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돈가스 전문점 '하나미'

바삭한 부드러움,
돈가스로 즐기는 정직한 맛

경주신문 기자 / 2014년 0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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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주신문사


예전 만남의 장소로 가장 선호하던 곳은 어딜까? 지금이야 친구들과 연인들이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카페나 음식점 등 다양한 공간이 많지만 예전에는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못했다.

수많은 커피전문점이 들어서기 전에는 ‘신라백화점 앞’이나 ‘경주역 앞에서’ 등 길가에서의 만남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에게 경양식집은 추억이 남아있는 장소다.

따뜻한 수프로 속을 달래고 나이프와 포크로 서툰 솜씨지만 나름 멋을 부리며 ‘칼질’하던
돈가스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외식이었고 경양식집은 편안한 만남의 장소 중 하나였다.

지금도 돈가스를 주메뉴로 영업하는 곳은 여럿 있다. 대신 경양식이 아닌 돈가스 전문점들로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돈가스 전문점들은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곳, 정통 일식을 추구하는 곳, 푸짐한 양과 크기, 때론 세련된 분위기로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다.

지역에 많은 돈가스 전문점을 다닐 때마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 바삭한 돈가스를 기대했다가 딱딱한 빵가루에 입천장이 헐기도 했고 큰 크기에 유혹돼 다 먹지도 못하고 나온 적도 부지기수였다. 또 퍽퍽하고 기름기를 머금은 고기로 ‘칼질’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돌아선 적이 많았다.

각기 다른 개성을 뽐내지만 아쉬운 점이 있었기에 음식점을 소개하면서 돈가스 전문점을 소개하지 못해 아쉬웠다. 이런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채워줄 돈가스 전문점이 있다. 일본식 돈가스가 아닌 경주 돈가스 전문점을 외치는 ‘하나미’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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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미’는 김영석(47) 대표가 지난해 문을 열었다. 개업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신생 가게지만 김 대표가 튀겨낸 돈가스에는 노련미가 흐른다. 2000년 대구에서도 생소한 돈가스 전문점을 열고 5년간 성업한 노하우 덕분이다. 잠깐의 외도(?)를 뒤로하고 제일 잘할 수 있는 돈가스를 무기로 경주에서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돈가스 맛을 평가하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다. 재료의 신선함, 고기의 두께, 양, 양념 등 개인마다 선호하는 돈가스엔 차이가 있다. 선호하는 부분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돈가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빵가루라 생각한다.

겉면에 묻힌 빵가루가 알맞은 온도에 튀겨져 부드러운 바싹함이 전해져야 한다. 이곳은 빵가루를 받아 쓰지 않고 직접 갈아 사용한다. 그날 만든 식빵을 구입해 냉동 보관 후 직접 갈아 빵가루를 만든다. 기름에 튀긴 돈가스는 기름이 묻어나기 마련. 이곳 돈가스는 직접 만든 빵가루를 기름에 튀겨 기름이 그리 많이 묻어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생 빵가루에 수분이 거의 없어 튀겨도 기름이 적게 묻어난다며 느끼하지 않음을 강조했다. 돈가스 재료는 얼리지 않는 등심과 안심을 사용한다. 그리고 특이하게 고기를 두드리지 않는다. 돈가스에 사용되는 고기는 부드럽게 하거나 모양을 만들기 위해 흔히 방망이를 사용해 두드린다.

이곳은 얼린 고기를 두드려 모양을 잡는 것이 아니라 얼리지 않은 고기를 처음부터 형태를 잡아 손질한다. 고기의 부드러움과 식감을 살리기 위해 힘줄과 비계 등 질긴 부분을 모두 제거해 사용한다.

김 대표는 “두드려 크기를 늘리고 부드럽게 하는 것보다 식감을 살리기 위해 얼리지도, 두드리지도 않고 있다”며 씹히는 맛의 기본을 강조했다. 그가 강조한 기본은 육질에서 나타난다. 얼리지 않은 두툼한 돈가스는 탱탱함이 느껴진다.

많은 돈가스 전문점에서 빵가루의 딱딱함, 얼린 육질에 한 번이라도 실망했다면 ‘하나미’에서 생 빵가루의 고소함과 부드러움을 살리고 얼리지 않은 육질로 맛을 낸 돈가스를 즐겨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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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가스 정식
-돈가스와 우동이 곁들어진 돈가스 정식 빵가루의 색이 탁해 오래된 기름을 사용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생 빵가루에 우유가 들어있어 조금만 튀겨도 색이 어둡게 난다”면서 “오래된 것인지 아닌지는 먹어보면 금방 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오래된 기름 특유의 냄새가 느껴지지 않는다. 바삭하고 부드러운 빵가루 식감의 잘 드러난다.

-카레가스 일본식 카레를 사용해 흔히 보는 노란 카레가 아닌 조금은 누런색이 특징인 카레가스. 카레에 육류를 사용하지 않고 양파와 마늘만을 넣어 깔끔하다.

-치즈롤가스 햄 치즈롤, 깻잎 치즈롤, 김치 치즈롤의 세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는 롤가스

-안심가스 부드러운 육질의 안심 돈까스는 여성들과 아이들에게 인기 있다.

-로스가스 고소하고 부드러운 생 빵가루에 등심으로 만든 로스가스. 얼리지 않아 탱탱한 육질이 전해진다.

-초밥정식 초밥에 들어가는 재료는 시장에서 문어와 새우 등 재료를 직접 구매해 신선함이 배가 된다.

-주소: 경주시 봉황로 32번지
-문의: 054)774-8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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