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닭 샤브샤브 전문점 ‘아리랑’

담백함↑ 퍽퍽함↓… 닭 샤브샤브에 백숙과 녹두죽 더해져

이필혁 기자 / 2013년 1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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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주신문사


새로웠다. 닭 가슴살을 샤브샤브 재료로 사용한다는 것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곳이 있다. 닭 샤브샤브만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백숙과 녹두죽으로 채워주는 곳. 새로움을 찾아 간 곳이 보문 입구에 위치한 아리랑이다.

이곳은 지난해 문을 열었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요리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바로 닭 샤브샤브. 샤브샤브는 팔팔 끓는 국물에 아주 얇게 썬 고기를 살짝 익혀 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다.

일본 요리인 샤브샤브 어원은 ‘살짝살짝, 찰랑찰랑’이라는 일본어 의태어다. 일설에는 13세기 칭기즈칸이 맹위를 떨치던 시절 투구에 물을 끓여 즉석에서 양고기와 채소를 익혀 먹던 요리가 일본으로 건너가 샤브샤브로 발전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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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브샤브의 재료는 대부분 쇠고기를 사용하는 데 반해 이곳은 닭, 그중에서도 가슴살만을 사용하고 있다. 김병욱(57) 대표가 지난해 문을 연 아리랑은 새로운 음식 재료로 관광도시 경주를 알리기 위해 시작됐다. 김 대표는 30년간 관광공사에서 근무하고 퇴직했다.

관광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가 음식전문점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것 역시 관광 때문이었다. “관광 관련 일을 하면서 보람된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먹거리도 하나의 관광상품이라 생각합니다”

경주를 찾는 이들에게 지역에서 생산되는, 기억에 남는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고자 샤브샤브전문점을 열었다. 그의 말처럼 지역에서 생산되는 닭, 그중에서 토종닭만을 사용하고 색다른 닭 샤브샤브로 경주 알리기에 나섰다.

이곳은 8개월 이상 키운 토종닭만을 사용한다. 흔히 치킨집에서 사용되는 닭은 생후 1개월에서 2개월 정도 자란 닭이 대부분이라며 닭 샤브샤브에 쓰일 정도의 가슴살을 만들려면 오랜 기간 키워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지역은 한우 사육 농가가 많은 곳이지만 양계농가도 많은 지역입니다. 지역에서 키운 토종닭으로 메뉴를 만들었습니다. 지역에서 직접 키운 닭을 사용해 지역 특색을 알릴 수 있는 음식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닭가슴살은 지방함량이 거의 없고 단백질이 풍부하며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많이 사용된다. 가슴살 맛은 담백하지만 많이 가열하면 고기가 퍽퍽해진다.

오래 가열하지 않고 살짝 데치는 샤브샤브로 담백한 맛은 살리고 퍼석한 맛을 줄인 것이 이곳 샤브샤브의 특징이다. 색다른 재료이지만 먹는 방법은 여느 집과 같다. 닭발과 무 등의 채소로 끓인 육수에다 닭가슴살을 살짝 익힌 후 직접 개발한 간장 소스와 채소를 곁들여 먹어야 제대로 된 닭 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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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코스 요리 전문점
아리랑은 닭샤브샤브 전문점이다. 샤브샤브 전문점을 들릴 때마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엔 조금 부족하다는 점이다. 물론 샤브샤브를 먹은 후 칼국수와 볶음밥 등을 내어오긴 하지만 든든히 먹는다는 느낌은 부족했다.

이곳은 닭 가슴살 이외에도 백숙과 녹두죽을 코스로 내온다. 토종닭 한 마리에서 나온 닭가슴살은 샤브샤브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인삼과 황기, 녹두 등을 넣어 푹 삶은 백숙을 내어준다. 거기다 육수에다 녹두를 넣은 죽으로 부족했던 배를 채우기엔 그만이다.

관광지에서 그저 한 끼 때우는 음식이 아닌 경주를 다시 찾게 하는 곳,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음식으로 경주를 알리고 싶다는 아리랑. 아리랑에서 색다른 닭 샤브샤브를 즐겨보기 바란다.

-주소: 보문동 33-77번지(숲머리 먹거리촌)
-문의: 054)777-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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