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낙지전문점 ‘할매낙지’ - 넉넉한 ‘할매표 낙지’에서 푸짐하게 즐겨보자

이필혁 기자 / 2014년 0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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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할매낙지의 실속있는 한상.(우)성건동에 위치한 할매낙지 전경.
ⓒ (주)경주신문사


‘지친 소에게 낙지 2~3마리를 먹이면 벌떡 일어난다’는 말이 있듯 낙지는 보양식으로 인기 있는 메뉴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으며 타우린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남성 건강에 특히 좋다고 알려졌다.

낙지를 찾아 도착한 곳은 지역에서 오래도록 낙지 하나로 손님 입맛을 유혹한 ‘할매낙지’다. 이곳은 낙지 요리 1인분에 6000원에서 7000원, 산낙지 요리를 1만 4000원에 제공해 착한 단골가게로 소문난 곳이다. 물론 착한가게업소에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할매낙지는 성건동에 위치한 낙지전문점이다. 산낙지 볶음을 비롯해 산낙지 전골, 불고기와 낙지가 주재료인 불낙전골 등 다양한 낙지 요리로 손님을 맞이한다.

할매낙지의 주 고객은 일주일에 2~3번 이상 오는 단골이 대부분이다. 할매낙지를 운영하는 조혜숙(49) 대표는 착한가게 선정이 왜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냥 장사했을 뿐인데 자주 오는 손님이 추천해준 것 같아요. 그냥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손님에게 낸 것뿐입니다”

이곳은 25년 가까이 낙지 한가지 메뉴를 고집해 온 곳이다. 이곳을 찾는 이들의 연령대는 다양하다. 40~50대 손님이 가장 많지만 인근의 대학생을 비롯해 80대까지 다양하다.
“한 가지 메뉴로 20년 이상 해오긴 쉽지 않죠. 가게도 옮기지 않고 한 곳에서 장사하다 보니 세월 묵은 것이 표시 납니다”

조 대표는 단골손님이 많고 오랫동안 가게를 이어온 비밀이 없다고 한다. “굳이 밝히자면 낙지 전문점은 무조건 좋은 낙지를 구해와 대접하는 게 최고의 비법입니다. 제대로 된 재료에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있는 양념으로 맛을 내면 그만이죠”

이곳은 보기만 좋은 음식이 아닌 먹기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곳이다.
재료의 맛을 내기 위한 양념 주재료 고추는 조 대표의 고향인 박달에서 직접 공수해 사용한다. “재료비 계산만 한다면 값싼 고추를 사용하겠죠. 계산이 안 나오니깐요. 하지만 재료 그대로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 계산은 하지 않아요”

↑↑ 할매낙지 조혜숙 대표는 떳떳한 요리를 손님에게 제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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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많이 팔아야 한다
할매낙지는 10년 전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낙지 가격은 10년 전 보다 2배 이상 오르고 인건비, 재료비 등 가격 빼곤 다 올랐다지만 이 가격만은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가격이야 당연히 올리고 싶죠. 장사니깐 가격을 올려 이윤을 많이 남기는 게 당연하죠. 하지만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저 혼자 살자고 가격을 올리면 이곳을 찾는 손님을 힘들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조금 힘들어도 손님들이 많아 찾아 주고 많이 팔면 저희도 남으니 그걸로 만족합니다”

하지만 조 대표는 많이 팔아도 세금으로 힘들다며 기자에게 아쉬움을 토로했다.
“손님에게 돌려주려고 싸게 해서 많이 팔지만 다른 곳에서 가져가는 것 같아 속상해요. 손님에게 돌아가야하는데 말이죠”

이곳 낙지 요리를 주문하면 주메뉴를 제외하고 6가지 정도의 찬이 차려진다. 화려한 상보다는 실속있는 상차림이다.

반찬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만들지 않고 하루 쓰일 정도의 양을 준비한다. 재료가 부족하면 바로 만들어 다시 쓰지 않도록 하고 있다. “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떳떳하게 내고 당당하고 팔고 싶었습니다. 오래된 찬을 제가 먹지 않는데 어떻게 손님에게 내겠어요”

조 대표는 산낙지 공급이 많지 않아 좋은 재료를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낙지는 대부분 국산을 쓰지만 물량이 부족할 땐 어쩔 수 없이 중국산을 쓴다며 묻지도 않는 말을 떳떳하게 밝혔다.

“원산지를 표시할 땐 무조건 중국산으로 써 놓습니다. 국산을 쓰지만 한 번이라도 중국산을 쓰면서 국산이라 하는 것은 손님을 속이는 겁니다. 단골들이 이런 마음을 알아줘 고맙죠”

당장에라도 가격을 올리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 털어놓는 할매낙지. 착한 가게는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장사하는 곳이 아니라 모두의 이익을 위해 조금의 희생을 감수하는 공동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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