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폭력피해자 보호·지원시설 설립 필요성 제기

지역엔 긴급피난처 없어 피해자들 이중고

이재욱 기자 / 2024년 0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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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역에 가정·성폭력 피해자들을 24시간 보호해 줄 긴급피난처가 없어 폭력피해여성 보호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지역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건수는 2020년 93건, 2021년 89건, 2022년 91건이다. 통계에 집계되지 않은 가정폭력사건은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2년 여성폭력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여성폭력피해 상담소 개수는 지난 2021년 기준 419곳이며, 전국의 상담건수는 85만9967건이다. 이중 가정폭력 51만4006건, 성폭력 24만8832건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재 지역에는 가정폭력 등 피해자와 자녀 등 긴급보호를 위한 긴급피난처가 설치돼 있지 않다.

피해자들을 위해 경찰서 담당부서에서 숙박시설(여관 등)을 1~2일 정도를 마련해 주지만 그 이상은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 인해 다수의 피해자들이 친인척집이나 지인 등을 찾아 전전하다가 어쩔 수 없이 폭력 현장인 가정으로 돌아가 2차 폭력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또 지역에 한부모가족 복지시설이 있지만, 긴급피난처와는 성질이 달라 활용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긴급피난처의 경우 경찰 조사 등의 이유로 24시간 출입이 자유로울 수 있도록 독립된 공간과 함께 상주 직원을 함께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한부모 가족복지시설은 24시간 운영되지도 않고, 거주하고 있는 거주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된다. 이 때문에 보호의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것.

복지시설 관계자는 “경찰서나 지자체로부터 폭력피해자를 일시적으로 보호가 가능하냐는 문의를 받는다. 정말 긴급한 상황일 경우 하루 정도 잠자리를 마련해 제공하는 수준이다. 피해자들에게 정상적으로 시설에 거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피해자들이 거부하는 경우도 있어 쉽지 않다”며 “아무래도 한부모 거주지시설의 특성상 24시간 상주직원이 있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을 찾아온 가해자들로부터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을 폭력으로부터 분리해 건전한 심신 발달과 올바른 사회화를 이룰 수 있도록 출퇴근과 숙식이 해결되는 공간이 필요하다. 긴급피난처가 유관기관과 연계해 24시간 임시보호, 최대 30일간 보호 및 숙식제공, 심리상담, 의료지원 등을 제공한다면 피해자들이 안정된 상태에서 앞으로의 삶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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