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동국대학교 단골집 철판볶음밥 전문점 ‘미스터 딴또딴또’

많이많이… 다양한 메뉴를 ‘골라먹고’ ‘저렴하게’

이필혁 기자 / 2013년 11월 01일
공유 / URL복사
ⓒ (주)경주신문사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그대로 남아있는 식당이 있다면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허기지고 용돈이 궁했던 학생 시절의 식당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면 추억은 더욱 생생해진다. 거기다 그 주인장 그대로 변함없는 맛을 유지하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유행에 민감한 대학교 앞에서 12년 동안 학생들의 밥집으로 묵묵히 지키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미스터 딴또딴또’, ‘미스터 딴또딴또’는 철판에서 바로 만들어낸 볶음 요리와 피자, 스파게티, 거기다 떡볶이 등 다양한 메뉴로 학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곳이다.

ⓒ (주)경주신문사
항상 그곳에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이 있다. 음식점 또한 마찬가지다. 하루에도 몇 개씩 생겨나고 사라지는 음식점 중에서 한 곳에서 오랜 기간 영업을 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유행에 민감한 대학가에서 긴 생명력을 유지하기란 어렵다. 미스터 딴또딴또는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프렌차이즈, 새로운 메뉴로 고객을 유혹하는 음식점 가운데서도 오랜 기간 학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곳은 12년 전 동국대 앞 성건동에 문을 연 철판볶음밥 전문점이다. 30~50년이 넘는 음식점이 즐비한 경주에서 이곳은 그리 오래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학생들의 입맛을 충족시킨, 성건동 지역에선 가장 오래된 음식점이다.

오종호(46), 김지은(42)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학생들의 배고픔을 채워주기 위해 시작된 곳이다. 동국대를 졸업한 오 대표는 자신의 경험이 딴또딴또의 밑바탕이 되었다. “대학 시절 자취하며 항상 배고팠죠. 저렴한 가격에 배불리 먹고 싶었던 대학 시절을 생각하며 음식점을 열었습니다”

ⓒ (주)경주신문사
‘아저씨, 많이 주세요’
‘미스터 딴또딴또’, 재밌는 상호다. 오 대표에게 의미가 궁금해 물어보니 ‘그냥 재밌게 지었다’라고 말한다.

“혈기 왕성한 학생들이 오면 항상 ‘아저씨 많이 주세요’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곤 했죠. 그래서 미스터란 영어에다 ‘많이많이’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딴또딴또’를 합성해 미스터 딴또딴또라 지었습니다”

상호가 의미하듯 이곳은 골라먹는 ‘재미’와 저렴하면서 푸짐한 ‘많이’가 공존하는 곳이다. 철판 볶음 전문점으로 시작한 이곳은 스파게티, 떡볶이, 떠먹는 피자 등 40여 가지 메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학생들과 대화하며 좋아하는 메뉴를 하나하나 늘리다 보니 종류가 많아졌다고 한다.

음식 종류가 많으면 손님은 선택의 폭이 넓지만 음식을 만드는 입장에선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니다. “학생들은 골라 먹는 재미가 있어야 좋아합니다. 기본 바탕에다 재료만 조금씩 달리해 만들면 되니깐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조금 힘들더라도 학생들의 입맛을 맞춰야지요”

이곳은 12년의 세월 동안 가격 변동이 거의 없다. 제일 많이 오른 가격이 1000원일 정도다. 대부분 500원 정도 인상됐다. 물가는 오르고 인건비가 올라 어렵지만 어쩔 수 없다. 용돈이 부족한 학생들이 먹는 음식이라 가격을 함부로 올릴 수 없어서다.

오 대표는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직접 음식을 만든다. 음식을 직접 만드는 데는 단순히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다. 한결같은 맛을 위해 주방을 지키고 있다. “주방장이 바꿔서 맛이 없어졌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요리를 멈출 수 없죠”

오 대표 부부는 이 곳을 운영하며 한 가지 버릇이 생겼다. 대구, 부산 등 새로운 음식이 있다면 열일을 제쳐두고 어디든 찾아간다. 유행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유난히 성건동 지역은 오래된 음식점이 거의 없다.

그 이유는 유행에 민감한 학생들의 입맛을 충족시키지 못해서다. 딴또딴또는 유행을 따르면서도 이곳만의 특색을 지키고 있다. 딴또딴또는 저렴한 가격에다 음료를 무료로 무한으로 푸짐하게 내주고, 다양한 메뉴로 학생들을 맞이한다.

거기다 음식을 직접 만드는 고집을 부린다. 기본 소스는 물론 김치까지 직접 담가 사용한다. 작은 것하나 직접 요리한다는 것은 요리하는 사람의 고집이 꽤 필요한 일이다.

그 고집을 알아주지 않아도 ‘맛있거나 맛없거나 남기지 않고 다 먹어주면 그걸로 만족’한다는 ‘미스터 딴또딴또’. 이곳에서 남기지 않고 한 그릇 뚝딱 비워보기 바란다.
-주소: 성건동 680-2번지-문의: 054)774-7177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