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Yomenya(요멘야, 洋麵屋)-면과 재료의 환상적인 조화 정통 파스타를 요리하다

요리로 고객과 소통 정통 파스타를 향한 쉐프의 자부심

엄태권 기자 / 2017년 08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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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골레
ⓒ (주)경주신문사


독특하다, 새롭다, 맛있다…. ‘Yomenya’(요멘야, 洋麵屋) 자신만의 요리 철학으로 경주에서 정통 파스타를 추구하는 일본식 파스타 장인 오오쿠라 노리하루 상의 처음이자 마지막 제자로 알려진 장환일(37) 대표를 만났다.

약간은 왜소해 보이는 체구에 부드러운 말투, 평소 유하고 부드러운 총각 대표도 파스타 이야기만 나오면 당당하고 자부심에 가득찬 진정한 쉐프로 변신했다. 만나는 내내 유쾌한 웃음을 가져다 준 요멘야의 오너쉐프 장환일의 얘기와 그의 요리를 소개한다.

ⓒ (주)경주신문사


-우연의 연속, 서울에서 부산, 부산에서 경주로
충효동에 위치한 요멘야의 장 대표는 일본인 쉐프 오오쿠라 상의 1대 제자로 잘 알려져 있다. “사실 경주까지 오게 된 사연은 조금 길어요” 살짝 꺼려하는 듯 했지만 이내 직접 내린 원두 커피향과 함께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사실 서울에서 서비스 업종에 몸을 담고 있었어요” 서울에서 일하던 장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오오쿠라 상의 제자가 되기 위해 부산까지 내려갔다.

“일본어 구사, 서비스 정신 투철, 강인한 인내심 이게 스승님이 제자를 구하는 요건이었는데 제가 몇 번째인지는 몰라도 제자로 들어가게 됐어요”

장 대표 이전에도 몇 명이 부산 유명 레스토랑에서 쉐프로 일하는 오오쿠라 상의 제자로 들어갔었다. 하지만 대부분 장인 정신으로 무장한 스승의 성정을 견디지 못하고 나가 또래의 일본인 친구와 단둘이 남게 됐다고.

“사실 대부분의 장인들이 그렇듯 처음 일정기간은 엄격하게 대하잖아요. 스승님도 1년이 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정성껏 가르쳐 주셨죠”

오오쿠라 상과 장 대표가 함께 일한 기간은 단 3년. 짧다면 짧은 그 기간 동안 많은 걸 배웠고 우연히 이곳 경주 충효까지 오게 돼 자신만의 파스타 전문점을 오픈한 것이 작년 7월이었다.

-나만의 요리에 대해 손님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부산의 유명레스토랑에서 일할 때는 소위 ‘로봇’이었단다. 하루 종일 주방에 갇혀 파스타만 만드는 기계. “정말 궁금했어요. 손님들이 제 파스타를 먹고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간은 잘됐는지 입에는 맞는지…. 그래서 적당한 곳을 찾다보니 경주까지 오게 된 거죠”

조금은 가릴 법도 한 주방을 한껏 오픈한 인테리어에서도 장 대표의 소통에 대한 갈망이 느껴졌다.

“손님과 직접 얘기한다는 것은 장단점이 있더라구요. 입에 맞지 않다고 노골적으로 표시하거나 음식에 손을 대지 않는 손님도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보편적으로 알려진, 그래서 그 맛을 기대하고 오신 손님들은 적잖이 실망하고 가시기도 합니다. 반면 정통 이태리 파스타를 접해 보신 손님들은 주기적으로 찾아 오는 단골 손님이 되더군요. 그 단골 손님들이 조금씩 늘고 있어 보람차요”

정통 파스타를 추구하는 쉐프의 안타까움과 고집이 묻어 났다. 하지만 ‘손님이 왕이다’는 말이 있듯 조금은 손님 취향에 맞춰 음식을 조절한다. 주문 시 요청은 필수!

-일본식이 아닌 일본풍 파스타
“일본식과 일본풍은 약간 다르다고 생각해요. 일본식은 일본 파스타 재료를 주로 쓰는 반면, 저희는 일본풍으로 재료는 정통 파스타에 가깝습니다. 다만 조리 방법이나 전반적인 시스템이 일본식이라 일본풍이죠”

일본인 스승 밑에서 배웠기에 어쩔 수 없이 조리 방식은 일본식이지만 정통 이태리 파스타의 주재료를 사용한다.

-호불호가 갈리지만 자신만의 요리 철학으로 단골 확보
일반적으로 소스가 넘치는 파스타가 아니라서, 또 소금 간을 생명으로 여기는 요멘야의 파스타라서 호불호가 갈린단다. 가령 토마토 파스타라고 한다면 붉은 토마토 소스가 한가득, 그리고 그 안에 면이 파묻혀 있는 파스타를 연상한다.

“파스타의 진정한 맛은 면이라 생각해요. 소스는 어찌보면 면 맛을 살려주는 보조의 역할이죠. 또한 정통 파스타는 소금 간이 생명이거든요. 사실 손님 중에 너무 짜다는 의견이 제일 많아요. 근데 이태리에서는 훨씬 짜게 나와요”

정통을 추구하지만 손님과의 소통에 의해 소금 간을 많이 줄였다고 살짝 아쉬워 했다. “한국 음식은 소금이 배여있지만 파스타는 단지 소금이 직접 뿌려져 더 짜게 느껴지거든요. 실제 소금양은 많지 않습니다” 쉐프의 자부심이 담긴 한마디와 함께 세 가지 파스타가 준비됐다.

↑↑ 볼로네제
ⓒ (주)경주신문사


-소·돼지고기와 각종 야채를 장시간 끓인 토마토 소스 ‘볼로네제’
새콤달콤한 소위 ‘토마토 스파게티’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경주의 대표 농산물 현곡토마토만을 사용한 소스는 토마토 고유의 부드러운 과육과 향이 그대로 살아있다. 거기에 고기의 살아있는 식감과 고소함의 조화. 새콤달콤한, 그리고 잘 알고 있는 소스와는 거리가 멀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재료의 맛을 각각 느낄 수 있는 ‘볼로네제’.

-모시조개의 맑은 바다향, 오일 베이스 ‘봉골레’
일반적으로 오일 베이스 파스타는 약간의 선입견이 존재한다. 말 그대로 오일이 들어가서 ‘느끼하다’라는 평가. 하지만 다르다. 면이 미끄러지듯 입 속으로 들어가지만 느끼하다라는 느낌이 없고 오히려 담백한 맛이 일품. 거기다 촉촉하게 익은 모시조개는 짭쪼름한 바다의 맛과 조개 고유의 담백함을 지니고 있다.

↑↑ 까르보나라
ⓒ (주)경주신문사


-달걀노른자의 고소함과 베이컨의 짭짤한 그리고 크림! 까르보나라
파스타계의 인기스타 ‘까르보나라’는 각각의 재료의 맛이 살아있고 부드러운 크림까지 더해서 진한 맛을 낸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맛. 개인 기호에 따라 주문 시 쉐프에게 소금 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잊지 말자!

-식욕 돋워 주는 엑스트라 버진 베이스 피클
정통 이태리 파스타에는 없는게 있단다. 바로 피클. 보통 기성품화 된 피클과는 전혀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일반적인 단무지나 피클의 새콤달콤한 맛은 오히려 식욕과 음식 맛을 해치게 돼요. 엑스트라 버진 베이스에 허브 등을 넣어 개운하고 음식 맛을 살려주는 피클이죠”

↑↑ 피클
ⓒ (주)경주신문사


이외에도 다양한 파스타와 부드러운 커피 한 잔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요멘야’
“저는 행운아예요. 스승님께 배울 수 있는 시기적, 언어적 조건이 우연히 맞아 이렇게 파스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하고 감사해요. 또 여기 오시는 분들이 지나가다 편하게 오실 수 있는 가게, 손님과 쉐프가 소통할 수 있는 가게로 남고 싶어요”

손님과 소통하길 원하며 쉐프만의 자부심으로 운영되는 이곳 요멘야에서는 정통 파스타의 맛을 마음껏 즐겨볼 수 있을 것이다.







MENU
-모든 파스타는 주문과 동시에 면을 삶기 시작합니다
1.포모도로 : 토마토와 허브의 산뜻하고 깔끔한 맛
2.볼로네제 : 소·돼지고기와 각종 야채를 장시간 끓인 토마토소스
3.새우 로제크림 : 새우의 감칠맛이 진하게 느껴지는 로젠소스
4.요멘야 오일 : 마늘과 엔초비의 조화! 드라이토마토의 쫄깃함
5.새우 페페론치노 : 새우와 매운 고추로 맛을 낸 오일소스
6.봉골레 : 모시조개의 맑은 바다향 오일소스
7.까르보나라 : 달걀노른자의 고소함과 베이컨의 짭짤함, 그리고 크림
8.버섯크림 : 버섯의 깊은 향과 담백한 크림소스의 조화
*요멘야 샐러드 : 신선한 야채와 토마토, 발사믹오일 어우러진 샐러드
*2인 세트 : 요멘야 샐러드 + 파스타 2종류 선택


-경북 경주시 충효녹지길 128-8
-054)743-6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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