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가연구가 김영회 씨, ‘일본 만엽집은 향가였다’ 펴내

일본 최고 시가문학 만엽집의 해독 열쇠는 신라향가였다!

오선아 기자 / 2021년 0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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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만엽집은 향가였다’ 표지.

40여년간 신라향가 연구에 몰두해 온 김영회<인물사진>씨가 최근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일본 만엽집은 향가였다’를 발간해 한일 고대사에 새로운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신라향가 해독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저자 김영회 씨는 2019년 신라향가 14편을 모두 해독한 ‘천년향가의 비밀’을 출간했다. 이어 2020년에는 향가가 표의문자로 되었다는 가설이 핵심인 ‘신라향가 창작법’과 관련해 논문 2편을 발표했다. 이 이론은 신라향가, 고려향가, 일본 만엽집까지 모두 풀어내는 성과를 이뤄냈다.

일본인들은 만엽집을 그들의 정신적인 고향으로 숭앙하고 있다. 일본 최고의 문학이자 일본의 고대문화유산인 만엽집은 일본 나라시대 말기(759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20권 4561편의 화가집이며, 만엽가는 왕족으로부터 서민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분계층의 노래를 담고 있어 일본 고대시대이 사회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자료로 평가돼 왔다.

저자는 “만엽집은 일본인들이 민족의 정체성이자 마음의 고향이라고 하는 고대 시가집이다. 이번에 발간된 ‘일본 만엽집은 향가였다’라는 책은 ‘신라향가 창작법’을 만엽집 권제1의 작품들에 적용해 ‘84개 작품들 모두가 한편의 예외도 없이 향가였다’라는 사실을 입증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이 풀이된 만엽집 권제1에는 한반도와 긴밀한 관계에 있던 고대 일본 천황가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로 가득 차 있고, 고대의 한일 관계사가 직간접적으로 언급돼 있었다. 고대 천황가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 엄중한 천황가의 극비 사항이 천황가 밖으로 유출됐는지 놀라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현대인에게 있어 향가는 교과서에 나오는 정체 모를 글로 여겨질 뿐이지만 고대인에게 있어서 향가는 천지신명을 어르고 달래고 위협하는 종합무대예술, 즉 뮤지컬 대본과도 같다는 저자는 향가해독법으로 적용한 만엽집에는 상상도 못할 결과가 깃들어 있었다고 말한다.

저자에 의하면 일본인들은 지난 천 년 동안 만엽집 해독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지만, 그들이 창안해낸 ‘만요가나’라는 해독법이 가진 문제로 인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아직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저자는 “일본인 자신도 만엽집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라향가 창작법’으로 만엽집을 해독할 수 있고, 만엽집이 향가였다는 사실이 가지고 있는 함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신라향가 창작법으로 만엽집을 완독해내면 한일 고대사의 상당 부분이 수정돼야 할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에 이 책은 한국도 한국이지만 일본에 더욱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과거 우리가 어려웠던 시절 일본이 먼저 만주 광개토대왕비의 발견과 해독을 함에 따라 일본인의 시각으로 우리의 광개토대왕비문이 해독되는 아픈 역사가 있었던 비극적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만엽집 해독에 우리나라 학자들의 깊은 관심이 요구된다. 특히 ‘신라향가 창작법’의 원리가 한자 표의문자로 되어있기에 기본적인 한자만 안다면 중·고등학생들도 해독할 수 있다. 일반 국민들 역시 신라향가 창작법을 도구로 향가와 만엽집의 해독에 도전해 보시길 바란다”고 권유했다.

저자 김영회는 어려서 한문서당 영사재에서 사숙했고 서울고, 서울대를 졸업했다. 1970년대 이래 향가를 연구해오고 있으며, 향가연구실 문학방을 중심으로 다수의 문헌을 번역했다.

대표 저서로는 ‘천년 향가의 비밀’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신라향가 창작법 제시와 만엽집에의 의미’ ‘찬기파랑사뇌가의 새로운 해독과 사뇌의 의미’가 있다. 현재 동북아 고대문자 해독가 및 향가 만엽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본지에서도 ‘향가, 천년을 뒤흔드는 새로운 발견’과 ‘김영회의 신라향가, 일본 만엽집을 열다’를 연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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