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로 온 바다의 보약 ‘바보낙지’

부산 기장군 소문난 맛집 경주에 왔다

엄태권 기자 / 2023년 04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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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지볶음

쪽샘지구 황오리고분군이 한 눈에 보이는 곳에 최근 눈에 띄는 음식점이 자리 잡았다. 상호부터 ‘피식’ 웃음소리가 나올 법한 곳, ‘바보낙지’다. 한 번만 봐도 그 이름이 뇌리에 남는 이곳은 낙지요리 전문점이다.


최근 문을 연 ‘바보낙지’는 부산시 기장군에 위치한 ‘바보낙지’의 분점. 하지만 오히려 본점보다 더 본점 같은 곳이라 할 수 있으니 ‘바보낙지’의 운영과 손수 음식을 직접 만들어 온 김수인(52) 대표가 경주에 있기 때문이다.


평소 경주를 좋아했다는 그는 황오동에 ‘바보낙지’를 준비하며 경주로 이사를 왔다고 한다. 이제 ‘바보낙지’와 함께 편안하고 안락한 경주,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는 김수인 대표와 30여년 음식을 만들며 완성시킨 ‘바보낙지’의 매력에 대해 알아보자.


↑↑ 낙지 전복연포탕


음식 맛은 ‘개인취향’, 70% 손님 입맛 잡는 것이 중요

낙지. 예로부터 보양식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낙지에는 지방성분이 거의 없고 타우린과 무기질,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경주에도 낙지요리를 주메뉴로 하는 음식점이 많은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보양식 중 하나다.

‘바보낙지’의 김수인<인물사진> 대표는 30여년간 다져온 손맛을 가지고 경주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각종 미디어 매체의 발달로 누구나 요리 레시피를 쉽게 구할 수 있고, 영상으로 따라할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요리를 해봤다면 같은 재료, 같은 용량, 같은 방식으로 요리를 하더라도 같은 맛이 나오기는 정말 쉽지 않다. 그렇기에 김수인 대표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결같은 음식 맛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 번쯤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레시피를 따라 요리를 해봤다면 아실 거에요. 아무리 똑같이 따라하더라도 맛까지 같을 순 없어요. 결국 수십, 수백 번 반복한 경험이 변함없는 맛을 낼 수 있는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요리는 맛이 크게 차이 나지 않아요. 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기준점이 되죠. 그 약간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 경험과 ‘바보낙지’ 양념에 대한 확고한 신념입니다”

김수인 대표는 모든 손님들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한다. 다만 손님들의 70%이상만 만족한다면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모든 손님들의 입맛을 맞추려다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고.

“음식은 개취(개인취향)라고도 하죠. 그만큼 그 많은 손님 모두의 입맛에 맞게 음식을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양념의 맵기 정도는 조절이 가능하지만 그 외적인 부분들은 사실 바꿀 순 없어요. 그렇기에 ‘바보낙지’의 양념 맛은 매번 한결 같다고 자부합니다”


↑↑ 낙지구이


‘바보낙지’의 대표 메뉴 4가지

‘바보낙지’에는 4가지의 대표 메뉴가 있다. 낙지·오징어 구이, 낙지볶음, 낙지 전복 연포탕, 그리고 ‘바보낙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낙지구이와 크림파스타가 그것이다.

낙지구이와 크림파스타를 제외하고는 13가지의 제철 반찬들이 제공돼 건강과 정성이 가득 담긴 한상을 받아볼 수 있다. 특히 낙지구이와 크림파스타 메뉴는 낙지구이의 매콤함과 크림파스타의 부드러움이 어우러져 더욱 매력적인 맛을 느껴 볼 수 있다. 단, 김수인 대표는 낙지구이와 파스타 조합을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낙지구이를 주문하고 맛보기 메뉴에 속해있는 크림파스타를 추가하는 것을 추천했다.

↑↑ 낙지구이 크림파스타

특이한 점은 낙지구이와 크림파스타 조합은 젊은 층보다 50대 이상 손님들에게 더 인기가 있다는 것. 모든 요리들은 김 대표가 수십 년간 쌓아온 그만의 레시피로 만든 양념에서 비롯돼 부족했던 2%를 꽉 채워줄 수 있다.

↑↑ 직접 만든 반찬으로 가득 채운 낙지볶음 한 상


김수인 대표가 엄선한 재료

‘바보낙지’의 모든 재료는 김수인 대표의 엄격한 검수 아래 납품된다. 납품을 위한 과정에서 김 대표의 꼼꼼함이 묻어난다.

“‘바보낙지’에 식재료를 납품하러 오시는 분들에게 꼭 하는 일이 있습니다. 식사를 대접하는 거죠. 납품업체 사장님들이 ‘바보낙지’ 메뉴를 드셔봐야 정말 저희에게 필요한 식재료를 알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야 나중에 식재료의 상태, 크기 등의 문제로 인해 서로 얼굴 붉힐 일 없이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서로 기분 좋은 거래야 말로 최상의 거래니깐요”

이렇듯 모든 식재료를 꼼꼼하게 챙기는 김수인 대표는 직접 주방에서 요리를 도맡아하고 있다. 직접 요리를 해야 맛이 변함없기 때문이라고.

↑↑ 홍합밥

“요리에 올라가는 채소의 색, 방향, 모습, 직접 신경 쓰지 않으면 결국 한 번씩 문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힘들더라도 손님들에게 최상의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겉모습까지도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한 번 오셨던 분이 다음에 또 오셔서 만족하시기 위해서는 직접 요리를 해야 같은 만족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리에 대한 열정, 직원 위한 따뜻한 마음도

김수인 대표는 부산 기장에서 ‘바보낙지’를 오픈하기 전 ‘통영 어부의 바다’라는 상호의 식당을 운영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기장에서 ‘바보낙지’를 오픈하기에 이르렀다. 코로나에 식당을 오픈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직원들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이유인즉, 과거 운영하던 음식점 문을 닫고 ‘바보낙지’를 오픈하려 할 때 직원들은 기장으로 출퇴근을 하더라도 함께하고 싶다는 의견을 김수인 대표에게 전했고, 코로나19가 유행했지만 그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것.

이렇게 김수인 대표는 코로나 시기를 직원들과 함께 극복하며, 이제 새로운 둥지인 경주에서 ‘바보낙지’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의 열정은 다른 곳도 아닌 손에서 확연히 알 수 있다. 바로 훈장처럼 남아있는 흉터들이다. 뜨거운 조리 기구를 다루다 보니 생길 수밖에 없는 화상 자국들은 김수인 대표의 열정과 경험을 대변해 주고 있다.





귀한 분들을 위한 건강한 한상

“한식은 반찬 수가 많아 손도 많이 가고 재료비도 많이 들어갑니다. 그러다보니 최근 한식당이 적어질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바보낙지’는 손님에게 건강하고 한 첩의 보약을 달이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상차림을 하고 있습니다. 온 정성을 다하는 ‘바보낙지’에서 변함없는 맛과 서비스를 한 번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주소: 경북 경주시 태종로 791 황남빵 옆
-문의: 054)771-4777
-브레이크 타임: 오후 3시~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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