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에 도전하는 당당한 꿈나무[2] 무대미술가 꿈꾸는 김주련 양

“유노윤호처럼 열정 넘치는 사람 되고 싶어요”
배우들 돋보이고 관객들, 공감주는 무대미술가가 꿈

오선아 기자 / 2020년 0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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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고 진학을 위해 열심히 정물소묘를 하고있는 김주련 양.

어릴 적부터 그림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던 건 아니다. 그저 평소 잘 따랐던 언니가 만화를 그리는 모습이 신기했고, 그 그림이 마냥 멋있게 보였다. 그렇게 초등학교 5학년, 에니메이션 작가를 꿈꾸며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 바로 경주여중 (예비)3학년 김주련 양이다.

“처음엔 만화를 그리는 것이 마냥 즐겁고 좋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아이디어가 막히면서 ‘난 창의력이 부족한 아이구나’ 자책하며 무조건 재미있지만은 않았죠”

주련 양은 또래 친구들의 그림실력에 때로는 좌절하기도, 또 때로는 자극을 받기도 하며 한걸음 한걸음 성장해 가고 있었다. 그리고 각종 미술대회에서 잇따라 수상을 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하루는 미술학원 선생님께서 제 그림을 한참 보시더니 ‘예고 가도 되겠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날은 정말 실력은 물론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날아갈 듯 기뻤죠”

주련 양은 지난해 경상북도교육청 예술영재포항교육원 개원과 동시에 1회 입학생으로 선발돼 1년간 국내외 실력 있는 전문 강사들에게 맞춤형 교육의 혜택을 받기도 했다.

막연히 누군가가 그리는 그림이 멋있어 미술을 시작했던 주련 양은 조금씩 미술로 자기가 행복할 수 있는 일들을 찾기 시작했고, 그렇게 무대 미술가로서의 새로운 꿈을 키워 나가고 있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보고 한동안 가슴이 먹먹해 졌어요.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등장하는 지킬의 연구실, 환상적이면서도 음산함을 느낄 수 있는 압도적인 스케일에 화려함을 더한 무대를 보며 ‘그래, 바로 저거다’ 했죠”

가상의 세계와 추상적인 공간을 연출하는 무대 미술에 매료된 주련 양은 배우들은 돋보이게, 관객들에게는 많은 공감을 줄 수 있는 무대미술가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주련 양을 오랫동안 지도해온 최한규 원장은 “묵묵히 열심히 해오고 있는 친구다. 아직은 직업적 의식과 현실성에 대해 크게 인지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다 보니 앞으로도 꿈이 몇 번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평소 주련이가 가장 좋아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이 미술이라고 하고, 또 실력도 많이 향상돼가고 있기에 지금은 다양한 미술활동을 경험하며 진로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예고 진학 준비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 아이라고 칭찬했다.

과학시간에는 칠판에 신체 내부의 장기를 그리며 선생님의 수업진행을 돕기도 하고, 미술시간에는 친구들 연필을 하나하나 깎아주며 학급일원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켜가고 있는 주련 양.


털털한 성격과 특유의 엉뚱한 매력은 그런 주련 양을 더 빛나게 한다.

잘하는 건 미술뿐이 아니었다. 현재 경주여중 관악부 오케스트라 부악장으로 트럼본을 다루고 있다는 주련 양은 점심시간에 짬을 내 악기연습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누구보다 열정적인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는 주련 양은 그중에서 그림 그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제방에 ‘지킬 앤 하이드’ 포스터가 붙여져 있어요. 볼 때마다 그날의 감동과 함께 무대 미술가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불타오르죠(웃음)”

유노윤호처럼 열정 넘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주련 양은 힘들어도 그 꿈을 위해 버틸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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