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교과서 도입: 혁신인가, 기본의 위협인가?’

경주신문 기자 / 2024년 07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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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애
디딤ESG교육원 대표
경주신문 독자위원
2025년부터 대한민국 공교육에 AI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된다.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공통 및 일반 선택과목부터 수학, 영어, 정보 교과에 우선 적용되며, AI를 활용한 맞춤형 학습을 지원한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학생별 맞춤 학습을 제공하고, 교사의 역할을 인성, 창의성 교육으로 전환한다.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300개의 디지털 선도학교를 운영해 교사 연수를 강화하고, 2028년까지 전면 전환을 검토 중이다. 디지털 선도학교에서는 정규 교과 과정뿐만 아니라 늘봄학교 및 방과 후 보충 과정에서도 AI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교육환경의 디지털화는 급변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의 본질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어야 한다.

교육 철학자 Andrew Marcinek는 “기술이 교육에 통합될 때 학습 문화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며, 지나치게 빠른 기술 도입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는 데 급급하기보다 현재 사용 중인 도구를 마스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하며, “기술의 빠른 변화 속도에 맞추어 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디지털 기기를 통한 교육이 학생들의 기초학습 능력, 즉 읽기, 외우기, 쓰기, 글쓰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와 연결된다.

Pamela Rutledge 박사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개인의 자아 표현과 정체성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변화가 학생들의 집중력과 장기 기억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많은 연구들이 디지털 기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학생들이 집중력과 기억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디지털 기기의 잦은 사용이 학생들에게 지속적인 주의 산만을 일으키고, 장기적으로는 학습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Simon Lindgren 교수는 “디지털 기술이 우리를 더 나은 개인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지만, 그 잠재적인 함정도 인식해야 한다”고 말하며, 기술 의존이 오히려 학습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음을 경고한다. 그는 “기술의 편리함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오히려 중요한 사회적, 정서적 기술의 발달이 저해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AI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되면 학생 개개인의 학습 격차가 더욱 두드러질 수 있으며, 기술 접근성 문제로 인해 일부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디지털 교과서 도입은 또한 교사들에게 새로운 도전과제를 제시한다. 교사들은 AI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새로운 교수법을 익혀야 하며,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 요구에 대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기술 도입의 장점과 단점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 AI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학습이 학생들에게 유익할 수 있지만, 지나친 기술 의존은 오히려 학습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교과서는 시대의 흐름에 따른 혁신적인 도구일 수 있지만, 교육의 기본은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에 기반해야 한다. 읽기, 외우기, 쓰기, 글쓰기는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이다. 기본이 철저하게 잘 갖추어져야 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증진시키며, 자신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표현하고 논리적 사고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디지털 교과서 도입이 이러한 기본을 저해하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교육자들은 기술 도입의 이점과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학생들이 균형 잡힌 학습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교육 방식을 조화롭게 결합하여 학생들이 전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논단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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