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한우곰탕국밥 전문점 ‘류가네 곰탕’

우리 입맛엔 한우가 제일, 곰탕! 슬로우 푸드로 완성되다

이필혁 기자 / 2013년 11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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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툼한 한우 식감을 즐길 수 있는 ‘류가네’(좌), 류가네 곰탕(우)
ⓒ (주)경주신문사


한 통의 전화가 울린다. 맛집에 소개되고 싶다며 독자가 직접 걸어온 전화였다. 맛보지 못한 곳이었기에 확답은 건네지 않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몇 주가 지나도 그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자신이 만든 요리에 자부심을 드러낸 말투에서 내심 궁금증이 생겼다. 며칠이 지나도 기억에서 떠나지 않던 목소리를 찾아 들린 곳이 ‘류가네 곰탕’이다.

‘류가네 곰탕’은 호텔 한식분야에서 10여 년간 근무한 류대협(37) 대표가 운영하는 곰탕 전문점이다. 호텔에서 근무하며 자신만의 음식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에 3년 전 비좁은 골목 안 작은 곰탕 전문점을 열었다.

↑↑ 한우사골곰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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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전문점
류가네 곰탕은 흔히 알고 있는 곰탕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곳 곰탕 육수는 설렁탕 마냥 흰색을 띠고 있다. 고기를 넣어 끓여낸 곰탕은 맑은 육수가 특징인데 사골만을 넣어 끓인 흰색의 설렁탕 모습을 하고 있다.

곰탕과 설렁탕의 차이는 재료에 있다. 곰탕은 양지 등의 고기를 넣어 끓여내 맑은 색을 띠지만 설렁탕은 사골과 뼈를 고아내 뽀얗게 만든다.

이곳 곰탕은 곰탕이라고 하기엔 뿌옇고 설렁탕이라고 하기엔 맑은 편이다. 맛도 뼈를 곤 설렁탕 특유의 고소한 맛에다 큼직한 한우를 넣어 곰탕의 식감까지 살리고 있다.

사용되는 재료나 조리법이 조금씩 달라 이것이 곰탕, 저것이 설렁탕이라고 명확히 구분하기 쉽지 않다. 이곳은 곰탕의 식감에 설렁탕의 구수함을 더해 주인장만의 색깔로 요리한 곳이다.
많고 많은 음식 중에서 곰탕 전문점을 운영하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 류가네 곰탕의 류대협, 이민애 대표. 동갑내기 부부는 알콩달콩 곰탕을 끓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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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가지 수의 음식은 먹으면 푸짐하게 느껴지지만 먹고 나면 무엇을 먹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죠. 한가지의 메뉴라도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어 제대로 대접해 드리고 싶은 마음에 곰탕 전문점을 시작했습니다”

류가네 곰탕은 한우만을 고집하고 있다. 류 대표는 아무리 좋다는 재료를 써도 한우로 끓인 곰탕과는 비교되지 않는다며 우리 입맛엔 우리 한우가 제일이라 말한다. 이곳 곰탕 재료는 지역 브랜드인 천년한우와 다른 지역 한우를 반반씩 섞어 끓인다.

“한우마다 특성이 있습니다. 진한 맛과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 지역 한우에다 다른 지역 한우를 함께 끓이고 있습니다” 곰탕은 36시간 정도 끓여낸 육수에다 양지, 목심, 앞다리 등의 고기를 넣어 맛을 낸다.

↑↑ 1 한우떡갈비정식-한우의 씹는 맛을 느낄 수 있는 떡갈비. 2 한우수육-두껍게 썰어 식감을 살린 수육. 3 한우 우거지국밥-곰탕과 함께 인기 메뉴인 우거지 국밥. 우거지 국밥은 한우 육수와 직접 만든 된장, 우거지, 채소로 깊은 맛을 더했다.
ⓒ (주)경주신문사
곰탕은 고기 맛이 나야!
류가네 곰탕은 한우로 끓인 육수에다 두툼하게 썬 고기를 넣어 진한 곰탕을 완성한다. 고기 육즙이 느껴질 정도로 크게 썰면 얇게 썬 고기보다 양이 늘어나게 마련이다.

8000원이라는 가격에 한우 육수, 두툼한 고기까지 내기 위해서 한우 가공공장에서 직접 구매해 가격을 낮추고 부부가 직접 요리하고 운영해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

“좋은 고기만을 사용한다고 해서 곰탕 맛이 나는 건 아닙니다. 오래 끓여낸 육수에다 고기가 더해져야 진한 곰탕을 느낄 수 있죠. 작은 것부터 줄여야 손님에게 푸짐하게 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직접 요리하고 있습니다”

곰탕은 좋은 뼈를 골라 손질하고 오랜 시간 끓여야 하는 슬로우 푸드라 할 수 있다. 뼈를 끓여 내놓는 것 같지만 그만의 노하우가 있어야 진한 곰탕이 완성되는 것이다.

곰탕과 설렁탕의 장점을 더한 ‘류가네 곰탕’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슬로우 푸드다. 이곳은 곰탕 매력을 미처 알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류가네는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게 만들었다.

수화기 넘어 들려왔던 당당했던 말투를 이해할 수 있었던 ‘류가네 곰탕’. 이곳에서 자부심으로 끓여내고 정성으로 대접하는 뜨끈한 곰탕 한 그릇 맛보길 바란다.

-주소: 성동동 204-3번지-문의: 054)772-7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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