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치료사가 운영하는 힐링 북카페 ‘아니마아니무스’

사람들의 내면 치유하고 위로하는 공간

오선아 기자 / 2024년 02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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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링 북카페 ‘아니마아니무스’.

지난달 31일, 황성동에 위치한 힐링 북카페 아니마아니무스에서 특별한 모임이 열렸다.

이 모임은 연극을 통해 치유하는 낭독 모임이었다. 이날 심리치료사이자 배우인 김나윤 씨가 게스트로 참여했다. 낭독 모임은 인간성을 상실하고 기계적인 삶을 사는 현대인을 풍자하고 있는 작품인 이근삼의 ‘원고지’를 채택해 각자의 역할로 나눠 연극과 낭독을 하며, 감상 및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초독 및 연기 경험이 없는 참여자들도 열정적으로 역할에 몰입하며, 마치 무대의 한 장면을 연출했고, 참여자들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연극을 통한 치유의 경험을 함께 나눴다.

↑↑ 아니마아니무스 강수미 대표.

아니마아니무스는 강수미 대표가 2021년 서울 건국대 근처에 처음 오픈한 힐링 북카페로 지난해 10월 경주로 이전을 했다. 7~8년 전부터 서울에서의 각박한 생활에 지칠 때마다 경주를 찾았다는 강 대표는 경주는 마음의 안식처 같은 곳이라고 했다.

강 대표는 “심리치료사로서 융을 존경한다. 프로이트의 제자인 융은 동화, 신화, 민담 등을 활용해 심리치료를 진행한다. 경주는 역사와 문화로 가득한 곳으로 제게 많은 힘을 주는 공간이다. 예를 들어 저는 무덤을 좋아하는데 무덤은 삶과 죽음이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그래서 힘들거나 어려운 상황일 때 무덤을 한 바퀴 돌고 돌아오면 다시 일에 임할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녀는 서울에서 북카페 공간 재연장을 고민 끝에 경주로 이전하게 됐다. 지역을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다행히 주변에서 응원하고 도움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진행이 순조로웠다고.

북카페 이름인 ‘아니마아니무스’는 연극심리치료사인 강수미 대표가 칼 구스타프 융을 좋아해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 힐링 북카페 아니마아니무스에서 연극을 통해 치유하는 낭독모임이 진행됐다.

병원 1층에 위치한 북카페는 현재 병원을 방문하는 시민들과 독립서점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 그리고 서울에서 일부러 경주를 방문하는 아니마아니무스 메니아 층이 주 고객들이다.

북카페는 심리학 관련 책뿐만 아니라 동화, 미술, 경주와 관련된 다양한 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강 대표는 “아니마아니무스는 스위스의 분석 심리학자인 킬 구스타프 융에 의해 처음 고안된 용어”라면서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보여주는 가면과 같은 자아와 달리 진정한 자아를 나타내는 원형 중 하나로, ‘아니마’는 남성의 무의식의 일부분을 형성하는 여성적인 심상이고, ‘아니무스’는 여성의 무의식의 일부분을 형성하는 남성적인 심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융은 개인이 개성화의 과정을 거쳐 온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 자신 내면의 아니마 또는 아니무스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보았으며, 이는 자기 이해의 과정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의 철학에 공감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북카페 이름을 선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의 포용성과 따뜻한 마음이 카페 분위기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그녀의 세심한 배려는 찾는 이에게 안정감과 편안함을 선사한다.

강수미 대표는 현재 아니마아니무스 힐링북카페 운영과 연극치유센터장 및 통합 예술치료연구소장을 맡고있으며, 용인대 예술대학원에서 연극치료 석사학위를 취득,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강 대표는 “이번 낭독 모임을 통해 참여자들의 열정과 희망이 느껴졌다. 이는 치유 과정이기도하다. 우리는 모두 주인공이며, 서로의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관계 속에서는 분명히 치유적인 요소가 존재한다”면서 “낭독을 통해 다양한 정체성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치유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본 미팅과 역할 분석, 심리 분석 등 지속적인 모임을 통해 연말 자전적인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정체성을 확립하고 참여자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 한다”고 밝혔다.

현재 아니마아니무스에서는 △치유낭독회 △힐링영화감상 △어린이, 청소년 대상 발표력, 사회성 향상 △힐링 푸드테라피(바리스타, 쿠킹클레스 체험) △부모교육 △MBTI 검사 후 갈등해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3월 치유북토크와 12월 자전 공연이 예정돼 있다.

강 대표는 “아니마아니무스는 단순히 책과 음료를 판매하는 북카페가 아닌 사회적, 문화적으로 의미있는 역할을 수행하려 한다”면서 “시민들과의 호흡과 소통, 치유를 위한 공간으로 역할을 하길 기대하며, 책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인 이슈와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시민들과 생각하고 나누며 사람들의 내면을 치유하고 위로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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