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일식전문점 ‘魚心<어심>’-젓가락 놓을 시간이 없다… ‘어심’에서 헤엄치는 미각

이필혁 기자 / 2014년 0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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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생선초밥. 2우동. 3메밀. 4메밀국수. 5캘리포니아 롤. 6돈가스.
ⓒ (주)경주신문사


도심의 극장가 주위에 위치한 ‘어심’ 일식전문점은 언 뜻 새로 생긴 가게처럼 느껴진다. 인구 유동이 많은 곳에 그리고 일식전문점이라는 간판을 걸어놓고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돈가스, 우동, 그리고 메밀국수를 주메뉴로 영업하고 있으니 좀처럼 오래된 곳이라 느껴지지 않는다.

조금 무뚝뚝해 보이는 박용식(51)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다 이곳이 20년 된 가게라는 말에 놀란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건너편 건물에서 영업하다 몇 년 전 이곳으로 자리를 옮긴 것 뿐이란다. 이곳 상권은 최근 좋아졌다. 바로 옆에 극장이 들어서면서 손님이 부쩍 늘어났다.

“예전엔 이 골목 자체가 많이 죽었었죠. 최근엔 지나는 손님이 많아지며 덩달아 이곳을 찾는 손님도 많아졌습니다. 오래 하다 보니 이런 날도 오고 이런 기회도 찾아오네요”

↑↑ 가게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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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심은 초밥이 전문인 일식 가게다
20년 전 일식전문점을 시작할 당시 지역에서 초밥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흔하지 않았다. 지역에는 한 곳을 지키며 오랫동안 영업해 온 식당들이 많다. 하지만 시내에서 그것도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이 많은 곳에서 오랫동안 골목을 지켜오기는 쉽지 않다.

오랫동안 한 곳을 지켜 올 수 있었던 비법이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박 대표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오래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거기다 제가 좋아하니깐 오래 할 수 있는 거죠”

이곳이 오랫동안 한 곳을 지킬 수 있었던 이유를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우선 가격이다. 어심은 초밥 1인분(10pcs)을 5000원에 내놓는다. 초밥 하나에 500원 정도면 웬만한 대형마트에 미리 만들어 놓은 초밥 가격이다.

10년 전 4000원에 판매했다고 하니 10년 동안 1000원이 오른 셈이다. 음식을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는 것은 인건비를 줄였기 때문이다. 그는 작은 음식점은 인건비가 가격 상승의 주 요인이라며 인건비 싸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곳은 주방장이 따로 없다. 박 대표와 그의 부인이 직접 요리하며 가게를 운영해 가격을 낮추고 있다. 초밥은 새우와 광어, 연어 등이 주재료다. 재료는 중앙시장에서 매일 매일 직접 가져다 쓰고 있다. 초밥 맛을 좌우하는 데는 신선한 회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잘 지어진 밥이 더욱 중요하다. 이곳은 초밥용 밥을 오전과 오후 솥밥으로 지어낸다.

↑↑ 박용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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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쌀을 사용하고 여기다 솥밥으로 지어 윤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초밥용 쌀은 경주에서 생산된 쌀을 사용한다. 지역에서 생산된 쌀이 초밥용으로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초밥은 밥이 70%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리고 회는 신선한 재료를 구입하는 것이 당연하죠. 초밥, 메밀, 우동이 주 메뉴지만 최근에는 젊은 손님이 늘면서 돈가스 판매가 늘고 있습니다”

초밥과 메밀, 우동, 거기다 돈가스. 주방을 책임지며 다양한 요리를 직접 만들기는 어렵다. 박 대표는 힘들더라도 직접 만든 요리를 고집한다. 수타 돈가스는 등심으로 만들어내고 우동과 메밀 육수도 직접 만들고 있다. 메밀과 우동 육수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 판매하는 곳이 많지 않다.

이곳은 초밥 전문점이지만 메밀요리를 찾는 단골이 많다. 다이어트 식품으로 건강에도 좋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찾는 손님이 늘었다고.

“처음에는 초밥 먹으러 왔다가 호기심에 메밀을 드시는 손님이 많았죠. 이제는 메밀만 찾는 손님도 많이 늘었습니다”

어심일식전문점은 착한 가격가게로 선정된 곳이다. 초밥과 롤, 돈가스, 우동, 메밀 등의 가격이 6000원을 넘지 않는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 손님 역시 가격이 저렴한 곳으로 발길을 옮기게 되어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가격이 저렴하다고 손님이 단골이 되는 것은 아니죠. 맛이 우선되어야 하고 그다음이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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