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질은 대체 뭘까?

경주신문 기자 / 2015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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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이섬유가 많은 세상이다. 변비탈출 ***처럼 섬유질로 이뤄진 음료수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식이섬유는 흡사 만병통치약처럼 우리 몸에 아주 긍정적인 역할을 해주는 그런 경이로운 물질같은 느낌마저 든다.

도대체 섬유질이란 뭘까? 그리고 식이섬유는 어떤 것이길래 변비라는 그 혹독한 치질 전조증상에서 해방시켜준다고 하는 걸까? 게다가 갑자기 섬유질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이유는 또 뭘까? 우선 정의부터 알아보자.

섬유질은 식물이나 해조류 등의 광합성을 하는 생물들의 몸을 구성하는 주된 물질인 셀룰로스를 뜻하고 이 중에서 인간이 섭취할 수 있는 섬유질을 식이섬유라고 하며, 채소·과일·해조류 등이 이에 해당한다.(두산백과사전) 한마디로 섬유질은 식물 그 자체이고 지구상의 그 수많은 식물들 중 인간이 먹을 수 있는 것이 식이섬유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섬유질의 특징 중 하나는, 인간의 소화 기관에서는 분해, 흡수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즉 우리가 아무리 많은 식이섬유를 먹어도 이는 대장을 통해서 그대로 배출되는 것이지 체내에 흡수되어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그러니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우리 몸의 입장에서는 먹으나 마나다. 물론 모든 채소에는 섬유질만 100% 있는 것은 아니고 그 속에 다양한 비타민이나 철분같은 무기질이 들어있어 인간의 생장과 존속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섬유질 그 자체는 별다른 기능을 하지 않는다.

똥구멍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말도 먹을 것이 없어 주변에 흔한 소나무 껍질같은 식이섬유만을 먹어대니 전혀 소화되지 못하고 배출되어 나오니 그 엄청난 대변양에 항문이 찢어질 정도라는 표현이 생겼다고 여겨도 무방할 것이다.

당연히 인체는 이런 섬유질이 우리몸에 들어오는 것을 그다지 반기지는 않는다. 먹어도 특별히 얻는건 없는데 잘게 부셔서 배출시켜야 하니 오히려 우리 몸의 운동 에너지를 축내는 것에 불과하다. 자연히 되도록 먹지 않도록 진화되어 왔고 그 결과 우리가 느끼는 섬유질은 아무런 맛이 나지 않는다.

채소 중에서도 제일 맛없는 줄기부분에 섬유질이 더 많다. 상추를 먹을 때 파란 잎사귀 위주로 먹고 흰색의 줄기부분은 잘 먹지 않는 것이나, 쪼글쪼글한 배추잎으로 만든 김치가 두껍고 흰 배추 줄기쪽으로 만든 김치보다 더 맛있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맛없게 만들어 놔야 먹지 않게 되니, 이는 당과 지방이 많은 음식이 인체에 더 쓸모가 있으니 맛있게 만들어 놓은 것과도 같은 이치이기도 하다. (본지 7월30일 맛있는 음식과 고지혈증 참조)

우리 몸에 그다지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이런 섬유질이 오히려 현대에 와서 각광받는 이유도 큰 관점에서는 비슷하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위와 소장은 그 섬유질에서 아무것도 흡수해내지 못하고 배출시켜버리니 대변의 양은 엄청나게 많이 나오는데다가 섬유질의 커다란 부피가 위에 들어가면 그만큼 포만감을 많이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니 과다열량 섭취와 관련된 갖가지 성인병에 걸리거나 이의 예방효과를 위해, 또 쾌변을 보지 못해 항상 안색이 창백하고 기분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오랜 세월동안 저절로 익힌 스스로의 본능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억지스럽게 먹게 되었다.

과거 똥구멍이 찢어질 정도로 어쩔 수 없이 먹은 섬유질이 이제는 본능을 어스를 정도로 반대가 되어버렸다.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이렇게나 딱 맞은 상황이 또 있을까?

김민섭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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