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두부전문점 ‘화산 손두부’

경주산 콩으로 승부…신선함과 영양까지

이필혁 기자 / 2013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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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주신문사


지역에는 콩을 주재료로 요리를 만들어 내는 음식점이 여럿 있다. 순두부, 청국장, 된장, 두부, 콩국, 콩국수, 콩비지, 콩 스테이크 등 콩 하나로도 다양한 요리가 완성된다.

요리의 종류가 많아 콩을 이용한 음식점이 많은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다. 지난해 콩 가격이 올라 국산 콩을 쓰는 곳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비싼 가격 때문에 국산이 아닌 수입 콩을 쓰는 곳이 늘어났다는 후문이 들리기도 했다.

기자는 문득 콩을 요리하는 음식점 가운데 국산, 그것도 지역에서 나는 콩만으로 요리를 만드는 곳은 없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 궁금을 찾아 떠난 곳이 두부 전문점 ‘화산 손두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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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북면에 위치한 ‘화산 손두부’는 화산리에서 농사를 짓는 최청림(52) 대표가 운영하는 곳이다. 최 대표는 고향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로 음식을 만들려는 마음에서 두부 전문점을 열었다.

“화산에서 농사를 짓다 보니 농민의 땀이 담긴 농작물의 소중함을 잘 알죠. 100% 국산 콩, 그것도 지역에서 나는 콩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화산 손두부’는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두부를 완성해 가는 곳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콩 수량이 그리 많지 않아 많은 양의 두부를 만들어 내기 어렵다. 그래서 이곳은 매일 일정량의 두부만을 만들어 낸다.

많이 만들어 재고를 남기기보다는 매일매일 만들어 적게 팔더라도 신선한 두부를 내놓기 위해서다. 두부를 만드는 과정은 여느 두부 전문점과 다르지 않다. 먼저 콩을 불린 후 불린 콩을 맷돌에 갈아 낸다. 간 콩을 끓는 물에 40여분 정도 저으며 끓여낸 콩물을 짜내면 두유가 완성된다.

두유는 적당한 온도의 간수를 넣으면 응고되면서 두부가 완성된다.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이는 과정이지만 최 대표는 일정한 맛과 모양의 두부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간수 온도, 콩의 양, 시간 등을 맞추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할머니, 어머니가 만들던 두부를 생각하면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이지만 정량화된 두부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아 배우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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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두부를 이용한 모두부, 두부 김치, 손두부찌게, 콩국수, 두부구이 등을 내온다. 이 가운데 모두부와 콩국수가 인기 있는 메뉴다. 하루 20모 정도만 판매하는 모두부는 지역 배추와 고추를 사용해 직접 담은 김치로 맛을 더한다.

모두부와 더불어 이곳이 별미는 바로 콩국수. 그중에서 온 콩국수는 여름에만 즐기던 콩국수를 겨울에도 즐길 수 있게 했다. 콩국수를 주문하면 불린 콩을 주문과 즉시 바로 갈아 콩국수를 완성해 낸다.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바로 만든 콩국수의 신선함이 느껴진다.

화산숯불단지에는 10여 곳이 넘는 한우 전문점들이 옹기종기 모여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여럿이 모여 한우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두부 전문점 ‘화산 손두부’가 이곳에서 경쟁력을 갖추긴 쉽지 않다.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유동인구가 그리 많지 않은 화산숯불단지에서 틈새시장 공략 하나로만으론 영업장을 유지하긴 어렵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두부 전문점을 고집하는 것은 지역 농산물의 경쟁력이다.

사실 이곳은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고 여타 두부 전문점과의 특별한 차이점을 발견할 수는 없는 곳이다. 그럼에도 ‘맛과 멋’이 찾아간 이유는 고집스럽게 지역 농산물을 사용하는 최 대표의 고집 때문이다.

지역에서 농사를 지으며 농민의 어려움을 잘 아는 그는 지역의 농산물을 이용한 요리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콩, 배추, 고추 등 지역 농산물로만 요리하려는 고집을 부리는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곳이다.

-주소: 경주시 천북면 화산리 142-2번지
-문의: 054)774-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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