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지역특화 문화예술교육, 시민들 삶의 질 높인다③ 타 지역 문화예술교육 우수사례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

오선아 기자 / 2019년 1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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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균형 발전 만들어가는 주민참여형 교육사업 제주살래 ‘남원읍 어린이문화예술학교’.

최근 예술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개개인의 생애주기별 수요와 요구에 맞춰 문화예술교육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올해는 문화예술교육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14년째이며, 그동안 문화예술교육정책은 법, 정책체계, 자원, 수혜자 규모 등의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2014년에는 지역문화진흥법이 제정되면서 지역문화진흥에 관한 정책 수요는 한층 더 커지고 있다. 문화예술은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체험을 제공하며 상호소통의 매개가 된다. 문화예술교육은 이러한 문화예술의 가치를 보다 친밀하고 의미 있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으로 문화예술을 통해 얻은 감동은 삶의 긍정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전통과 현대의 천년문화예술이 어우러져 있는 경주는 타 지역에 비해 교육환경 조건이 유리하다. 경주지역만의 특화 문화예술교육은 시민의 문화예술 향유와 창의력을 함양시키는 것은 물론 지역 문화예술인들도 사회 기여를 통해 다양한 기회와 보람이 주어질 수 있다. 나아가 관광 상품화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 가능하다. 때문에 본지는 문화예술교육이 시민은 물론 지역 문화예술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발전의 척도로서 핵심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사점을 모색하며 경주의 문화예술교육의 자원 및 현황, 활용방안 등을 네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한 마을 해녀 어르신들에 자신의 삶을 문화와 예술로 표현하는 제주살래 ‘그림 그리는 해녀’.

#한국인의 문화트렌드

2011년 7월 1일부터 주 5일 근무제가 전면 시행되고, 2012년부터 전국 초, 중, 고교의 주5일 수업제가 시행됨에 따라 가족과 함께하는 여가활동과 체험학습 요구가 점점 높아지기 시작했다.

또 장르의 융합 또는 탈 장르를 추구하는 융복합 예술이 모든 예술 장르에서 뜨거운 화두로 부상하고 있으며, 문화예술 소비자의 취향 다변화와 그로 인한 문화 예술계의 생존에 대한 고민 등이 복합적인 배경으로 작용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현상에 참여하는 경향으로 나아가는 추세다.

더욱이 예술로부터 소외됐던 대중은 문화소비자의 지위를 확보했을 뿐 아니라 과학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기재를 통한 문화생산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에 이르렀다.

게다가 현대인의 삶이 복잡해지면서 물질적 욕구 충족과 아울러 행복한 삶과 정신적 가치의 추구, 친환경 및 웰빙에 대한 관심 증가 등과 함께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우울증 등 현대인의 심리적 불안을 치유하려는 요소로 예술 치료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그밖에 기후변화, 식량 및 자원 부족 등 지구적으로 환경문제가 첨예한 이슈로 제기되는 가운데 생태학적 감수성을 일깨우는 예술 활동이 증가하면서 환경운동에 있어도 문화예술은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트렌드 속에서 예술은 인간의 삶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우수사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은 학습 주체에 따라 청소년교육과 성인교육으로 구분된다. 또 교육지원 대상의 성격에 따라 향수자 교육, 매개자 교육, 창작자 교육으로 구분될 수도 있으며, 교육 제공 주체 및 공간에 따라 학교 교육과 사회교육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이밖에 교육의 목적이나 교육받는 대상의 특성 등 다양한 유형으로도 구분질 수 있다.



<사례1-서귀포귀농귀촌협동조합 마을기업 제주살래>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서귀포귀농귀촌협동조합 마을기업 제주살래(대표 안광희)는 다양한 경제수익사업, 교육문화사업, 지역공헌사업을 해오며 아름다운 제주의 생태와 환경, 문화적 가치를 지키고 발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지역 어르신, 은퇴 해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엄마의 바다 해녀양초 사업’, ‘농어촌 지역민을 위한 교육문화사업인 드론, VR 사업’,‘마을공동체와 청년의 소통·협력 네트워크 프로그램인 청년제주워킹홀리데이’, ‘지역민 문화복지를 위한 남원읍 마을극장’ 등이 꼽힌다. 이곳 마을기업의 안광희 대표는 광고, 영화 분야에서 활동해온 이력의 소유자다.


‘제주살래’는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한 마을의 해녀어르신들에게 미술교육을 통해 자신의 삶을 문화와 예술로 표현한 제주해녀다큐멘터리 ‘그림 그리는 해녀’를 제작해 2015년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제주해녀문화를 세계에 알린 바 있다. 2016년에는 행정자치부가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우수마을기업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또 문화예술의 기회가 적은 지역의 어린이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예술의 경험을 가진 정착주민과 지역주민의 재능기부와 상호협력으로 ‘남원읍어린이문화예술학교’를 통해 지역아동교육에도 노력하고 있으며, 전국에서 ‘제주살래’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제주를 방문하고 있다.


<사례2- 다사리문화기획학교>

경기문화재단은 창의적인 문화예술 기획을 통해 경기도 곳곳에서 앞장서 지역 재생을 실천한 청년문화기획자 양성을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다사리 문화기획학교(교장 김월식)를 운영했다.

‘다사리’는 ‘모두가 말하고 모두가 잘사는’의 뜻을 가진 순우리말로 경기도 평택 출신의 독립운동가 민세 안재홍 선생의 사상에 기반을 두고 지어졌다. 청년들의 문화기획자 양성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다사리 문화기획학교는 기능적이거나 도구적인 문화기획을 실행하는 과정이 아니다. 시대적 전망과 함께 주어진 사회적 문제들을 창의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과정으로서의 문화기획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규과정은 ‘실천적 문화기획’을 주제로 인문사회과학 교양을, 심화 과정에서는 ‘성찰적 문화기획’이라는 주제로 현장에서의 다채로운 경험 습득을 위한 기획창작 실습 교육이 진행된다. 학력과 전공을 불문하고 문화기획자를 꿈꾸는 만 20세 이상의 시민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사업 연계 지원 및 도시 투어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참여 혜택도 주어진다. 다사리 문화기획학교를 수료한 학생은 올해 수료예정자 포함 150명이며, 이들은 과정을 수료 후 다양한 환경에서 청년문화기획자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례3-서귀포 다문화 합창단>
지난달 서귀포 예술의전당에서는 ‘문화를 꿈꾸며, 삶을 노래하며’라는 주제로 3일 동안 ‘시와 음악이 있는 콘서트’, ‘드림콘서트’, ‘하모니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이날 서귀포 다문화 합창단도 참여해 아름다운 하모니로 항해와 OST 멜로디를 선보이며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끌어냈다. 서귀포다문화합창단은 서귀포예술의전당이 문예회관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지원사업 일환으로 운영하는 단체로 필리핀, 중국, 일본, 등 외국 이주자와 귀농귀촌이주민, 서귀포시 지역민 총 5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2017년 문화예술교육축제 사례발표회에 참가해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은 바 있으며, 2016년 제주국제관악제 개막행사, 서귀포어린이합창페스티벌 오프닝, 2017서귀포오케스트라페스티벌, 서귀포천지연음악축제 등 지역에서 다양한 재능기부 활동을 통해 서귀포시의 문화예술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사례4-노인복지관 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두근두근청춘’>
인생황혼기 노년층이 만드는 문화예술축제인 ‘두근두근 청춘제’가 해마다 이틀간 서울에서 진행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어르신들의 삶에 대한 열정과 감동을 담은 음악, 미술, 연극, 사진, 무용 등 다양한 공연과 전시로 꾸며진다.

이 사업은 노년층이 예술 활동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고 창작과 예술 향유의 즐거움을 누리도록‘노인복지관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으로 마련돼 2011년부터 매년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을 공유하며 노년의 삶에 새로운 활력은 물론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하는 진정한 가족문화축제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 다사리문화기획학교 워크숍.

#전문예술교육과 대중문화예술교육

대중문화와 예술교육의 관계는 일차원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예술교육은 전공영역으로서 탁월성을 연마해야 하는 사명이 있고, 대중문화 차원의 문화예술교육은 일반인이 예술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장르 예술교육과 심미 교육을 담당하는 사명이 주어진다. 예술인들은 순수예술의 길과 대중화의 길 사이에서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늘 하게된다.

요즘과 같은 대중문화 시대에 자본의 시각에서 예술이 영합한다면 순수예술을 전공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은 매우 극심한 좌절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런 시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화예술을 대하는 일반인의 의식과 태도다.

삶의 질이 높아지려면 예술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구조화된 교육적 형식과 제도에 끼워 맞추기보다는 예술교육자가 이끌어가는 리더로서 탄력적인 진행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예술교육에서 전공자가 추구하는 전문적 예술성을 수준 높게 추구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 보장돼야 한다.

안광희 제주살래 대표는 문화예술교육을 직접 담당하는 예술인들에게 “예술문화와 첨단기술이 결합하는 등 현대 예술은 급격한 속도로 변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안주하고 있지는 않는지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새로운 기술들은 지역의 뛰어난 자원과 결합해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서로 다른 감각의 콜라보가 새로운 감각을 생산하며, 창작과 이론, 기획이 결합해 새로운 예술이 생산된다. 사회와 정책의 요구에 부응해 변화하고 있는 요즘이기에 여러분의 신념과 차별화, 경쟁력은 문화예술교육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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