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대한민국 문화도시’ 도전서 고배

“지원규모 줄더라도 연속성 유지했으면”

오선아 기자 / 2024년 01월 04일
공유 / URL복사
↑↑ 사진은 지난달 14일 대한민국 문화도시 공모사업 현장평가단이 방문하고 난 후 기념사진.

경주시가 대한민국 문화도시 선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 결과에 함께 준비한 시민들도 안타까운 반응이다.

지난달 29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역중심 문화균형발전을 선도할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계획 승인 대상지 13곳을 발표했다.

대한민국 문화도시에 선정된 곳은 △세종특별자치시 △강원 속초시 △대구 수성구 △부산 수영구 △전남 순천시 △경북 안동시 △경기 안성시 △전북 전주시 △전남 진도군 △경남 진주시 △충북 충주시 △경남 통영시 △충남 홍성군이다.

경주시는 대한민국 문화도시 선정에서 탈락하면서 사업종료와 함께 사업전담팀(TF)인 경주문화도시사업단도 지난달 29일로 업무가 종료됐다.

경주문화도시사업단은 지난 2021년 3월 발족돼 문화도시로 지정받기 총력을 기울였으며, 2021년 문화도시가 되기 위한 전초단계인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돼 2026년까지 사업비를 확보했다. 이어 2022년 지역문화 인력양성, 생활문화 확산, 지역문화 생태계조성을 위한 사업을 추진해오며 제5차 예비문화도시 선정이라는 성과를 거둔바 있다.

하지만 지난 8월 최종 현장실사를 몇일 앞두고 문체부로부터 제5차 문화도시 지정 중단과 현 정부에서 새롭게 추진된 대한민국 문화도시 추진을 통보받았다.

이에 신속한 대처와 판단력으로 기존의 문화도시 조성계획을 수정·보완해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전환을 준비해왔다.

경주시는 ‘천년을 이어 시민과 동행하는 문화도시 경주’라는 비전으로 시민이 주최가 돼 문화유산발굴단, 경주문화다움, 문화우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며, 많은 이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특히 경주예술인들의 정보와 포트폴리오를 탑재한 경주문화포털 ‘로그in, 경주’는 시민들이 문화예술 정보를 공유하고, 향유할 수 있는 매개체로 활용됐다.

경주시 관계자는 “먼저, 그동안 문화도시 선정을 위해 애쓰신 문화도시사업단 직원들과 경주시민들의 참여와 노력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직원들과 시민들께서 경주시를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오셨지만 아쉽게도 대한민국 문화도시 선정에서 탈락했다. 아마도 문체부에서 추진하는 가이드라인에는 미치지 못했던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번 문화도시사업 준비를 통해 풍부한 문화유산과 예술적 잠재력을 발견하는 소중한 계기가 됐고, 이를 바탕으로 경주시도 더욱 발전된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함께해주신 시민들께서도 문화도시사업의 주체자로서 쌓은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통해 더 큰 성장을 이루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시민협의체로 활동하며 문화도시 사업 실행주체로 참여해온 이상길 씨는 “많은 시민과 문화예술인들이 오랜기간 동안 준비를 해왔기에 탈락이라는 결과에 상실감이 크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현재 사람들은 어떻게 잘 살아갈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대다. 그래서 시민들은 문화와 예술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이에 따라 문화도시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들이 시민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특정 거점공간에서 열리는 소규모 강좌, 전시, 공연 등은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체험의 폭을 넓혀줬다. 이러한 지역의 문화지원 사업이 국가 지원금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업인지에 대해 궁금하다”면서 “소박하지만 섬세하고,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이웃과 함께할 수 있는 생활문화가 우리를 하나로 모아주고, 살기 좋은 경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3년간의 노력과 과정이 헛되지 않길 바라며, 지원 규모가 줄어들더라도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