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유황오리전문점 ‘동산한방오리’

유황오리에 약재까지···건강에 또 한 번 건강을 더하다

이필혁 기자 / 2013년 0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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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주신문사


경주는 지역이 넓다 보니 먹거리도 다양하다. 지역의 먹거리 가운데 오리 전문점은 어느 지역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다. 오리 요리가 건강에 좋다는 인식도 있지만 요리하기 어렵지 않은 이유도 한 몫 한다. 손질된 오리에서부터 심지어 양념까지 그대로 받아쓰는 음식점을 심심치 않게 발견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많은 오리 전문점 가운데 오리에다 한방을 접목해 ‘건강’을 화두로 이름난 곳이 있다. 이곳은 단순히 오리에 약재를 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소소해 보이지만 중요한 찬류(마늘, 백김치, 김치 등)를 일일이 직접 담그고 손질하는 수고를 고수해 더욱 건강이 전해진다.

이원식(66), 박정희(60) 부부가 2006년 천북에 문을 연 ‘동산한방오리전문점’이 그곳이다.
동산한방오리는 오리에 한방을 접목해 깔끔한 오리 음식을 내놓고 있다. 한방 약재로 오리 특유의 냄새를 없애고 건강까지 더한다.

오리요리에 쓰이는 약재는 12가지 정도로 요리마다 조금씩 약재를 달리 쓰고 있다. 또한 현재 사용하는 약재를 고수하지 않고 변화를 추구한다. 이 대표 부부는 식당을 운영하며 약재에 대한 지식까지 섭렵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며 부족한 지식은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고 있다.

“약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알지만 얕은 지식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제대로 요리하기 위해서 지인인 한의학 박사에게 자문해 음식 궁합에 맞추고 있습니다. 더 좋은 약재를 추가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한방 오리에 들어가는 약재는 당귀, 인삼 등 12가지 재료를 기본으로 사용하며 음식마다 재료를 조금씩 변화를 준다. 이곳은 한방 영양찜, 한방 솔잎찜, 한방 수육이 대표 메뉴다.

↑↑ (좌)오리수육약재를 이용 특유의 잡내를 잡아낸 오리 수육. 녹색 빛깔 도는 마늘이 느끼함을 잡아준다. (우)매생이용압탕-유황오리와 약재, 매생이, 해물, 찹쌀 등이 어우러져 든든함까지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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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찜은 유황오리에 12가지 약재를 넣어 삶아내 거기에 약재 견과류, 잡곡으로 푸짐히 넣어 내온다. 솔잎찜은 약재로 유황오리를 먼저 삶아내고 2차 과정으로 솔잎을 넣어 뜸을 들인다. 솔잎의 향이 오리에 배어 향이 진하다. 솔잎찜엔 견과류와 잡곡밥이 들어 있지 않는다. 대신 12가지 이상의 약재만 들어가 보신용으로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흔히 찜 요리를 하면 약재와 갖은 재료를 넣어 한 번에 삶아 내오는 곳이 많다. 이곳 찜은 한 번에 삶아내지 않고 1차, 2차 두 번의 과정을 거친다.

“두 번의 과정을 거쳐야 깊은 맛이 납니다. 한약재는 쉽게 얘기하면 ‘십전대보탕’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십전대보탕에 오리를 넣어 오리 특유의 잡내를 제거하는 것이 첫 번째 비법이라면 2차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두 번째 비법쯤 되겠지요”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색다른 요리가 있다. 바로 오리 수육과 매생이용압탕.
오리 전문점을 다녀보면 오리 수육을 내오는 곳을 쉽게 찾기 어렵다. 이 대표 부부는 오리 수육을 유일하게 이곳에서만 맛 볼 수 있다며 자랑 아닌 자랑을 슬며시 꺼내놓기도 한다.
“다른 곳에서 수육을 못하는 이유가 오리 특유의 냄새 제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오리 냄새를 완전히 잡아내 수육을 만들어내죠. 경주에서 오리 수육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습니다”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오리 수육 이외에도 매생이용압탕이 인기다. 약재 육수에다 오리, 매생이, 해물, 굴, 거기다 찹쌀과 녹두를 넣은 매생이용압탕 한 그릇이면 허기진 배는 물론 건강까지 가득 채워진 듯하다. 이 대표 부부가 식당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재료다.

동산한방오리전문점의 주재료인 오리는 불국사 농장에서 키운 유황오리만을 쓴다. 유황오리 중에서 크지 않은 것들로만 쓴다고 한다. “오리가 작아야 육질이 좋습니다. 거기다 유황 오리를 써서 일반 오리와는 달리 육질에서 차이가 나죠”

이곳 위치는 천북면 동산리에 자리해 맘먹고 오는 손님을 제외하곤 지나가다 들린 이들은 거의 없다. 그래서 가격을 좀처럼 올릴 수 없다고 한다. “식자재 비용이 많이 올라도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에게 부담을 주기 싫었습니다. 많이 남지 않아도 찾아오는 손님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오리와 매생이 요리 이외의 반찬에도 특별함이 묻어 난다.
6개월에서 1년 이상 숙성시킨 마늘과 양파. 백김치 등을 직접 담는다. 장사가 잘되고 일이 많아지면 김치나 마늘 등 소소한 반찬에는 조금 부족하기 쉽다. 일거리를 줄이기 위해 찬들을 사서 쓰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은 소소한 반찬 하나에도 소홀하지 않다. 특히 6개월 이상 숙성시킨 녹색 빛깔을 띤 마늘은 마늘 끝 부분까지 일일이 손질한 세심함이 엿보인다.

“성격상 제대로 하려다 보니 저와 종업원들은 힘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손님이 좋아하시니 계속해야죠”

이곳은 유황오리와 한약을 주재료로 건강을 챙기려 노력하는 곳이다. 하지만 약재가 많이 들어간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체질에 따라 약재가 다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그렇다고 개개인 체질에 따라 다른 한약재를 쓰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이 대표 부부는 무난함을 선택했다. “체질마다 약재의 효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약재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흔하디흔한 오리 요리에다 특별함을 더한 동산한방오리전문점. 유황오리에 약재로 맛과 향을 더한 건강한 오리를 맛보길 권하다.

-주소 경주시 천북면 동산리 444-17
-전화 054)774-1351
-동행독자 김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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