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진도까지 300km를 걸어 돌아온 기적의 진도개 이야기

경주신문 기자 / 2023년 04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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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개와 함께한 역사는 1만5000여년을 훨씬 뛰어 넘는다. 함께한 시간이 긴만큼 인간과의 인연도 어느 동물보다 많고 폭 넓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나라는 개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도 토종개에 대한 이야기들이 개무덤의 설화 등으로 내려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20세기에 들어 토종개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진도개, 풍산개, 삽살개, 동경이 등이 나라에서 보호하는 축양동물 토종개로 등록되어 천연기념물로 관리되고 있다. 그중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토종개는 진도개이다. 진도개의 기적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 진도면 의신면 돈지마을에 건립된 ‘백구’ 동상.

1988년 진도군 박복단 할머니 집에서 태어난 진도개 백구는 1993년 3월 진도에서 대전으로 팔려갔다. 대전으로 팔려간 5년생 백구는 300km가 넘는 먼 거리를 7개월이 지난 1993년 10월 주인인 할머니(박복단)집으로 찾아온 기적의 진도개 이야기이다.


기적의 진도개 백구는 1988년 전라남도 진도군 의신면 돈지리에서 박복단 할머니 집에서 태어났다. 진도의 박복단 할머니집에서 태어난 5마리의 백구 중 암컷으로, 새끼 때부터 키워온 충성스럽고, 주인의 말을 잘 듣는 명석한 진도개였다. 할머니의 갑작스런 건강악화 때문에 1993년 3월 대전으로 분양되었으나 원래 주인을 그리워하여 목에 매인 줄을 끊고 먼 길을 헤매서 결국 1993년 10월, 진도로 돌아왔다. 분양하고 7개월이 지났고, 300km가 넘는 거리인 진도 할머니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주인의 집으로 돌아온 백구는 오랜 기간 동안의 이동으로 매우 말라 있었으나 이후 할머니의 정성스러운 보살핌으로 기력을 회복하였다. 백구는 할머니와 살다가 12살이 되던 해인 2000년 2월에 자연사하였다. 돌아온 진도개의 주인 박복단 할머니는 2010년 12월 94세의 나이로 별세하였다.


진도군은 돌아온 백구를 기리기 위해 2004년 11월 진도면 의신면 돈지마을에 ‘한 번 주인이면 영원한 주인’이라는 백구의 충성심을 기리고자 건립한 높이 2.1m, 폭 1.2m의 백구 동상과 2009년 8월에 시인 문희숙 씨의 ‘돌아온 백구 공원에서’와 ‘살아있는 전설 돌아온 충견 백구’라는 두 편의 시를 새긴 높이 2m 크기의 시비를 세웠고, 백구가 자연사하자 지석묘를 건립했다. 또 공연장, 마을의 힘자랑 들돌, 연자방아, 쉼터를 조성하여 돈지리 마을에 새로운 볼거리인 ‘백구테마센터’를 개관하여 진도개 백구 마을이 되었다. 백구테마센터는 1층에 도농 교류실과 북 카페, 2층에 다목적실(체험 민박 4실 포함)을 갖췄고, 도시민을 위한 체험 농장(7287㎡)도 마련했다. 백구테마센터는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와 여름 관광지인 금갑해수욕장, 사계절 인기를 끌고 있는 인근 섬 접도 웰빙 등산로를 찾는 가족단위 방문객들의 체험 장소가 되고 있다.


진도개의 충성심과 귀소성(歸巢性)을 잘 보여주는 일화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개에 관한 기적의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가 유명해지면서 백구를 모델로 한 광고가 만들어지기도 했고, 백구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동화 ‘돌아온 진도개 백구, 2006년 12월 5일 MBC’, 애니메이션 ‘하얀마음 백구, 2000년 10월 6일부터 2001년 1월 12일까지 SBS 방영’, 게임(하얀마음 백구 1, 2, 3)도 만들어졌다.


돌아온 백구가 유명세를 타자 백구를 선호하는 애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모색 백구의 생산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돌아온 백구는 진도군 군청 박병량 씨의 끊임없는 집념과 노력에 의해 오늘날의 진도개 백구공원이 조성되었고, 돈지리 마을의 관광자원이 되었다. 대전에서 돌아온 백구로 유명해진 돈지마을에 백구공원이 만들어질 때쯤에 식용견으로 팔려 가는 도중에 탈출하여 도망 왔다는 등의 뒷이야기도 있었지만, 돌아온 백구 진도개의 이야기는 진도개의 귀소성을 말해주는 우리나라 토종개의 우수성을 알리는 이야기로 지금까지 전해내려 오고 있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회 위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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