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영 작가, 점묵자로 제작된 도록 발간

‘너와 내가 사는 세상’ 통해 시각장애인 미술관람 활성화 모색

오선아 기자 / 2023년 12월 28일
공유 / URL복사
↑↑ 작가의 작품사진과 설명이 점자로 표현돼 있다.

“작품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경험하고 감상할 수 있길 바랍니다”

시각장애인의 미술관람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모색하는 남아영<인물사진> 작가가 지난 9월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에서 진행했던 ‘너와 내가 사는 세상’ 전시를 중심으로 특별한 도록을 기획했다.

점자로 제작된 도록 ‘너와 내가 사는 세상’이 바로 그것.

“혼자서는 어려운 일이지만, ‘2023 지역예술인 상생프로젝트 쌍쌍경주’를 통해 이를 시도해 볼 수 있어서 의미있게 생각합니다. 또 이번 프로젝트가 실현될 수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배리어프리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관심을 갖고있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작가의 작품사진과 설명이 점자로 표현돼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사회 변화로 인해 우리의 생활에서 배리어프리 구역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사실 작가에게 있어서 점자는 생활 속에서 보이는 하나의 장치일 뿐이었다. 그저 대중교통이나 공공 화장실에서 보며 의미를 어림잡아 유추하거나 생각해볼 수 있는 정도였다.

작가의 작업 주제는 문자 언어였다. 다양한 언어를 탐색하며 점자도 그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 작가는 이를 계기로 점자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작업에 반영해보기로 결심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시각적인 예술로서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작업 방향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 작가의 작품사진과 설명이 점자로 표현돼 있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기획된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기까지 취지를 이해하고 도움을 준 대구점자도서관 관계자의 역할이 컸다는 작가.

도록에는 작가의 작품사진과 함께 작품과 작품설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점자로 표현돼 있다.

“모든 사람들이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각자의 편견을 줄이고 다른 사람들과의 차이를 존중하는 방법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인 도록을 점묵자로 제작하는 것도 그 방법 중 하나입니다”

작은 시도를 통해 시각장애인에게 예술에 대한 평등한 접근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싶다는 작가는 시각적인 장벽을 넘어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앞으로도 점자 도록을 비롯한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장애인과 미술을 연결해보고 싶다는 작가.

“현재의 작업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라, 앞으로 피드백을 받고 보완해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 작업은 누구에게나 관람의 물리적 장벽을 낮추는 과정 중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기획된 점묵자 도록을 계기로 시각장애인들도 미술의 매력을 느끼고, 미술작품의 이해를 함께 키울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남아영 작가는 경북대 예술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을 수료했다. 경주, 대구, 횡성, 순천에서 16번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졌다.

한편 남아영 작가의 도록 ‘너와 내가 사는 세상’은 현재 경주시립도서관에 기증돼 본관과 경주 내 작은 도서관에서 내년초부터 만날 수 있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