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역사유적지구’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04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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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영희 경북문화관광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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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경주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니 바로 ‘경주역사유적지구’다. 유네스코는 그 지정이유를 한반도를 천 년간 지배한 국가의 수도로 남산을 포함한 경주일대에 한국의 건축물과 불교발달에 있어서 중요한 많은 유적과 기념물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일정 기간 세계의 한 문화권내에서 건축, 기념물, 조각, 정원과 조경디자인, 관련예술이나 사람이 거주하면서 일어난 발전사항들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독특하거나 극히 희귀하거나 아주 오래된 유산이기 때문에 그 가치가 높이 평가된다. 시내에 있는 수많은 유적들을 성격에 따라 5개 지역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신라가 천년국가가 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월성지구: 천년 국가를 가능케 했던 신라의 심장부
박혁거세가 신라를 건국한 이래 남산자락에서 생활하다 200년이 지나면서 월성으로 이전했다. 그 후, 삼국시대와 통일신라를 거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때까지 신라를 이끌던 궁궐로 56분 왕들의 고뇌와 열정이 켜켜이 담겨 있다. 지하엔 석조 유구가 빽빽하게 남아서 통일 이후의 신라가 세계 10대 교역국으로 꼽히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삼국사기》에는 문무왕 16년(676)에 양궁, 19년(679)에는 동궁을 지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궁궐이 확장됐음을 알 수 있다. 대궁인 월성을 비롯해 월지 서편은 동궁, 박물관 인근은 ‘남궁’으로 본다. 특히 경주박물관을 신축하던 1970년대에 ‘남궁지인’(南宮之印)이 찍힌 기와가 공사현장에서 발굴되어 남궁으로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월성 북쪽 동천가에는 북궁이나 만월성으로 추정하는 전랑지가 있다. 궁궐은 사라졌지만, 그 흔적들이 남아 천년 국가의 수도였음을 증언하고 있다.

-남산지구: 불교문화의 보고
남산은 월성 남쪽에 있는 산으로 불교가 공인되기 전에는 나라를 지켜주는 신들이, 그 후엔 부처님이 계신 성지로 여겼다. 크지 않은 산이지만 구석구석에 탑과 불상, 축대와 성곽이 남아 있다. 불교는 인도에서 발생하여 서역과 아시아로 퍼져나갔다. 아시아의 동쪽 끝자락, 신라로 들어온 불교는 경주 어느 곳보다도 남산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인도의 ‘아잔타’와 중국의 ‘둔황’석굴처럼 남산 하나만으로도 세계유산으로 넘친다. 남산지구가 아닌 세계유산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나는 간절히 소망한다.

↑↑ 부여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 온 학생들에게 옥산서원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대릉원지구: 신라가 국가로 도약하던 4C~6C에 조성된 왕릉.
이곳은 왕과 그 가족들이 잠드신 고분군이다. 왕실에서는 죽음을 어떠한 시선으로 보았는지를 짐작게 하는 금관을 비롯한 값진 유물과 유라시아 초원에서 보이는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1973년, 천마총의 발굴로 당시의 부장품과 생활용품까지도 볼 수 있다. 특히 대릉원은 자그만 동산이 모여 있는 듯하고 시내도 가깝다. 어르신과 젊은이가 같이 산책하고 즐기는 곳으로 고대와 현재가 어우러져 시간여행이 가능한 아주 편안하고 매력적인 공원으로도 손색이 없다. 노서동고분군과 노동동고분군도 포함해 대릉원지구로 부른다.

-황룡사지구: 황룡사와 분황사
528년, 이차돈의 순교로 불교가 공인되면서 그 영향력은 대단했다. 황룡사와 분황사 부근은 궁궐에서 아주 가깝다. 불교가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를 보여주는 수많은 사찰이 흔적만 남아 있다. 특히 ‘호국불교’라는 개념은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사찰이 어떻게 건축되고 운용됐는지를 잘 보여준다.

-산성지구: 명활성, 국가방위의 교두보.
국가의 기본은 영토와 백성이다. 엄밀히 말하면 보문호 남쪽, 명활산에 있는 석축산성인 명활성이다. 이곳은 금성, 월성과 함께 왕들이 거처했던 궁성이기도 하다. 경주는 산이 사방으로 둘러싸여 있는 분지로 수도방위를 위한 산성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특히 왜구의 침입이 잦았던 5C, 울산방면에는 관문성, 서쪽에는 부산성과 선도산성, 남산 해목령 부근에는 남산성과 남산의 남쪽에는 고허성 등이 남아있다. 북쪽은 평지라 ‘금강산’으로 갈음하며 포항 인근인 ‘형산’과 ‘제산’에 산성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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