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대학교 앞 단골식당 ‘광명기사식당’

집 밥처럼··· 다양한 찌개와 볶음에 인심은 덤으로

이필혁 기자 / 2013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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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주신문사


단골집. 누구나 자주 가는 단골 음식점이 한두 곳 정도는 있다. 맛이 좋아서, 분위기가 좋아서, 인심좋은 주인장이 좋아서라는 등 이런저런 이유로 딱히 정하지 않아도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이 단골집이다.

대학가 주변. 혈기 왕성한 학생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는 단골집이 여럿 있다. 이런 단골집의 특징을 살펴보면 이색적인 맛과 분위기에 끌려 단골이 되기도 하지만 학생들이 좋아하는 단골 식당은 뭐니 해도 저렴한 가격에다 푸짐한 양까지 더해주는 곳이 최고다. 거기다 맛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

음식점이 즐비한 대학가. 저마다 개성을 뽐내며 손님들을 유혹하는 음식점 가운데 허름한 외관에다 특별할 것 없는 메뉴로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 있다. 경주대 정문에서도 멀리 떨어진 곳이라 걸어오기도 쉽지 않지만 이곳에 들러 허기진 배를 채우려던 학생들로 가득했던 곳.

이젠 대학교 학생 수가 줄어들고 간편한 패스트푸드에 밀려 단골 학생들이 줄었지만 학생들을 대신해 운전하는 이들의 단골집으로 사랑받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광명기사식당’. 김춘규(67)·윤태자(59) 부부가 23년째 운영해온 광명기사식당은 대학생들의 허기를 푸짐함과 푸근함으로 채워주는 곳이다.

경주대학교 학생들 상당수가 다른 지역에서 온 학생이었고 자취하는 학생이 많았다고 한다. 이곳은 대학교와 다소 먼 거리에 있지만 이곳까지 밥 한 끼 먹으러 오는 학생이 많았다. 물론 음식점이 없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하게 그리고 푸짐하게 집 밥처럼 내오기에 학생들의 단골식당이 될 수 있었다.

“예전엔 점심시간이 되면 걸어서, 자전거를 타고 무리 지어 오는 학생들이 많았죠. 요즘은 학생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학교 학생 수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충효동 번화가로 가는 학생들도 있고 먼 곳을 걸어오긴 힘들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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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서 밥 먹으러 오는데 많이 줘야지’
주인장의 말처럼 배고파서 오는 이들에게 푸짐하게 내어준다. 혼자와서 주문해도 꾹꾹 눌러 담은 밥 두 공기를 기본으로 내준다. 당연히 혼자라 하더라도 눈치 볼 것 없다. 주인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먹을 수 있을 때까지’ 밥을 준단다.

이곳은 찌개와 볶음 위주의 한정식을 기본으로 내오는 곳이다. 한정식을 기본으로 하는 식당은 2~4명이 함께 식사해야 이윤이 많이 남는다. 기본으로 나가는 찬에 조금만 더 얹어 내오면 되기에 혼자 오는 손님을 그리 반기지 않는다. 이곳은 혼자 오는 손님이 많다. 특히 운전하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에 함께 오기는 쉽지 않다.

“혼자와도 좋고 놀러 와도 좋죠. 이곳까지 와서 밥 먹으로 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비싼 돈을 내고 음식을 먹은 후에 기분 나쁜 곳이 있는가 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먹고 다시 찾고 싶은 곳이 있다.

↑↑ (왼쪽위부터)낚지볶음, 돼지볶음,돼지찌게,된장찌게
ⓒ (주)경주신문사


광명기사식당은 후자에 속하는 곳이다. 된장찌개 5000원, 돼지찌게, 돼지 볶음, 낙지, 오징어, 돼지+낙지 볶음 6000원. 처음 2500원이었던 음식 가격이 이젠 5000원, 6000원으로 올랐지만 푸짐하게 담아주는 인심은 그대로다.

이곳의 푸짐함과 푸근함은 농사꾼의 마음에서 나온다. 김 대표는 사과 농사 짓다 식당을 운영해서일까? 메뉴 하나하나에 농사짓는 넉넉한 농사꾼의 마음이 전해진다. “무슨 일이든 쉬운 것이 없죠. 식당일이 힘들지만 나를 보고 찾아오는 손님을 볼 때면 보람은 더 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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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꾼이었던 주인장은 재료 하나마다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된장, 고추장을 직접 담고 채소도 직접 기른 것들을 사용한다. “처음 시작해서 지금까지 저희 어머님께서 직접 된장과 고추장을 담아 주시고 채소도 직접 기른 것을 사용합니다. 어머님이 연로하셔서 직접 기른 채소가 줄었고 된장, 고추장 담기도 쉽지 않죠”

손님이 많을 땐 사서 쓴다는 무뚝뚝하고 솔직한 말투에서 정감이 느껴진다. 밥 많이 주고 된장, 고추장 등을 직접 담은 재료로 집 밥처럼 푸짐하게 차려 내오는 곳.

“언제까지 이 일을 할진 모르겠지만 하는 동안은 제대로 해야지”라며 푸짐한 한 상을 내어 오는 광명기사식당. 광명기사식당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인심을 만날 수 있어 기분 좋아지는 곳이다.

-주소: 광명동 367-2번지 -문의: 054)748-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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