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커피전문점 ‘루왁’ - ‘젊은’ 사장들이 만들어 가는 행복 담은 커피

이필혁 기자 / 2014년 03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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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주신문사


많은 커피 전문점 중에서 삶의 세련미는 조금 부족할지라도 노련미가 넘치는 곳이 있다. 60~70대 젊은 사장들이 만들어가는 ‘루왁’ 커피가 바로 그곳이다.

영업하는 곳은 이윤이 목적이다. 오늘 소개할 곳은 목적이 일자리에 있는 곳이다. 이곳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니어클럽에서 시장형 사업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루왁 커피는 일단 가격이 저렴하다. 수익이 목적이 아니라 일자리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 커피전문점으로는 유일하게 시에서 지정하는 ‘착한 가게’로 이름을 올린 곳이다.

루왁은 16명의 60~70대 어르신들이 일한다. 이들은 루왁의 종업원이 아니라 모두가 사장이다. 루왁은 이익이 남으면 직원들에게 돌아간다. 이곳 직원들이 모두 사장이니 당연히 이윤도 이들 모두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면 일한 만큼 수익을 가져가고 거기다 수익으로 더 많은 사장이 일 할 수 있는 곳이 루왁이다.

어르신 일자리 마련을 위해 시작된 루왁은 수익보다는 일자리가 먼저다. 많이 팔면 어르신들의 일자리가 하나하나 늘어난다. 이곳 직원들은 단순한 종업원이 아니고 이곳은 단순한 일터가 아닌 셈이다.

이곳은 테이크 아웃 커피를 단돈 1000원에 판매한다. 또한 다른 커피 종류와 팥빙수, 생과일 쥬스, 단팥죽 등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저렴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루왁은 커피와 생과일 주스, 쿠키, 샌드위치, 허니브레드 등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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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서 여름엔 팥빙수, 겨울엔 호박죽과 단팥죽이 인기다. 어르신들이 직접 삶아 내놓은 진한 맛이 일품이다. 대추차도 세번 이상 직접 달여 판매해 카페에 들어서면 커피 볶는 향과 대추 끓인 향이 진하게 퍼진다. 팥빙수는 팥을 직접 끓이고 떡도 떡집에서 직접 맞춰 건강을 더했다.

특히 미숫가루는 쌀 현미, 보리, 콩 등 100% 국산을 사용한다. 색다른 맛,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부족하지만 구수하고 정직한 손맛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

이곳 재료는 100% 국산만을 고집한다. 옛날 빙수의 재료인 팥은 물론 미숫가루, 현미 쌀, 보리, 콩을 곱게 갈아 시원한 빙수에 고소한 맛을 더한다. 거기다 넉넉한 어머니의 마음을 담아 푸짐하게 퍼준다.

팥빙수 메뉴는 옛날 빙수, 과일 빙수 두 가지다. 옛날 빙수는 곱게 갈린 얼음 위에 팥, 현미 찹쌀과 보리, 콩 등이 섞인 미숫가루를 넣고 마지막으로 방앗간에서 직접 해온 떡을 얹어 말 그대로 옛날 방식 팥빙수다.

별다른 재료를 넣지 않았지만 고소한 미숫가루와 진한 팥만으로도 고소한 빙수가 완성된다. 이곳이 저렴한 가격을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손맛’에 해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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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원두를 직접 블랜딩 한다. 루왁이 착한 가격으로 커피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케냐, 만델리, 안티구아, 예가체프 등 여러 원두를 이곳에서 직접 블랜딩하기 때문이다. 질 좋은 커피를 직접 블랜딩해 중간 유통 과정을 없앴다. 또한 어르신들의 노련미 넘치는 경험으로 삶아낸 팥, 3번 끓인 대추차 등은 손맛을 고집하고 있다.

루왁 최준혁(30) 점장은 16명의 사장들이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들에게 커피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르신들 모두가 사장이란 생각으로 일을 즐깁니다. 사장님들의 일하고자 하는 열정, 배우려는 열정이 가득한 곳이 루왁입니다. 이곳은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니라 모두에게 나눔을 팔고 행복을 팔면서 열정을 얻어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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