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벚꽃명소 대부분 ‘일본산 소메이요시노’

(사)왕벚프로젝트2050·경주숲연구소, 벚꽃명소 현장조사 결과

오선아 기자 / 2024년 0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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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특산종인 왕벚나무.
↑↑ 일본 특산종인 소메이요시노.

경주 주요 벚꽃 명소에 심겨진 벚나무 대부분이 일본 특산종인 ‘소메이요시노벚나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왕벚프로젝트2050과 경주숲연구소는 지난 21~22일 이틀간 경주 9개 벚꽃 명소 약 45km 구간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심겨진 벚나무 5576그루 중 88.9%인 4956그루가 소메이요시노벚나무로 확인됐다. 이어 개량종 만첩개벚나무 8.9%, 일본 원산 처진올벚나무 1.7%, 한국과 일본에 모두 분포하는 벚나무 0.4% 등의 순이었다. 특히 신라 왕릉인 대릉원 미추왕릉 인근에도 소메이요시노벚나무 20여그루가 왕릉을 에워싸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한국 특산종인 왕벚나무는 단 한 그루도 확인되지 않았다.

↑↑ 조사 사례

(사)왕벚프로젝트2050 신준환 회장은 “왕벚나무와 소메이요시노벚나무는 외형상 유사하지만 유전자 연구에 따르면 서로 다른 별개 종”이라면서 “왕벚나무는 한국 특산종으로 제주도와 해남에 자생하며, 모계는 올벚나무, 부계는 산벚나무인 반면, 소메이요시노벚나무는 일본 특산종으로 모계는 올벚나무, 부계는 왜벚나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왕벚나무는 제주도 한라산에 200여그루가 자생하고 있으며, 각각 고유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환경변화 대응력과 신품종 개발 가능성이 높지만 도로변에 심긴 벚나무는 대부분 소메이요시노벚나무”라며 “앞으로 전국 주요 벚꽃 명소와 자생 벚나무류 분포 현황 등을 계속 조사하며, 한국 고유 품종인 자생 왕벚나무를 보존하고 보급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현장조사 모습.

(사)왕벚프로젝트2050은 2022년 2월 국내외 벚나무류의 조사, 연구, 홍보, 그리고 자생 왕벚나무를 널리 보급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국내외 벚나무류 조사·연구·출판, 자생 왕벚나무 홍보 및 보급, 소메이요시노벚나무평가 및 갱신 등의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향토성 회복 차원에서 왕벚나무 식재가 바람직하다는 의견과 함께 소메이요시노의 높은 관상가치를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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