 콩과 인도커리 향신료로 맛을 낸 인도 전통 커리는 또띠아를 찍어서 간편히 먹을 수 있다.

현미와 파프리카, 버섯으로 조리한 베지터블 현미 볶음밥, 콩으로 만든 불고기로 만든 콩불 버섯 덮밥, 토마토 스파게티 등 채식을 베이스로 다양한 간편한 양식 요리와 조합을 만들었다.

힐링키친은 채식요리의 기본인 좋은 재료, 신선한 재료를 구입하는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현미는 강동의 농가에서 직접 찧어 쓰며 파프리카는 양남, 버섯은 건천 등 지역 식자재로 구입해 채식의 건강에 지역 농산물이라는 믿음까지 전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곳은 채식 위주의 요리로 남녀노소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육식을 멀리하는 스님들이 채식으로 맛을 낸 양식을 접하기 위해 찾는다고 한다.

힐링키친의 대표는 최규동(26) 씨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이곳을 시작한 데는 건강을 지키지 못한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었다고 한다. “부산의 큰 병원에서 재활 관련 일을 몇 년간 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직업과 부, 명예를 가졌던 이들이라도 병원에선 그저 나약한 환자였습니다. 병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걸 보며 건강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제가 병을 고칠 수 없지만 건강한 식단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싶었습니다”

목표가 있고 젊음의 패기로 도전한다지만 요리는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다행히 친척인 경주 출신 채식요리 연구가 이도경 씨의 도움으로 채식의 중요성을 알아가고 배워나가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채식 레스토랑이 대중화됐고 서울이나 부산은 채식이 대중화 되고 있습니다. 아직 경주는 채식이 대중적이진 않죠. 고향인 경주에서 채식을 대중적인 음식으로 쉽게 다가가게 하고 좋은 음식문화를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 힐링키친은 보문 인근에 위치해 근접성이 뛰어나다.
ⓒ (주)경주신문사


취재를 마치며 한동안 진한 아쉬움을 지워버릴 수 없었다. 맛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채식의 부족한 맛은 이곳만의 개성으로 충분히 발휘한다. 아쉬웠던 점은 바로 스토리! 지역에서 오래되고 여전히 사랑받는 음식점의 공통점이 몇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곳에서 직접 만들어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스토리를 만들었고 지켜나가고 있다. ‘힐링키친’은 젊은 패기로 이제 막 날개를 펼치려 한다. ‘힐링키친’의 강점인 편안한 채식 요리에다 이곳만의 맛! 그리고 건강의 스토리를 더한다면 멋진 날개를 펼쳐 오랫동안 날개짓 할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주소 경주시 천북면 물천리 1107
-전화번호 054)775-6999
-동행독자 김정환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