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갤러리 초대 박종태 작가 개인전

파쇄지 속 수많은 문자, 확산·응집 과정서 새로운 예술적 가치 창출

오선아 기자 / 2024년 0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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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소재 통해 지식과 정보의 가치 재조명

파쇄지를 이용한 감각적인 입체작업으로 화단에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서보이는 박종태 작가의 작품세계가 펼쳐진다.

라우갤러리에서는 15일부터 31일까지 박종태 작가의 초대전이 열리는 것.

이번 전시에서 박종태 작가는 책이나 문서 등 텍스트를 의도적으로 파쇄한 후 파쇄지를 조합해 새롭게 재현한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종이 위에 기록된 수많은 글씨를 인위적으로 해체해 흩트리고 다시 재배열해 다른 관점으로 관찰하고, 새로운 형태로 재창조하는 것이다.

파쇄된 종이들은 먹과 수성물감, 수성 접착제를 이용해 패널위에 쌓인다. 손자욱이 들어나기도 하고, 그 두께와 요철이 고르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이 또한 작가 의도다.


청년시절 작가는 사물을 해체하고 재구축함으로써 새로운 조형적 요소와 의미를 찾아내는 데에 주력해왔다. 유리병을 파쇄해 다른 의미를 연결하거나, 철망을 부숴 다시 원통형으로 재조합하거나, 나무 의자나 박스를 부숴 특유의 조형물로 재조립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물의 기존 용도를 박탈하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조형의 깊이와 의미를 탐색해왔다.

파쇄지를 이용하기 시작한 초기작품에서는 도서관의 폐기 서적을 오브제로 그 위에 파쇄된 종이들을 쌓아놓은 작품과 함께 책 판을 함께 여러 겹 겹쳐 놓은 위에 홈을 파고, 그 위에 새싹이 올라오는 모양으로 형상화한 작품을 소개하며 예술매체와 공간의 다양한 변용을 통해 지식과 정보의 해체와 재구축을 시도했다. 지식과 정보의의 홍수 시대, 폐기된 지식의 거름으로 다시 피어나는 또 다른 희망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

미술의 전통적인 경계를 넘어서, 시각적 요소와 텍스트의 결합을 통해 다차원적인 의미를 탐구하는 작가다.


그의 손길이 닿은 종이조각들 사이에서 보이는 숫자나 기호, 글씨의 파편들은 감상자에게 새로운 해석의 여지를 제공하며, 동시에 예술작품의 의미를 다각도로 확장시킨다.

또한 동양의 전통매체인 먹이 품고 있는 우주의 현색과 정신적 깊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점에서, 이 작품들은 동·서양 예술사유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박 작가는 “파쇄된 각각의 작은 종이 조각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형태와 메시지를 엮어 하나의 통일된 메시지를 만들어낸다”면서 “수많은 문자들이 확산되고 응집하는 과정을 통해 창조가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창작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경주전시는 제 작품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그것을 통해 더욱 풍부하고 다양한 예술적 표현을 모색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면서 “이 과정을 통해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는 작가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라우갤러리 송휘 관장은 “이번 전시는 종이라는 일상의 소재를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지식과 정보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창조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메시지, 가치를 전달할 것”이라면서 경주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관람을 바랐다.


박종태 작가는 영남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 석사전공, 미술대학원에서 박사를 수료했다. 개인전 10회와 국내외 전시 및 단체전 150여회 참여했으며, 2021년 경북예술인상과 한국을 이끄는 혁신리더상/뉴스메이크상을 수상했다. 현재 청도군미술협회 회장이며, 빈조형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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