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영갤러리 ‘환상세계’전

다양한 매체·기법으로 자신만의 독특하고 순수한 형·색 발현

오선아 기자 / 2024년 01월 25일
공유 / URL복사
물감의 흐름 속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불국사 인근 진현동에 새롭게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 스퀘어가든22 내 아리영갤러리에서 언백그라운드가 기획한 6인 단체전 ‘환상세계’가 열리고 있다.

‘환상세계’는 바로 캔버스 위 세계다.

이번 전시에 선정된 작가 미타, 박종희, 박진아, 손영희, 엉이, 홍지연은 붓질, 즉 물감을 쌓아올리는 회화를 공통속성으로 삼는다. 다양한 매체와 기법으로 자신만의 독특하고 순수한 형과 색을 발현하는 회화로 전개하는 것.

6인의 회화의 재구성 방식은 시각적 이미지 안에서 각자만의 필연성을 찾아 하나의 큰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 미타, 일월상어도, 54.6x27.3cm, Acrlic on canvas, 2023.

미타 작가의 회화는 보편적으로 해석되는 상어의 무섭고 공포스러운 감각을 귀엽고 친밀하게 와해시킨다. 상어는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바나나, 데미안 허스트의 상어, 흔히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수박바나 피자로 둔갑하기도 한다.

↑↑ 박종희, 이상한 나라의 메카닉, 32.5x66.0cm, Watercolor on Korean.

박종희 작가는 유년시절 흔히 즐겨보았던 로봇의 모습을 전통재료인 순지 바탕에 이상한 나라의 메카닉으로 선보인다. 단청의 세계와 로봇의 이미지 교차는 상상 속에서만 등장하는 환상세계로, 작가는 유년시절의 노스텔지어를 전통적 회화로 지워내지만 이는 결코 지워질 수 없다.

↑↑ 박진아, 131014, 116.8x72.7cm, Acrlic on canvas, 2023.

박진아 작가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레고라는 소재를 세밀하고 밀도있는 붓질을 통해 보여준다. 공장에서 천편일률적으로 찍어낸 정형화되고 규격화된 장난감 레고는 쌓아올리고 축적돼 또다른 세계를 만들어냄으로써 자유를 상징한다. 하지만 모양새가 갖춰 나가버리는 순간 억압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 손영희, I WANT, 45.5x53.0 cm, oil on canvas, 2022

손영희 작가의 시리즈 ‘I WANT’는 작가의 삶에서 원했던 결핍으로부터 시작됐다. 작품에서는 표정을 알 수 없는 모호한 욕망의 대리인이 마치 인간처럼 행동하며 일상적인 삶을 누리고 있다. 여섯개의 눈 그리고 붉은 색의 몸 등 변형된 신체표현은 추상적 환상 공간에 자유롭게 펼쳐지고 있다.

↑↑ 엉이, 화캉스 Toilet is a resting place, 45.5x53cm, Paint and oil pastel on canvas, 2024

엉이 작가는 이전에는 몰랐던 어머니가 돼 또 다른 어머니의 경험을 하는 작가만의 모성세계를 구축한다. 전면적으로 밝은 파스텔 톤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내용은 지극히 현실적이기에 현실과 환상을 교차한다.

↑↑ 홍지연, Singing, 54.0x54.0cm, Acrilc on canvas

홍지연 작가는 아크릴 물감의 특수한 소재를 활용해 생명체와 같은 꿈틀이를 전면에 펼쳐낸다. 꿈틀이 하나하나에 눈알을 찍어내는 자기수행적이고 반복적 작업을 하는 작가는 꿈틀이를 통해 각자 꿈도 목표도 다른 현대인들의 일상을 표출한다. 모두가 똑같은 방향이 아닌 여러방향으로 자신만의 환상의 세계를 찾아가는 꿈틀이, 꿈을 트기위한 꿈틀이, 바쁘게 살아하는 꿈틀이 등 형형색색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언백그라운드는 “관람객이 동시대 회화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더불어 현실과 상상력이 만나는 모호한 지점에서 창조된 작품들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이해와 연결을 추구하고자 마련된 전시”라면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며 예술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내적 세계를 탐험하기를 기대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아리영갤러리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 아티스트들이 즐겁게 교류하고, 활동영역을 확장하는 기반이 다져지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아리영갤러리는 예술활동을 기반으로 대중과 함께 각계 기관들과 소통하고, 지역 교류 확장성을 지닌 다이나믹한 단체들이 연대해 지역의 가치와 활력을 불어넣는 일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운영계획을 밝혔다.


아리영갤러리는 신진 작가들을 발굴·지원하며, 다양한 작가들이 상호작용하며 창의적이고 실질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조성하고자 지난해 12월에 개관했다. 미술 작품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정서를 담은 음반과 공연, 문학 작품을 소개하고 공유하는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조화롭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