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국밥전문점 ‘용강국밥’

서민의 애환이 담긴 국민음식, 자부심으로 끓여내다

이필혁 기자 / 2013년 09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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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밥 용강국밥은 느끼하지 않은 갈금한 맛이 인상적이다.
ⓒ (주)경주신문사


서민들에게 가장 친숙한 음식은 무엇일까? 서민 음식이라면 예나 지금이나 국밥이 빠질 수 없다. 국밥에 대한 기록은 조선시대 후기 ‘규곤요람’에 처음소개 되어 있는데 기름진 고기를 장에 졸여 밥 위에다 부어 만든 것이라 한다.

국밥은 조선 말엽에 유행한 외식요리였다. 주막 등 음식점에서 많이 팔린 대중적인 음식으로 굶주린 배를 간단하면서도 든든하게 채울 수 있는 저렴한 외식이었던 셈이다. 국밥은 따로 찬을 차리는 것이 아니라 국에다 밥을 넣어 빠르게 내오니 한국의 ‘패스트푸드’라고 불릴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다 푸짐한 양까지 더해진 국밥은 격식을 차리는 이들보단 서민의 애환이 담긴 음식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서민 음식의 대표였던 국밥은 다양한 음식이 등장하며 조금씩 밀려나기 시작했다. 국밥이 그저 한 끼를 채우는 음식에서 벗어나 건강까지 생각한 요리라 자처하는 국밥 전문점이 있다. 용강동에서 작은 가게로 시작해 이젠 부산, 울진, 포항 등 전국에 분점이 개설될 정도로 인기 있는 ‘용강국밥’이다.

1997년 문을 연 용강국밥은 어려웠던 시절 ‘밥 한 끼라도 부담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김석률(53) 대표는 “개업 당시 IMF로 나라 전체가 어려웠죠. 정성으로 만든 국밥을 부담 없는 가격으로 대접하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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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면서도 들어가는 재료와 정성만큼은 고집을 부렸다. 국밥을 먹고 나면 기름기가 많아 느끼함이 남거나 고기의 잡 냄새가 느껴지는 곳이 많다. 용강국밥은 이런 기름기와 잡냄새가 거의 느껴지지 않은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국밥의 잡냄새를 없애기 위해 부재료를 넣는 대신 자체 국물만으로 잡냄새를 잡았다. 김 대표는 냉동되지 않은 신선한 고기를 두 번에 걸쳐 끓여 깔끔한 맛을 낸다. 두 번 끓이는 과정에서 핏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기름기를 제거하는 것이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며 “돼지국밥에 잡냄새가 난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생강이나 된장 등의 부재료 없이 기름기와 핏기 제거만으로도 깔끔한 국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골과 등뼈만을 사용해 국을 우려내고 있습니다. 깊은 맛은 야채나 된장을 넣으면 텁텁합니다. 기름을 많이 제거해 국물 자체에서 깔끔한 맛이 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1.수육_부드러운 수육에 특제 소스까지 더해 신선한 맛으로 다가온다.
2.전골_맑은 국물에도 얼큰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내는 전골.
3.두루치기_김 대표의 노하우가 더해져 매콤, 달콤한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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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재료로 가격을 낮추다
돼지국밥에 들어가는 고기는 보통 머리 고기를 쓰는 경우가 많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기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머리 고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갈비, 앞다리, 목살만을 사용한다. 머리 고기를 삶으면 물컹한 식감으로 고기의 씹는 맛이 덜하다며 최상품의 갈비와 앞다리, 목살만을 사용하는 것이다.

좋은 재료를 쓰면서도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은 도축장과의 직거래 덕분이다. 용강국밥은 직거래를 통해 가격을 낮추고 신선한 재료만을 사용해 깔끔한 맛으로 승부하고 있다.
‘정성으로 끓이고 노력으로 대접하면 손님은 알아준다’

김 대표는 “국밥을 하루에 한 번씩 먹는다. 먹어도 질리지 않는 요리로 기억되고 싶다”며 “내 가족에게 대접한다는 심정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좋은 재료, 정성이라는 고집은 고수하지만 손님의 입맛에 대해선 고집하지 않는다. 암퇘지만 사용하고 머리 고기 대신 갈비, 앞다리, 목살만을 사용해 깔끔한 맛을 내는 이유도 손님의 입맛 때문이다.

“변하는 입맛을 따라잡기 위해 고기 부위별로 맛을 내고 변화시켰죠. 지금도 부족한 맛을 채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객을 위해 고집을 부리는 용강국밥. 그 고집을 알아주는 이들이 있어 힘이 난다는 용강국밥에서 주인장의 자부심이 담긴 국밥 한 그릇 즐겨보기 바란다.
-주소: 용강동 1301-9번지 / 문의: 054)771-8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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