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덕대왕신종 ‘장기간 타종 중단’ 보존에는 긍정적

국립경주박물관, ‘성덕대왕신종 타음조사’ 자료집 발간

오선아 기자 / 2024년 0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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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사 음향 측정(2021),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대형 종 중에서 소리와 아름다움을 논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이 성덕대왕신종이다. 크게 손상된 적 없이 원형과 본래의 소리를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해 온 유일한 종이기도 하다.

최근 국립경주박물관이 ‘성덕대왕신종 타음 조사’ 자료집을 발간했다.
자료집에는 조사 연구개요, 종소리 녹음 방법, 종의 진동과 음향 분석, 음향의 가시화 및 분석, 공간 음향 해석, 구조 건전성 평가 등 음향학적 조사를 중심으로 정리됐다. 더불어 타종 방법과 타음 조사 사진이 부록으로 포함돼 있다.

↑↑ 마이크로폰 어레이 측정준비(2022).

이를 통해 국립경주박물관은 △1997년 조사에서 발견된 다량의 핀홀과 공극으로 인한 부식 가능성에 대해 주기적 모니터링을 통한 대응 △타종 간격 조사 결과, 고유주파수와 맥놀이 지도 변화가 거의 없어, 장기간 타종 중단이 보존에 긍정적 영향 △타종 시 최대 응력이 걸쇠에 집중돼 파손 및 낙하로 인한 2차 손상 위험이 있으나, 이를 방지하기 위해 종의 하부에 받침대 설치 및 지면과 수평 유지 필요 △야외 전시로 인한 생물학적 피해 및 먼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기적 관리와 조류차단망 보수를 통한 곤충 및 조류 접근 차단 필요 등의 결론을 얻었다.

성덕대왕신종은 1990년대까지 정기적으로 타종됐으나, 종의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타종에 대한 우려로 1992년 재야의 종소리를 마지막으로 타종이 중지됐다. 그러다가 1996년에는 성덕대왕신종에 대한 종합학술조사를 위한 타종이 실시됐고,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01년부터 2003년까지는 매년 10월 3일에 한정해 타종이 재개됐다가 다시 중지됐다.

종에 균열이 생기면 그 고유의 진동수와 울림이 변하게 된다.

성덕대왕신종의 타음 조사는 바로 이러한 고유진동수를 기준으로 성덕대왕신종의 변화를 판단하기 위해 실시됐으며, 가장 중요한 목적은 종의 안정성을 검토하기 위한 것이다.

↑↑ 성덕대왕신종 타음조사 자료집

국립경주박물관의 함순섭 관장은 “성덕대왕신종은 현 시점에서도 타종이 가능한 상태이지만, 1992년을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타종 활동을 중단했다. 이러한 결정은 성덕대왕신종의 보존 상태가 안정적임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이전의 조치였으며, 세계적으로 중요한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고 미래 세대에 전달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조사 및 연구를 통해 성덕대왕신종이 손상되지 않도록 보존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더불어 웅장하고 아름다운 성덕대왕신종의 소리를 재현하기 위해 추가적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자료집 ‘성덕대왕신종 타음 조사’는 비매품으로 공공도서관과 대학도서관 등에 배포됐으며, 국립경주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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