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여름특집 ‘경주 빙수 투어’

COO~~L!! 눈꽃 얼음 속 빙수의 변신은 무죄

이필혁 기자 / 2013년 08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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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수야 팥빙수야 싸랑해 싸랑해, 빙수야 팥빙수야 녹지마 녹지마 ~♪

찌는 듯한 무더위에 한줄기 땀이 등줄기 굴곡을 타고 흘러내린다. 뜨거운 태양을 맞으며 거리를 오가는 이들의 콧등에 맺힌 땀방울. 금방이라도 버럭 화를 낼 듯 일그러진 얼굴엔 미소를 찾아보기 어렵다. 무더운 여름을 한 번에 날려줄 방법은 바로 팥빙수!

팥빙수 한 그릇에 담긴 눈꽃처럼 부드러운 얼음이 입안에 닿으면 땀샘은 좁아지고 더위에 축 처졌던 어깨는 오므라든다.

거기다 달곰한 팥 향기가 혀에 전해지면 강렬한 태양에 일그러졌던 얼굴빛도 금세 화색을 띠어버린다. 팥빙수만큼 무더운 여름을 한 번에 날려버리는 것이 또 있을까? 무더운 여름. 자신만의 색깔을 얼음처럼 갈아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줄 팥빙수를 만나본다.

↑↑ (좌)빙점, 옛날빙수. (우)빙점, 블루베리빙수.
ⓒ (주)경주신문사


팥빙수 전문점 ‘빙점’
밀크빙수, 옛날빙수, 녹차빙수, 오레오빙수, 커피빙수, 초코빙수, 레몬빙수, 수박빙수, 블루베리빙수, 딸기빙수. 빙수의 변신이 이채롭다. 팥, 과일만을 떠올렸던 팥빙수의 좁디좁은 고정관념이 여름 얼음처럼 녹아내린다.

배효정(29), 배효은(27) 자매가 운영하는 빙점은 두 자매의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오레오빙수, 초코빙수는 톡톡 튀는 성격의 배효정 대표의 성격을 닮은 듯 화려한 비쥬얼과 진한 단맛이 인상적이며 옛날빙수, 블루베리빙수는 말수 적고 단아한 동생 배효은 씨를 닮아 재료 본연의 맛을 제대로 살리고 있다.

빙수가 좋아 시작한 빙수전문점을 시작했다는 빙점은 두 자매의 욕심으로 가득 채워진 곳이다. 레시피를 직접 개발해 매일 쓰일 팥을 삶아내는 욕심. 딸기, 불루베리, 레몬청, 자몬청, 연유 등 작은 차이지만 새롭고 건강한 맛을 전하기 위해 시럽을 직접 만드는 욕심. 유기농 블루베리 국내산 팥 등 좋은 재료만을 엄선해 준비하는 욕심. 들어가는 재료에서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컵빙수를 준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이들에게 맛보이려는욕심. 10여 가지가 넘는 빙수 종류 외에도 또 다른 빙수로 선보이려는 욕심.

빙점에서는 새로움을 만날 수 있다. 서울, 부산 등지에서 빙수전문점을 그리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지만 경주에서는 만나는 빙수 전문점은 더욱 새롭게 다가온다. 팥 또한 색다르다. 보통 팥은 설탕을 넣어 끓인다. 팥의 단맛에 설탕까지 더해 끓인 팥은 단맛이 강하데 비해 이곳 팥은 달지 않다.

또한 무르지도 그렇다고 딱딱하지도 않은 팥 알갱이가 식감을 돋운다. 눈꽃처럼 고운 얼음 또한 색다르다. 샤벳처럼 부드러운 얼음이 빨리 먹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녹아내릴 듯 조바심을 내게 한다.

-주소 황성동 472-41 -전화 010-9101-9301

↑↑ (좌)루왁, 과일빙수. (우)루왁,옛날빙수.
ⓒ (주)경주신문사


정직한 팥빙수 ‘루왁커피’
어머니의 손맛, 정직한 재료, 착한 가격, 편안함. 루왁 커피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단어들이다. 커피 전문점인 루왁에서 맛본 팥빙수 맛은 오래 기억된다. 정직한 가격에 진한 팥 맛, 푸짐한 양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다. 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는 루왁은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색다른 맛,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부족하지만 구수하고 정직한 손맛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
이곳 재료는 100%로 국산만을 고집한다. 옛날 빙수의 재료인 팥은 물론 미숫가루, 현미 쌀, 보리, 콩을 곱게 갈아 시원한 빙수에 고소한 맛을 더한다. 거기다 푸짐한 어머니의 마음을 담아 푸짐하게 퍼준다. 아이들에게 아낌없이 퍼주듯!

이곳 팥빙수 메뉴는 옛날빙수, 과일 빙수 두 가지다. 옛날빙수는 곱게 갈린 얼음 위에 팥, 현미 찹쌀과 보리, 콩 등이 섞인 미숫가루를 넣고 마지막으로 방앗간에서 직접 해온 떡을 얹어 말 그대로 옛날 방식 팥빙수다. 별다른 재료를 넣지 않았지만 고소한 미숫가루와 진한 팥만으로도 고소한 빙수가 완성된다.

과일빙수는 옛날빙수 위에 갖가지 계절 과일을 가득 얹져 내온다. 바나나, 수박, 파인애플, 키위, 사과, 자두 등 제철 과일을 빙수 컵이 넘칠 정도로 가득 넣어준다. 과일빙수를 한 번에 섞어 먹으려는 욕심을 부렸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과일을 어느 정도 비워내고서야 고운 얼음과 팥을 맛볼 수 있으니 유념하길.

루왁의 빙수는 가격이 착하다. 어르신 일자리 마련을 위해 시작된 루왁은 수익보다는 일자리가 먼저다. 많이 팔면 어르신들의 일자리가 하나하나 늘어난다. 시원하고 진한 팥빙수 한 그릇에 더위는 날려버리고 일자리는 달려온다는 생각에 더욱 의미 있는 빙수가 된다.

-주소 노동동 19-1 -전화 054)744-6088

↑↑ 품안빙수.
ⓒ (주)경주신문사


웰빙 빙수 ‘품안’
커다란 자기에 가득담긴 얼음과 건강을 생각한 다양한 재료로 인상적인 ‘품안’
‘품안’은 안부용(55) 대표가 새로움에 도전하고자 시작한 곳이다. 안 대표는 보문 토함산 식당을 20여년 이상 운영하다 2011년 카페를 열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해 건강한 빙수, 제대로 된 커피를 선보이려 도전한 것.

두 자녀와 함께 운영하는 품안은 커피 전문점이다. 하지만 여름 겨울 할 것 없이 시원하고 푸짐한 ‘품안빙수’로 더욱 유명한 곳이다.

안 대표가 운영했던 식당은 좋은 재료를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져 손님이 믿고 찾는 장소였다. 그 고집은 ‘품안’ 빙수에도 그대로 전해진다. 빙수에 들어가는 10여 가지 재료를 엄선해 푸짐하게 담아낸 사계절 웰빙 ‘품안빙수’

아삭아삭 씹히는 빙수에다 팥, 우유, 연유, 산딸기, 블루베리, 망고, 아몬드, 호두, 찹쌀떡, 곶감, 와인에 절인 무화과가 가득 들어간 빙수 한 그릇이면 건강까지 채워지는 듯하다. 빙수에 들어가는 재료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로 산딸기!

산딸기는 수확 기간이 짧아 일 년에 20여 일만 생산된다. 품안은 그 기간 일 년 치 산딸기를 모두 준비해 저장해 사용하고 있다. 빙수 재료 하나를 위해 저장 공간을 마련하고 유지하기 여간 쉽지 않다. 또한 곶감도 청도산 곶감을 사용한다. 좋은 재료를 가득 담다 보니 이곳은 사실 가격이 조금 비싸다.

‘커피숍은 자릿값’이란 말이 있다. 건강을 생각해 갖은 재료로 가득한 빙수는 자릿값을 넣지 않은 듯하다. 가격이 비싼 대신 푸짐하게 담아 3~4명이 먹기에 그리 부족하지 않을 정도니. 빙수의 아삭함과 다양한 재료의 맛이 어우러져 씹히는 식감까지 더해져 풍성한 빙수가 완성된다.

-주소 하동 583-6 -전화 054)777-1047
-동행독자 김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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