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갈빗살 점문점 ‘화산숯불’

육질 본연의 맛에 토속적 찬까지, 마음마저 풍성한 갈빗살 즐기다

이필혁 기자 / 2013년 08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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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한 갈빗살이 16가지 다양한 찬과 한 상 가득 차려져 푸짐함이 전해진다.
ⓒ (주)경주신문사


대한민국 전체로 보면 경주는 관광도시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인근 공업도시에 연계된 산업 단지 형성, 작물 재배면적, 한우 사육 두수 등 산업과 농업이 경제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복합적 도시다. 이 가운데 농업은 아직도 경주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기도 하다.

지역에서 작물을 재배하기 어려운 곳이 어딜까? 아마 천북 지역이 아닐까 생각한다. 천북 지역은 경주를 관통하는 형산강 지류에서 떨어져 있어 수량이 풍부하지 않은 지역이다. 최근 비가 오지 않는 날이 많아지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이 천북지역이다. 저수지가 말라 농사에 쓸 물이 부족할 정도니. 이렇듯 작물 재배에 어려움이 많아 경주시가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93년에 천북면 화산리를 한우 불고기 특구로 지정했다.

천북화산숯불단지는 4곳의 한우 전문점으로 시작됐고 한때는 30여 곳이 넘는 한우 전문점들이 들어서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현재는 12곳만이 남아 천북 화산숯불단지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 순박한 얼굴의 문성천 대표와 깍쟁이 같은 장혜선 부부가 함께 만들어 가는 화산숯불. 문 대표의 푸근함과 장 대표의 깔끔함이 요리에 잘 반영된다.
ⓒ (주)경주신문사


이곳 천북화산숯불단지에서 처음을 함께하고 끝을 향해 달려가는 식당이 있다. 문성천(48), 장혜선(46) 부부가 운영하는 화산숯불은 93년 한우 특구가 지정되면서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이곳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 했다. 화산숯불은 터줏대감이라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시도하는 곳이다.

처음 다양한 부위의 고기로 ‘소 한 마리 통째로’ 손님을 맞이했던 곳은 이제 갈빗살 전문점으로 변화했다. 문 대표는 고객의 입맛에 맞춰 화산숯불도 변했다며 고집보다는 맞춤을 선택했다. 하지만 재료에 대한 고집은 버릴 수 없다. 이곳은 육질이 부드러운 일등품 암소 갈비를 주로 사용한다. 70% 이상 암소를 사용하고 손님에 취향에 따라 부드러운 거세육도 판매한다.

↑↑ 갈빗살을 살짝 구워 입에 넣으면 입안에서 녹는 듯 사라진다.
ⓒ (주)경주신문사


고집은 육회에서도 엿보인다. 육회에 사용되는 부위는 함박살만 사용한다. 뒷다리 살로 맛을 낸 육회에 비해 함박살로 버무린 육회는 더욱 부드럽다. 한입 가득 넣으면 금방 녹아내릴 정도다.

이곳 육회는 함박살에 배, 간장 소스, 당근, 마늘, 청양고추, 참기름 등으로 버무려낸다. 강한 양념 대신 고기 맛을 잘 살렸다. 특히 잘게 썬 청양고추가 맵지 않게 육회의 느끼함을 잡아낸다. 화산숯불은 참숯으로 향을 더해 갈빗살 본연의 맛을 강조하고 있다. 거기다 토속적인 다양한 찬들로 조화를 이룬다.

산초, 가시오가피, 콩잎 등 16가지 이상의 토속적 찬들이 한우의 느끼함을 잡아낸다. 계절별로 찬이 바뀐다. 기본 찬에다 공깃밥에 나오는 찬까지 큰 상에도 빈자리를 찾기 어렵다. 장혜선(46) 대표가 직접 준비한 찬 가운데 가장 젓가락질을 멈추지 않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간과 천엽.

간과 천엽은 따로 주문하거나 주인장과의 친분이 있어야 서비스로 맛볼 수 있는 곳이 많다. 이곳에선 주인장과의 친분이 없더라도 간과 천엽을 맛볼 수 있다. 기본 찬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신선한 간을 서비스로 즐길 수 있는 것은 푸짐하게 퍼 주려는 주인장의 마음씨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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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는 “먼 길을 달려오는 손님이 많습니다. 차를 타고 오는 분들에게 더 많이 챙겨드리고 푸짐하게 드시고 가셔야 손님은 기름 값을 벌어가죠”

푸짐함은 된장에서도 엿보인다. 직접 담은 된장으로 맛을 내 큰 냄비에 가득 내온다. 직접 담은 된장에 다시마 무, 파 등을 넣고 뼈를 추려낸 갈비와 살을 통째로 넣어 진한 맛을 더한다. 3년 묵힌 된장으로 맛의 깊이를 더 하고 푸짐한 양으로 인심까지 더한 된장. 거기다 국수까지 말아 배를 채울 수 있는 이곳의 별미다.

좋은 재료와 푸짐함으로 사랑받는 화산숯불. 지역을 넘어 대구, 울산, 포항 등 전국에서 찾는 이들로 천북화산숯불단지와 경주를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소 경주시 천북면 화산리 411
-전화번호 054)774-0768
-동행독자 김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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